![[디지털산책] 소통의 꽃, `스마트 앱`](http://contents.dt.co.kr/images/201409/20140916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소통의 꽃, `스마트 앱`")
내 손안의 만능 단말기, 스마트폰을 켜면 바둑판 바탕에 작고 재미있게 디자인된 앱(App) 아이콘이 수두룩하다. 시계, 날씨, 메일, 게임, 음악, 카메라, 지도, 교통, 사전, 요리 등 수 십개의 앱이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거나 설치되어 있다. 앱을 통해 문자와 사진을 주고받고 게임과 오락을 즐기며, 수백 종류의 학습·지식 콘텐츠는 보통 사람을 척척 박사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또한 앱은 출퇴근중이거나 대기하는 동안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데 제격이다. 친구들과 음악을 들으면서 채팅할 수 있고 3분짜리 짧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유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사람이 대화, 표정, 손발, 몸짓으로 소통하는 것처럼 스마트폰 앱은 문자, 터치, 음성, 동작 인식을 통해 채팅, 그림, 사진, 영상으로 소통한다. 이러한 앱은 오락용, 학습용, 업무용 단말기뿐만 아니라 태블릿PC, IPTV 등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제품에 적용되어 플랫폼 응용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넘어 디지털 소통의 꽃으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다.
인기있는 앱들을 찾아보면 정말로 편리하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다. 음식사진 인식을 통해 다이어트가 필요한 사람에게 칼로리 정보를 보여주는 음식 앱, 피아노 건반을 프린터로 인쇄하고 종이 위의 건반을 터치하면 연주가 되는 오락 앱, 주변의 택시를 검색하여 차량정보 확인과 호출, 승차완료되면 귀가문자를 보내주는 안심택시 앱, 카메라 증강현실을 이용한 토지, 건물 정보검색과 공시가격, 분양정보, 거래절차 등을 알려주는 부동산 앱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다.
이동전화 생태계를 뿌리 채 흔들고 있는 앱은 불과 6년 전인 2008년 7월,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500개로 시작해 2014년 6월 120만개를 돌파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에서도 150만개 이상의 앱이 출시되었다. 다운로드 수는 모두 합쳐 1,300억 회를 넘겨 이제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유용한 앱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러나 아직도 앱 노출과 다운로드 수를 높여주는 마케팅업이 성행하고 앱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등 앱 시장질서가 교란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가트너(Gartner)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세계 앱 시장규모는 약 770억 달러(약 80조원)로 매우 낙관적이다. 반면 최근 발표된 딜로이트(Deloitte)의 스마트폰 앱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용자의 약 1/3은 한 달에 한 번도 앱을 다운로드하지 않는 등 시장이 정체된다고 보았다. 기술적으로 미래의 앱은 스마트폰이 웨어러블기기, 가전제품, 자동차 등과 연동될 것이 확실하다. 따라서 앱의 출시 건수보다는 품질 수준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인문학적으로 상대방과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쳐(Interacture)가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애플은 아이튠즈 기반의 앱 경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약 30만명의 새로운 일자리와 80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였다고 한다. 한편 고속성장 이면에는 전통산업 붕괴라는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스마트기기의 프로세서, 카메라, 메모리 등이 고도화되면서 기본 탑재된 앱은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내비게이션, MP3 플레이어, 전자책리더 등 잘 나가던 전자제품을 순식간에 도태시켰다. 어디 그 뿐인가. 통신사업자의 영역이었던 문자메시지, 시내외 국제전화 시장도 크게 잠식했고, 공유경제 모델로 출발한 우버 택시 앱과 에어비앤비 숙박 앱은 영업활동에 대해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이 앞 다투어 앱 아이디어를 공모하여 사업화를 지원하고, 앱 마켓에서 공정거래가 조성되도록 이용약관을 시정하는 등 앱 생태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기술혁신에 의한 앱 경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고, 소통의 꽃으로서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따뜻하고 정의로운 감성콘텐츠가 더 많이 제작·유통되어야 할 것이다.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