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 반발 움직임… "사실상 이과 폐지안 학생들만 피해"
교육부가 지난 11일 공개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안'에 대해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 분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사회적 합의는커녕 교육현장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재상 정립 등 근본적인 교육철학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교육과정 개정으로 학생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과학계 "교육과정 개편시스템 고쳐야"=과학계는 그동안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이 과학과목 비중 축소 방안을 담아 사실상 '이과폐지안'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연구위원회 개정안에서 국·영·수는 각각 12.25단위, 사회는 16단위(역사 포함), 과학·체육·예술은 각각 10단위였다. 과학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위원회는 개정안에서 과학교육을 축소하려던 계획에서 한발 물러섰다. 과학 필수이수 단위를 10단위에서 2~4단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과학계는 과학수업이 확대됐다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현행 교육과정인 2013 수시 개정안과 비교하면 과학 필수단위는 2~4단위 확대되지만 2009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1~3단위 줄어들기 때문.
특히 과학계는 수업 시수 논쟁에 앞서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진수 충북대 교수(물리학과)는 "미국은 과학 교육과정 하나 만드는 데에도 철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 전문가 수백 명이 모여서 안을 만들고 수천 명의 검토를 거치지만 우리나라는 미래 방향 설정도 없이 10여 명의 교육학자에게 6개월 만에 개정안을 만들어내라고 한다"며 "미래 인재상과 공교육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이 진행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대학수학회 회장은 "교육과정 개편은 우리나라 미래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것인데 지금까지 특정집단의 몇몇 사람만이 참여해왔다"며 "전 사회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현장서도 불만의 목소리 높아=과학계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잦은 교육과정은 교육현장 혼란을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7월 전국 교사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9%가 '현시점에서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고 그 중 97.4%가 현장교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교육과정 개정안을 심의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드는 데 대해서는 응답자의 89.5%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몇 달 만에 졸속으로 내용을 구성해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개정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현장 적합성 검토 등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24일 주요 사항을 최종 발표하고 추가 연구를 거쳐 내년 9월 최종 확정 고시한다. 초·중·고 학교현장에는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백나영기자 100na@
전 분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한 사회적 합의는커녕 교육현장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재상 정립 등 근본적인 교육철학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교육과정 개정으로 학생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과학계 "교육과정 개편시스템 고쳐야"=과학계는 그동안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가 마련한 개정안이 과학과목 비중 축소 방안을 담아 사실상 '이과폐지안'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기존 연구위원회 개정안에서 국·영·수는 각각 12.25단위, 사회는 16단위(역사 포함), 과학·체육·예술은 각각 10단위였다. 과학계가 거세게 반발하자 위원회는 개정안에서 과학교육을 축소하려던 계획에서 한발 물러섰다. 과학 필수이수 단위를 10단위에서 2~4단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과학계는 과학수업이 확대됐다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 현행 교육과정인 2013 수시 개정안과 비교하면 과학 필수단위는 2~4단위 확대되지만 2009 교육과정과 비교하면 1~3단위 줄어들기 때문.
특히 과학계는 수업 시수 논쟁에 앞서 교육과정 개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진수 충북대 교수(물리학과)는 "미국은 과학 교육과정 하나 만드는 데에도 철학을 포함한 여러 분야 전문가 수백 명이 모여서 안을 만들고 수천 명의 검토를 거치지만 우리나라는 미래 방향 설정도 없이 10여 명의 교육학자에게 6개월 만에 개정안을 만들어내라고 한다"며 "미래 인재상과 공교육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이 진행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대학수학회 회장은 "교육과정 개편은 우리나라 미래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것인데 지금까지 특정집단의 몇몇 사람만이 참여해왔다"며 "전 사회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현장서도 불만의 목소리 높아=과학계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잦은 교육과정은 교육현장 혼란을 가져온다는 이유에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 7월 전국 교사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6.9%가 '현시점에서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고 그 중 97.4%가 현장교사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교육과정 개정안을 심의하는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드는 데 대해서는 응답자의 89.5%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몇 달 만에 졸속으로 내용을 구성해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육과정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개정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 현장 적합성 검토 등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육부는 공청회 등을 거쳐 24일 주요 사항을 최종 발표하고 추가 연구를 거쳐 내년 9월 최종 확정 고시한다. 초·중·고 학교현장에는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연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백나영기자 100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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