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미니 쿠퍼S’ 4기통 터보엔진 탑재 제로백 6.7초… 연비도 향상
톡톡 튀는 개성과 강력한 주행능력을 갖춘, 하지만 대신 좁은 실내 공간과 소음 그리고 엉덩이는 희생해야 하는 미니(MINI)가 3세대로 진화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성과 힘'을 강조한 고유의 정체성은 그대로 살아있었고, 소음과 승차감은 다소 개선됐다.
지난 4월 국내 출시된 제3세대 뉴 미니는 쿠퍼, 쿠퍼 하이트림, 쿠퍼 S 등 3가지 트림과 디젤 엔진이 탑재된 쿠퍼 D로 구성됐다. 이 중 시승에 참여한 모델은 최상급 모델인 뉴 미니 쿠퍼S다.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이 차에는 2.0ℓ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 ㎏·m,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6.7초에 도달한다. 안전최고속도는 233㎞/h다. 그러면서도 연비는 더 향상됐다. 복합연비는 13.7㎞/ℓ로 이전 세대보다 1.3㎞/ℓ 개선됐다. 디자인은 기존 모델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차체 크기는 좀 더 커졌다. 전장·전폭·전고는 각각 3850㎜, 1727㎜, 1414㎜로 기존 MINI 쿠퍼 S 보다 길이는 127㎜ 길어졌고, 폭은 44㎜, 높이는 7㎜ 더 높아졌다. 휠베이스는 28㎜가 늘어난 2495㎜로 실내 공간이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공간도 211ℓ로 기존 모델 대비 약 32% 넓어졌다.
실제 뒷좌석을 접으면 골프백 2개를 대각선으로 포개 넣을 수 있었으며, 여기에 보스턴백 2개까지 여유 있게 실을 수 있었다. 이전 모델에 비해 실내 공간이 늘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이번 모델에서 가장 눈에 띤 2가지를 꼽으면 처음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3가지 주행 모드였다. HUD를 통해 주행 속도는 물론 내비게이션으로 목적지를 설정하면 방향도 표시해 준다. 주행모드 설정은 중앙 컬러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하는데 모드를 바꾸면 그에 맞게 디스플레이 주변 색상이 바뀌어 컬러풀한 이미지를 더해줬다. 그 덕분에 내부 분위기도 좀 더 화려해졌다.주행모드별 개성은 확실했다. 그린 모드로 하면 다소 가속이 더디게 되는 반면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차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과 엔진음도 모드에 맞춰 바뀌는 느낌이다.
또 이번 모델에서 확실히 개선된 것은 소음과 승차감이다. 물론 지면의 속성을 시트로 바로 느낄 수 있는 미니의 특성은 그대로였지만 소음과 도로 충격은 한결 나아졌다. 기존 모델에선 100㎞/h 이상의 속도로 달리면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쉽지 않았지만, 이번 모델에서는 특히 그린 모드로 했을 경우 한층 더 소음이 줄어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시트가 출렁거리는 느낌도 한결 개선됐다.
그렇지만 이 차에게서 국산차나 일본 세단 수준의 정숙함과 승차감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이는 정체성을 버리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런 면에서 이 차가 추구하는 선택과 집중은 바뀌지 않았다. 가격은 쿠퍼 2990만원, 쿠퍼 하이트림 3720만원, 쿠퍼 S 4240만원, 쿠퍼 D 3240만원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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