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 재배 적응성 시험… 해외 의존도 낮추고 농가소득 증가 기대
우리나라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딸기종묘의 국산화에 성공,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 수출까지 눈앞에 두고 있다.
9일 담양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담양군이 개발한 딸기 신품종 '죽향'의 네덜란드 수출을 위해 현지 육종회사와 종묘 재배 적응성 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철규 담양군 농업기술센터 농업연구사는 "죽향을 직접 접한 네덜란드 육종회사가 품질을 높이 평가해 수출 협의를 시작했다"며 "오는 하반기 재배 적응성 시험만 통과되면 바로 수출을 위한 로열티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딸기의 90% 이상을 일본 품종이 차지하고 있었다. 딸기 종자 사용료로 일본에 지불하는 로열티만 연간 약 30억원에 달했다.
전국 딸기 3대 주산지에 속하는 담양군은 로열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신품종 개발을 군 역점사업으로 선정하고, 매년 5000만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새로운 품종 개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2년 동안은 농촌진흥청 지역농업특성화 사업 지원 하에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육종시험포장, 전문육묘장 등 육종 기반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당도가 높고 조기 수확이 가능한 '죽향'과 흰가루병에 강해 수출에 유리한 '죽향'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국산 품종 개발로 로열티 부담을 없애는 동시에 기존 수입 딸기 품종보다 우수한 종자 개발로 판매가격이 15% 높아져 딸기 농산물 소득도 높아졌다. 담양군이 딸기 생산으로 올린 소득은 2012년 600억원에서 2013년 639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담양에서 재배된 딸기는 지난해 서울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 딸기 점유율 28%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로 딸기 품종이 수출되면 추가적인 로열티까지 벌어들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담양군은 신품종 재배면적을 확대해 종묘뿐 아니라 다 키운 딸기를 일본, 동남아 등으로 수출할 예정이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중반부터 농진청 등에서 딸기 품종 국산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2011년 70%까지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외국 종자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품종을 개발해 해외로 수출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종자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백나영기자 100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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