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서비스 등장으로 기존 택시산업 규제 허물어
세계적으로 큰 파장 일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게 능사 아냐 멀리 내다본 정책 필요해
세계적으로 큰 파장 일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게 능사 아냐 멀리 내다본 정책 필요해
누구나 가끔 겪는 경험이다. 오랜 만에 친구들과 모임 후에 나섰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빈 택시는 오지 않는다. 어쩌다 오는 택시도 손님을 골라 태우니 마음만 상한다. 결국 전철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자정에, 그것도 강남역 근방에서 택시로 귀가하려 했던 무모함을 탓한다. 평소에는 그렇게 많던 빈 택시들은 다 어디로 갔나 싶다.
외국에서도 이런 일은 흔한 지 우버의 창업자인 트레비스 칼라닉이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30분 동안 택시를 잡으려다 짜증이 났기 때문이라 한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호출하면 근처 빈 차량과 연결시켜 주는 주문 형 개인기사 서비스다. 에어비앤비(Airbnb) 등과 함께 벤처기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41개국 140개 도시로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무려 18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작년 8월부터 고급차량 대상의 제한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버가 과연 그 정도로 혁신적인 서비스인지 의문은 들지만 적어도 택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컸다. 런던 등 여러 곳에서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는 택시 사업자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베를린, 마이애미 등은 우버 영업을 아예 금지시켰다. 서울시는 최근 불법영업이라는 이유로 우버를 고발하고 국토교통부에 금지규정 신설을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공유경제 전파에 앞장서던 서울시가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우버를 겨냥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이도 많다.
우선 오해부터 풀자. 우버를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케팅적 수사에 가깝다. 공유경제란 말은 경제학 용어라고 보긴 어렵지만 '개인 대 개인으로 자신의 유휴자원을 나누어 쓰는 경제활동'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걸 소유권을 포기하고 남과 나누어 쓰는 것으로 보면 확실히 새로운 현상이다. 하지만, 대가를 받고 대여해 주는 것이라면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시간, 노력, 건물, 토지 등 우리가 소유한 자원을 이용하는 대가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 발전으로 전에는 낭비되던 자원까지 활용할 여지가 늘어났고, 우버 역시 그런 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버는 뿌리를 뽑아야 하는 불법영업인가? 일단 현행법으로는 자가용이나 렌터카 등을 이용해 요금을 받고 승객을 나르면 불법이다. 택시운전 업체의 생존과 지자체 세수문제도 얽혀있어 지금으로선 금지가 최선이라고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보다 큰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택시산업이 왜 지금과 같은 형태의 규제산업이 되었는지를 돌아 봐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과 환경이 바뀌었고, 만약 과거의 논리가 더 이상 맞지 않다면 당장은 몰라도 긴 호흡의 정책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왜 면허를 받은 업체와 운전자만 택시 영업이 가능하고, 요금도 정부가 규제해야 할까? 언뜻 일반적 시장논리와는 맞지 않아 보이는 이러한 구조는 경제학 용어로 '탐색비용과 비대칭정보에 따른 시장실패'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빈 택시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택시기사는 손님에게 손쉽게 바가지요금을 씌울 수 있다. 택시의 숫자가 너무 적으면 평균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서 택시 승차 수요가 줄고, 그로 인해 택시 공급이 또 줄어드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는 요금 규제와 함께 적당한 숫자의 빈 택시가 돌아다닐 수준에 맞추어 규제와 지원을 하게 된다. 한편, 택시에 막상 올라타기 전까지는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도 품질 규제의 근거가 된다.
우버와 같은 서비스는 택시산업의 규제논리를 점차 무력화할 것이다. 앱을 이용해 가장 낮은 운임과 빠른 서비스를 찾아 준다면 탐색비용 문제는 줄어든다. 운전자와 경로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승객에 대한 평판까지 충분히 공유된다면 품질과 안전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의 연결이 원활해지면 인위적으로 빈 택시를 만들지 않아도 피크타임의 공급부족이나 승차거부도 줄일 수 있다. 우버의 파괴적 영향력으로 인해 택시기사를 비롯한 서민들이 당장 고통을 받는 문제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님은 분명하다.
끝으로, 서울시는 대안으로 모바일 앱을 통한 택시 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주변의 빈 차를 조회 가능하고, 택시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고 한다. 좋은 생각이지만 우버에 대항하는 서비스는 민간 스스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 정도로 과연 자정의 강남역에서도 쉽게 택시를 잡을 날이 올 지도 회의적이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외국에서도 이런 일은 흔한 지 우버의 창업자인 트레비스 칼라닉이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30분 동안 택시를 잡으려다 짜증이 났기 때문이라 한다.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호출하면 근처 빈 차량과 연결시켜 주는 주문 형 개인기사 서비스다. 에어비앤비(Airbnb) 등과 함께 벤처기업의 선두주자로 불리며 41개국 140개 도시로 확산되었고, 최근에는 무려 18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작년 8월부터 고급차량 대상의 제한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버가 과연 그 정도로 혁신적인 서비스인지 의문은 들지만 적어도 택시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컸다. 런던 등 여러 곳에서 영업권 침해를 주장하는 택시 사업자들의 항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베를린, 마이애미 등은 우버 영업을 아예 금지시켰다. 서울시는 최근 불법영업이라는 이유로 우버를 고발하고 국토교통부에 금지규정 신설을 요청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공유경제 전파에 앞장서던 서울시가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우버를 겨냥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이도 많다.
우선 오해부터 풀자. 우버를 공유경제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은 마케팅적 수사에 가깝다. 공유경제란 말은 경제학 용어라고 보긴 어렵지만 '개인 대 개인으로 자신의 유휴자원을 나누어 쓰는 경제활동'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이걸 소유권을 포기하고 남과 나누어 쓰는 것으로 보면 확실히 새로운 현상이다. 하지만, 대가를 받고 대여해 주는 것이라면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지금도 우리는 시간, 노력, 건물, 토지 등 우리가 소유한 자원을 이용하는 대가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술 발전으로 전에는 낭비되던 자원까지 활용할 여지가 늘어났고, 우버 역시 그런 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버는 뿌리를 뽑아야 하는 불법영업인가? 일단 현행법으로는 자가용이나 렌터카 등을 이용해 요금을 받고 승객을 나르면 불법이다. 택시운전 업체의 생존과 지자체 세수문제도 얽혀있어 지금으로선 금지가 최선이라고 느낄 법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보다 큰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애초에 택시산업이 왜 지금과 같은 형태의 규제산업이 되었는지를 돌아 봐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과 환경이 바뀌었고, 만약 과거의 논리가 더 이상 맞지 않다면 당장은 몰라도 긴 호흡의 정책은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왜 면허를 받은 업체와 운전자만 택시 영업이 가능하고, 요금도 정부가 규제해야 할까? 언뜻 일반적 시장논리와는 맞지 않아 보이는 이러한 구조는 경제학 용어로 '탐색비용과 비대칭정보에 따른 시장실패'의 산물이다. 예를 들어 빈 택시가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택시기사는 손님에게 손쉽게 바가지요금을 씌울 수 있다. 택시의 숫자가 너무 적으면 평균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나서 택시 승차 수요가 줄고, 그로 인해 택시 공급이 또 줄어드는 악순환도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는 요금 규제와 함께 적당한 숫자의 빈 택시가 돌아다닐 수준에 맞추어 규제와 지원을 하게 된다. 한편, 택시에 막상 올라타기 전까지는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도 품질 규제의 근거가 된다.
우버와 같은 서비스는 택시산업의 규제논리를 점차 무력화할 것이다. 앱을 이용해 가장 낮은 운임과 빠른 서비스를 찾아 준다면 탐색비용 문제는 줄어든다. 운전자와 경로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승객에 대한 평판까지 충분히 공유된다면 품질과 안전 문제도 개선될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의 연결이 원활해지면 인위적으로 빈 택시를 만들지 않아도 피크타임의 공급부족이나 승차거부도 줄일 수 있다. 우버의 파괴적 영향력으로 인해 택시기사를 비롯한 서민들이 당장 고통을 받는 문제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서비스를 무조건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님은 분명하다.
끝으로, 서울시는 대안으로 모바일 앱을 통한 택시 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주변의 빈 차를 조회 가능하고, 택시에 대한 평가도 가능하다고 한다. 좋은 생각이지만 우버에 대항하는 서비스는 민간 스스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 정도로 과연 자정의 강남역에서도 쉽게 택시를 잡을 날이 올 지도 회의적이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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