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서 세계 첫 전기차 경주 ‘포뮬러E’… 경량화ㆍ안전성 등 기술향상 부각
세계 최초 전기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E'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특히 첫 레이스부터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이미지 개선은 물론 모터 스포츠로서 가능성도 함께 보여줬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주최로 총 10개팀 20명의 레이서가 참여해 중국 베이징 올림픽 빌리지 도심 서킷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서는 아우디스포츠 ABT 팀의 루카스 디 그라시(Lucas di Grassi)가 선두권 차의 충돌사고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아울러 큰 충돌사고도 벌어졌다. 내내 선두를 유지하던 e.dams르노의 니콜라스 프로스트가 2위였던 벤추리(Venturi) 팀의 닉 하이드펠트(Nick Heidfeld)의 추월을 막는 과정에서 충돌, 닉 하이드펠트의 차가 공중에서 2바퀴 회전 후 벽에 부딪쳤다.
그러나 차가 거의 완파되는 큰 사고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는 무사했으며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테슬라 모델S의 연이은 화재 사고로 전기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이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르노그룹이 만든 'Spark-Renault SRT_01E'만으로 진행되는 '원 메이크' 레이스로, 차 배터리가 소진되면 운전자가 차를 갈아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차는 최대파워 200kw(내연기관 기준 270마력)의 동력으로 최고속도 225㎞를 달릴 수 있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단 3초에 불과하다. 제로백만으로 보면 F1에 못지않은 성능이다. 르노는 이 같은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차체 무게를 드라이버 포함 800㎏ 수준으로 낮추는 경량화 기술도 선보였다.
현장에서 본 경기 장면도 F1 못지 않게 역동적이었다. 현장에서는 우렁찬 엔진음 대신 앙칼진 모터 소음이 퍼졌으며, 전기 출력을 조절해 속도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전기차의 특성이 운전자의 운전기술을 더 부각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중국을 시작으로 오는 11월22일 말레이시아, 12월 우루과이 등 내년 6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레이싱이 펼쳐지며, 각 레이싱 별 순위 점수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이징(중국)=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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