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염류 농도 낮추려면 정부의 강력한 규제 필요
댐·저수지 조류 제거엔 장기간 노력과 예산 소요
조류는 수돗물 불신 요인 꾸준한 관심 기울여야
댐·저수지 조류 제거엔 장기간 노력과 예산 소요
조류는 수돗물 불신 요인 꾸준한 관심 기울여야
올해도 지난 5월부터 낙동강을 시작으로 4대강 유역에 녹조가 번성했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일부 유역에서는 녹색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현상이 나타났다. 녹조가 번성함에 따라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는 일도 생겼고, 무엇보다 정체된 수역에서 녹조를 먹이삼아 번식하는 큰빗이끼벌레라는 태형동물이 여러 곳에서 자주 발견되어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지금은 녹조가 강우에 씻겨 내려가서 뉴스에서 멀어졌지만 가을에는 다시 번성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흔히 녹조라고 부르는 조류는 형태나 포함하고 있는 색소의 특성, 세포물질, 편모의 형태나 수 등에 따라 흔히 듣는 녹조류, 남조류, 규조류 뿐 아니라 황색편모조류, 갈색편모조류, 와편모조류 등 크게는 4종류에서 13개 종류로 분류되는 식물성플랑크톤이다. 보통 2월부터 4월 사이에 나타나는 규조류는 세포막이 단단하여 죽어서 가라앉으면 규조토라는 흙이 되는데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 유입되면 여과지를 막아서 생산에 차질을 가져오게 되고 수돗물에 텁텁한 맛과 흙냄새가 나게 한다. 녹조류와 남조류는 수온이 18oC 이상이 되고 저수지의 바닥에 가라앉았던 영양염류가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5월경부터 번성한다. 여름철 장마나 큰비가 오면 씻겨져 없어졌다가 다시 가을철에 번성한다. 녹조류나 남조류가 과도하게 번성하면 강이 미관상 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악취가 나거나 산소결핍을 유발하여 물고기를 폐사하게 한다. 또한 조류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 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의 물은 매우 강한 알카리성을 가지게 되므로 녹조가 번성할 때 정수장에 유입되는 물은 평상시보다 더 알카리성을 가지고 있다. 정수장에서는 혹시라도 강물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균을 살균하기 위하여 염소를 쓰는데 염소의 소독효과는 물이 알카리성이면 낮아진다. 정수의 가장 기본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이질과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균을 사멸시켜 안전한 물을 만드는 것이므로 조류가 크게 번성하는 시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염소를 투입하게 된다. 소독을 위해 염소를 투입하면 조류가 죽으면서 세포벽이 깨어져서 세포물질들이 수중에 유입되는데 이로 인하여 더 강한 맛이나 냄새가 나게 된다. 살아있으나 죽으나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서는 큰 골칫거리이다.
조류는 수중에 영양물질인 인이나 질소가 풍부해지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수중에서 인의 농도로 약 0.02mg/L가 기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류는 한번 나타나면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가을을 지나 수온이 떨어지면 사멸하였다가도 이듬해 봄이면 다시 나타난다. 근본적인 제거방법은 수중의 인이나 질소와 같은 영양염류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것인데 저수지나 댐의 영양성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강한 규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강한 규제는 수변의 식당이나 공장, 숙박업소 뿐 아니라 심지어는 강가에서 사람들의 위락행동 마저도 규제하여야 하므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게 된다. 불리한 것은 비록 주민들의 민원을 무릅쓰고 강한 규제를 통하여 수중의 인 농도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전 까지는 조류를 제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수중의 인 농도가 0.04 mg/L 라면 민원을 유발하는 강한 규제를 통하여 수중의 인 농도를 0.025 mg/L 까지 낮춘다고 하더라도 조류의 번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에 대한 강한 규제를 받은 주민들이 여전히 번성하는 조류를 보면 뭐라 할 것인가? 더 나쁜 것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이라는 무기물질을 이용하여 포도당을 생성하는 광합성 작용을 하므로 수중의 유기물질 농도를 계속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조류가 발생하는 조건이 조성된 댐이나 저수지에서 조류를 제거한다는 것은 10년 이상의 장기간동안 강한 의지와 노력과 막대한 예산의 투입이 없고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4대강 사업으로 인하여 강물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환경부에서 강이나 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하수처리장의 인 제거시설 강화나 강변을 타고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올해 특허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녹조방제 분야의 특허출원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기술의 개발은 물론 필요하고 꾸준히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류를 일시간에 또는 단기간에 제거할 수 없다면 조류의 영향을 제거하는 방법이 시급하게 강구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시급한 것은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서 조류의 영향을 제거하는 시설의 설치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8.1%가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하였고, 실제로 녹조가 번성한 시기에 생수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하였다. 정부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하니 안심하고 마시라고 하지만 오히려 2008~2012년간 생수시장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생수시장은 약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류가 수돗물 불신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류가 정수장에 유입되면 생산량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맛과 냄새가 나게 되고, 염소소독의 효력이 낮아지며, 소독부산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녹조의 발생이 수년 내에 없어지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최소한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의 노후된 시설이라도 개선하고 고도정수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지난 1990년 대에 수질파동이 났을 때 중앙정부 예산 약 2500억원과 동일한 정도의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여 20여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시설을 갖추어 수돗물 수질을 개선했다. 지금도 이와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꾸준히 해야 할 것도 있지만 시급하게 해야 할 것도 있는 것 아닌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예산이지만 수돗물이 국민의 보편적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이득을 고려하면 시급하게 투자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우리가 흔히 녹조라고 부르는 조류는 형태나 포함하고 있는 색소의 특성, 세포물질, 편모의 형태나 수 등에 따라 흔히 듣는 녹조류, 남조류, 규조류 뿐 아니라 황색편모조류, 갈색편모조류, 와편모조류 등 크게는 4종류에서 13개 종류로 분류되는 식물성플랑크톤이다. 보통 2월부터 4월 사이에 나타나는 규조류는 세포막이 단단하여 죽어서 가라앉으면 규조토라는 흙이 되는데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 유입되면 여과지를 막아서 생산에 차질을 가져오게 되고 수돗물에 텁텁한 맛과 흙냄새가 나게 한다. 녹조류와 남조류는 수온이 18oC 이상이 되고 저수지의 바닥에 가라앉았던 영양염류가 수면 가까이 떠오르는 5월경부터 번성한다. 여름철 장마나 큰비가 오면 씻겨져 없어졌다가 다시 가을철에 번성한다. 녹조류나 남조류가 과도하게 번성하면 강이 미관상 흉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악취가 나거나 산소결핍을 유발하여 물고기를 폐사하게 한다. 또한 조류는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 작용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의 물은 매우 강한 알카리성을 가지게 되므로 녹조가 번성할 때 정수장에 유입되는 물은 평상시보다 더 알카리성을 가지고 있다. 정수장에서는 혹시라도 강물에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균을 살균하기 위하여 염소를 쓰는데 염소의 소독효과는 물이 알카리성이면 낮아진다. 정수의 가장 기본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이질과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균을 사멸시켜 안전한 물을 만드는 것이므로 조류가 크게 번성하는 시기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염소를 투입하게 된다. 소독을 위해 염소를 투입하면 조류가 죽으면서 세포벽이 깨어져서 세포물질들이 수중에 유입되는데 이로 인하여 더 강한 맛이나 냄새가 나게 된다. 살아있으나 죽으나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서는 큰 골칫거리이다.
조류는 수중에 영양물질인 인이나 질소가 풍부해지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수중에서 인의 농도로 약 0.02mg/L가 기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류는 한번 나타나면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가을을 지나 수온이 떨어지면 사멸하였다가도 이듬해 봄이면 다시 나타난다. 근본적인 제거방법은 수중의 인이나 질소와 같은 영양염류의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추는 것인데 저수지나 댐의 영양성분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강한 규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강한 규제는 수변의 식당이나 공장, 숙박업소 뿐 아니라 심지어는 강가에서 사람들의 위락행동 마저도 규제하여야 하므로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초래하게 된다. 불리한 것은 비록 주민들의 민원을 무릅쓰고 강한 규제를 통하여 수중의 인 농도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기준치 이하로 낮추기 전 까지는 조류를 제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수중의 인 농도가 0.04 mg/L 라면 민원을 유발하는 강한 규제를 통하여 수중의 인 농도를 0.025 mg/L 까지 낮춘다고 하더라도 조류의 번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에 대한 강한 규제를 받은 주민들이 여전히 번성하는 조류를 보면 뭐라 할 것인가? 더 나쁜 것은 조류는 이산화탄소와 물이라는 무기물질을 이용하여 포도당을 생성하는 광합성 작용을 하므로 수중의 유기물질 농도를 계속 높이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조류가 발생하는 조건이 조성된 댐이나 저수지에서 조류를 제거한다는 것은 10년 이상의 장기간동안 강한 의지와 노력과 막대한 예산의 투입이 없고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4대강 사업으로 인하여 강물이 정체되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환경부에서 강이나 댐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하여 하수처리장의 인 제거시설 강화나 강변을 타고 유입되는 비점오염원을 차단하기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올해 특허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녹조방제 분야의 특허출원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기술의 개발은 물론 필요하고 꾸준히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조류를 일시간에 또는 단기간에 제거할 수 없다면 조류의 영향을 제거하는 방법이 시급하게 강구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시급한 것은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에서 조류의 영향을 제거하는 시설의 설치이다.
지난해 환경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8.1%가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하였고, 실제로 녹조가 번성한 시기에 생수판매량이 급증하기도 하였다. 정부에서는 수돗물이 안전하니 안심하고 마시라고 하지만 오히려 2008~2012년간 생수시장은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생수시장은 약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류가 수돗물 불신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조류가 정수장에 유입되면 생산량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맛과 냄새가 나게 되고, 염소소독의 효력이 낮아지며, 소독부산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녹조의 발생이 수년 내에 없어지지 않을 것을 고려하면 최소한 수돗물을 생산하는 정수장의 노후된 시설이라도 개선하고 고도정수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지난 1990년 대에 수질파동이 났을 때 중앙정부 예산 약 2500억원과 동일한 정도의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여 20여개 정수장에 고도정수시설을 갖추어 수돗물 수질을 개선했다. 지금도 이와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꾸준히 해야 할 것도 있지만 시급하게 해야 할 것도 있는 것 아닌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예산이지만 수돗물이 국민의 보편적인 복지를 향상시키는 이득을 고려하면 시급하게 투자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