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 대출 사기 공판…KT ENS 책임론 확대될 듯
법원, 은행 채권 15%만 인정…피의자 감형 영향 논란
법원, 은행 채권 15%만 인정…피의자 감형 영향 논란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 피의자들의 대부분 혐의가 인정돼 최고 징역 2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하지만 막판에 은행들이 KT ENS를 상대로 신고한 채권 중 15%만 인정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감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용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에게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서 대표 등은 해외 도피 중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 등과 2008년부터 올해 초까지 KT ENS 매출채권을 위조해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중 약 2900억원이 미상환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KT ENS는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은행들은 막대한 피해를 당하게 됐다"며 "은행 고객은 물론 국민들과 KT ENS 투자자, 채권자, 직원들에게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출사기에 협력한 김모 KT ENS 부장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이 본분을 완전히 망각하고 대출사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의 문서위조 혐의 등도 대부분 인정해 KT ENS가 직원 관리를 잘 못했다는 책임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협력업체 대표 등 관련자 6명에게 징역 4년∼7년형을 선고하고 명의만을 빌려준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모씨를 제외한 대부분 피의자들의 공범관계를 인정하고 혐의 사실도 대부분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서 대표와 김 부장에게 징역 25년형을 비롯해 피의자들에게 징역 7년∼20년의 중형을 구형한바 있다.
하지만 선고 직전 KT ENS의 회생채권조사 확정 재판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는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KT ENS의 회생채권조사 확정 재판에서 은행들이 KT ENS를 상대로 신고한 채권 중 15%만 인정한다고 결정했다. 85%는 은행 과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바로 선고공판일인 27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고 피의자 변호인들이 이날 오전 보도된 기사를 선고에 반영해 달라고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이런 사실을 밝히고 기사 내용을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은행들과 KT ENS의 논쟁에서 은행의 부실대출을 지적한 것이 엉뚱하게 피의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일부 대출심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대출사기 범죄 혐의가 줄어들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전례가 생기면 향후 사기범들이 적반하장으로 관리부실을 제기해 혐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나은행 등과 KT ENS 그리고 피해자들의 책임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등은 은행 과실을 지적한 제3파산부 등의 결정에 대해 항소를 하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행들은 중앙티앤씨, 엔에스쏘울 등 관련 기업들에 대한 소송과 대출과정에서 보증에 대한 소송도 진행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이번에 KT ENS 부장이 핵심 피의자, 공범으로 인정돼 중형을 받은 것을 근거로 직원관리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의 핵심 피의자로 해외도피 중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의 행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전 대표는 2월 마카오로 도피해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전 대표를 적색수배 했지만 검거되지 않고 있다.
강진규기자 kjk@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용현)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서정기 중앙티앤씨 대표에게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서 대표 등은 해외 도피 중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 등과 2008년부터 올해 초까지 KT ENS 매출채권을 위조해 하나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중 약 2900억원이 미상환됐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KT ENS는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은행들은 막대한 피해를 당하게 됐다"며 "은행 고객은 물론 국민들과 KT ENS 투자자, 채권자, 직원들에게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대출사기에 협력한 김모 KT ENS 부장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이 본분을 완전히 망각하고 대출사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부장의 문서위조 혐의 등도 대부분 인정해 KT ENS가 직원 관리를 잘 못했다는 책임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협력업체 대표 등 관련자 6명에게 징역 4년∼7년형을 선고하고 명의만을 빌려준 김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모씨를 제외한 대부분 피의자들의 공범관계를 인정하고 혐의 사실도 대부분 인정된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서 대표와 김 부장에게 징역 25년형을 비롯해 피의자들에게 징역 7년∼20년의 중형을 구형한바 있다.
하지만 선고 직전 KT ENS의 회생채권조사 확정 재판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는 지난 6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KT ENS의 회생채권조사 확정 재판에서 은행들이 KT ENS를 상대로 신고한 채권 중 15%만 인정한다고 결정했다. 85%는 은행 과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이 바로 선고공판일인 27일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려졌고 피의자 변호인들이 이날 오전 보도된 기사를 선고에 반영해 달라고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이런 사실을 밝히고 기사 내용을 참조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은행들과 KT ENS의 논쟁에서 은행의 부실대출을 지적한 것이 엉뚱하게 피의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일부 대출심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대출사기 범죄 혐의가 줄어들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전례가 생기면 향후 사기범들이 적반하장으로 관리부실을 제기해 혐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하나은행 등과 KT ENS 그리고 피해자들의 책임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등은 은행 과실을 지적한 제3파산부 등의 결정에 대해 항소를 하고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은행들은 중앙티앤씨, 엔에스쏘울 등 관련 기업들에 대한 소송과 대출과정에서 보증에 대한 소송도 진행할 방침이다. 은행들이 이번에 KT ENS 부장이 핵심 피의자, 공범으로 인정돼 중형을 받은 것을 근거로 직원관리 책임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KT ENS 협력업체 대출사기의 핵심 피의자로 해외도피 중인 전주엽 엔에스쏘울 대표의 행방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전 대표는 2월 마카오로 도피해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전 대표를 적색수배 했지만 검거되지 않고 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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