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플랫폼으로 '모바일 돈맥' 잡기 승부수
구글·페이스북 등 NFC 기반 전자지갑·화폐 서비스
예금·송금 기능까지 갖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성장
카카오도 은행·카드사 제휴로 금융업 진출 '초읽기'
구글·페이스북 등 NFC 기반 전자지갑·화폐 서비스
예금·송금 기능까지 갖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성장
카카오도 은행·카드사 제휴로 금융업 진출 '초읽기'
글로벌 ICT 기업들에 이어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도 금융 서비스 확대를 모색하는 등 ICT업계의 금융업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ICT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ICT 기업뿐 아니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ICT 기업의 진출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과거에는 금융기관 제휴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지급결제 시장 진출, 자산관리 상품 판매 등 보다 적극적인 독자적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외부 의존도를 급격히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및 국내 ICT 기업의 현황과, 이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현 지도를 짚어보겠습니다.
◇구글-페이스북 전자지갑 및 전자화폐 서비스 개시=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 물꼬를 튼 것은 글로벌 인터넷 강자 구글입니다. 구글은 2011년 시티, 마스터카드, 스프린터 등 협력업체들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인 '구글월렛'을 선보였습니다. NFC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자신의 금융 거래 정보를 저장해두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이나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NFC 수신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 것입니다.
이어 2012년에는 구글월렛과 연동 가능한 플라스틱 직불카드를 내놓고, 2013년에는 G메일과의 연동을 통해 이메일로도 송금할 수 있는 '돈 첨부하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금융업체 뛰어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아일랜드 규제당국으로부터 전자화폐 취급기관으로 승인받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페이스북은 조만간 단일 통화권인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예금·송금 등 은행과 다름없는 전자화폐 금융 서비스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이미 여러 유럽 송금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 송금 서비스인 아지모, 모니테크놀로지, 트랜스퍼와이즈 등과의 협업도 검토 중입니다. 여기에 휴대폰 제조업체인 애플도 아이폰을 전자지갑처럼 쓸 수 있는 '패스북'을 2012년부터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중국 ICT 기업 급부상=최근에는 전통적인 ICT 강국인 미국 기업 외에도 중국 ICT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3대 ICT 기업들이 중국 온라인 결제서비스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발달한 것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신용카드 이외의 결제 수단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알리바바는 정부 승인 아래 결제 서비스는 물론 온라인 펀드까지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내놓은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는 9개월 만에 93조원의 자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알리바바는 경쟁업체인 텐센트와 함께 정부로부터 은행업 허가까지 받아 수신과 여신 기능도 갖게 돼 본격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 역시 지난 6월 중국 싱예은행과 제휴 계약을 맺고 상품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국내 '카카오'도 결제시장 진출=국내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90% 이상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운영업체 카카오가 금융 서비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15개 시중은행, 9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소액송금 및 결제서비스 등을 하반기 중으로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회사들은 3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의 대중성을 수용해 결제시장에서의 파급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채널의 약화를 불러올 수도 있어 내부적으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체 플랫폼 확충으로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에 맞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도 있는데, 하나은행은 2012년 개발한 자체 전자지갑인 '하나N월렛'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 대상의 환전·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알리페이와의 제휴 영역도 더 넓힐 계획입니다. KT와 함께 전자지갑인 '주머니(Zoomoney)'를 운영하는 신한은행도 지난달 직불 결제가 가능한 '마이 신한페이'를 선보였습니다.
카드의 경우, 신한카드는 '올댓쇼핑&월렛'을 통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강화했고 BC카드는 '비씨월렛'으로 모바일 기능을 확충했습니다. 은행 관계자들은 IC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주도권을 뺏기고, 금융서비스의 보조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금융권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향후 금융시장을 둘러싼 ICT기업과 금융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과거에는 금융기관 제휴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지급결제 시장 진출, 자산관리 상품 판매 등 보다 적극적인 독자적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외부 의존도를 급격히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및 국내 ICT 기업의 현황과, 이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금융시장의 현 지도를 짚어보겠습니다.
◇구글-페이스북 전자지갑 및 전자화폐 서비스 개시=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 물꼬를 튼 것은 글로벌 인터넷 강자 구글입니다. 구글은 2011년 시티, 마스터카드, 스프린터 등 협력업체들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인 '구글월렛'을 선보였습니다. NFC가 탑재된 스마트폰에 자신의 금융 거래 정보를 저장해두고,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현금이나 플라스틱 신용카드 대신 NFC 수신 단말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도록 한 것입니다.
이어 2012년에는 구글월렛과 연동 가능한 플라스틱 직불카드를 내놓고, 2013년에는 G메일과의 연동을 통해 이메일로도 송금할 수 있는 '돈 첨부하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금융업체 뛰어들었습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아일랜드 규제당국으로부터 전자화폐 취급기관으로 승인받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페이스북은 조만간 단일 통화권인 유럽 전역을 대상으로 예금·송금 등 은행과 다름없는 전자화폐 금융 서비스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이미 여러 유럽 송금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제 송금 서비스인 아지모, 모니테크놀로지, 트랜스퍼와이즈 등과의 협업도 검토 중입니다. 여기에 휴대폰 제조업체인 애플도 아이폰을 전자지갑처럼 쓸 수 있는 '패스북'을 2012년부터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중국 ICT 기업 급부상=최근에는 전통적인 ICT 강국인 미국 기업 외에도 중국 ICT 기업들이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3대 ICT 기업들이 중국 온라인 결제서비스 시장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온라인 결제 서비스가 발달한 것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신용카드 이외의 결제 수단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게 된 것입니다. 알리바바는 정부 승인 아래 결제 서비스는 물론 온라인 펀드까지 판매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내놓은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는 9개월 만에 93조원의 자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알리바바는 경쟁업체인 텐센트와 함께 정부로부터 은행업 허가까지 받아 수신과 여신 기능도 갖게 돼 본격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 바이두 역시 지난 6월 중국 싱예은행과 제휴 계약을 맺고 상품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국내 '카카오'도 결제시장 진출=국내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90% 이상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운영업체 카카오가 금융 서비스 진출을 선언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15개 시중은행, 9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소액송금 및 결제서비스 등을 하반기 중으로 정식 출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융회사들은 300만 명에 이르는 카카오의 대중성을 수용해 결제시장에서의 파급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비대면 채널의 약화를 불러올 수도 있어 내부적으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체 플랫폼 확충으로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에 맞설 계획을 가지고 있는 곳도 있는데, 하나은행은 2012년 개발한 자체 전자지갑인 '하나N월렛'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 대상의 환전·결제 서비스를 시작으로 알리페이와의 제휴 영역도 더 넓힐 계획입니다. KT와 함께 전자지갑인 '주머니(Zoomoney)'를 운영하는 신한은행도 지난달 직불 결제가 가능한 '마이 신한페이'를 선보였습니다.
카드의 경우, 신한카드는 '올댓쇼핑&월렛'을 통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강화했고 BC카드는 '비씨월렛'으로 모바일 기능을 확충했습니다. 은행 관계자들은 ICT기업들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될 경우 주도권을 뺏기고, 금융서비스의 보조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금융권에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어 향후 금융시장을 둘러싼 ICT기업과 금융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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