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공짜 주파수` 사용… 국가자원낭비 공감대

방송사, 투자비 이유로 저대역 주파수 방치
통신보다 많은 408㎒폭 사용 불구 더 요구
전문가 "무료 할당시 정책실패 가져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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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공짜 주파수` 사용… 국가자원낭비 공감대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9일 지상파 UHD 방송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700㎒ 등 새로운 주파수를 배정하지 않고, 지상파가 기존 주파수를 효율화해서 쓰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700㎒ 대역 주파수 할당을 놓고 통신업계와 지상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와중에 최 위원장은 기존 `지상파 편들기` 입장을 180도 뒤집는 발언을 내놔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최 위원장이 이날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초청으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조찬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제공
최 방통위원장 700㎒ 지상파 우선배분서 후퇴 배경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00㎒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에 방점을 찍으며, 해당 주파수의 통신용 할당에 무게추가 급격히 쏠리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저대역 황금 주파수를 사실상 공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비롯해 UHD 방송 대중화가 세계적으로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700㎒ 주파수 방송 할당은 국가자원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19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서울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IT리더스포럼 조찬강연을 통해 "한정된 국가 자원인 주파수를 가장 바람직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700㎒ 등 새로운 주파수를 배정하지 않고 지상파가 기존 주파수를 효율화해 쓰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의 발언은 지상파방송과 통신업계가 논쟁을 진행해온 700㎒ 주파수 활용방안에 대해 최초로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파법 제3조에 따르면, 정부는 한정된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공공복리 증진에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700㎒ 주파수를 경매를 통해 통신용으로 할당할 경우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세수확보, 산업 파급효과, 이용자 후생 등 모든 측면을 고려할 때 효율성에서 앞서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황금 주파수를 공짜로 얻어 자사의 이익을 위해 활용한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통사들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9조1900억원 가량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지불했고, 매년 2700억원 가량의 전파 사용료를 내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은 모두 면제받아 왔다.

더구나 지상파들은 통신사들이 390㎒폭을 사용하고 있는데 비해 408㎒폭을 공짜로 쓰고 있다.

특히 최근 업계 안팎에선 지상파 방송사들이 굳이 700㎒ 대역에서 54㎒ 폭을 할당받지 않아도 예비대역을 활용해 UHD 방송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최 위원장도 이에 공감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 이하 저대역에서 DMB를 포함해 72㎒ 폭의 예비대역을 확보하고 있다. 이 대역은 DMB 방송에 일부 활용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놀리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해당 대역을 UHD 방송에 활용해줄 것을 지상파 방송사측에 수차례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예비대역을 활용한 방송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현재 디지털방송으로 활용하는 400~600㎒ 주파수 방송장비와 성질이 달라, 700㎒ 주파수 활용 때보다 몇 배의 투자비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해당 대역 활용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송용으로 우수한 초저대역 주파수를 사실상 놀리고 있는 것으로 전파법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또 업계는 700㎒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할당할 경우, 기술표준화에서도 비효율이 예상된다고 지적한다. 현재 700㎒ 주파수를 활용한 UHD 방송의 국제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독자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경우 영상 압축기술 발전을 기다리며 UHD 방송 상용화를 미뤄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발전 추세대로라면 향후 5년 내 10㎒ 이내의 채널을 활용해 UHD 방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54㎒ 폭을 주파수 할당대가와 사용료도 없이 지상파에 할당하는 것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정책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700㎒ 주파수를 고집하지 않고도 기술진화와 예비대역 활용을 통해 UHD 방송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국제표준 등을 충분히 고려해 주파수 정책을 결정하지 않으면, 과거 와이브로처럼 국제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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