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은 하루 종일 '구조조정설'을 문의하는 기자들의 전화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이날 증권가 정보지에서는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가장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주요 내용은 한계 사업 및 지속적으로 적자가 발생하는 사업을 정리하고 바이오 등 첨단 미래 사업 위주로 사업 단위를 개편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고위직자 인력의 20%를 감원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협력사의 규모를 대폭 정리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한마디로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사실이 어떻게 됐든 이 같은 흉흉한 소문이 나돈다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현재 위기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3개월간 7조원을 수익을 올렸다는 게 일반 기업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한때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의 시각에서 보면 회사의 성장 곡선이 꺾였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60~70%는 모바일 사업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고,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무기로 삼성전자를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며칠 전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현지 업체인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중저가 위주로 재편되면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던 삼성전자에게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영업이익도 낮아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우선 허리띠 졸라매기부터 하고 있다.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의 25%를 자진 반납했다. 중간관리자급 직원의 해외 출장 일당과 숙박비도 20%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면서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조조정설도 나돌고 있다.
최근 나돌았던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설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회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업 재편 및 인력 재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사옥과 수원사업장 본사에서 근무하는 스태프 인력 중 15%가량을 현장 배치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허리띠 졸라매기와 인력 재배치로 삼성전자가 직면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외부에서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을 이끌던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석달째를 맞고 있어 삼성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질적인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이중에선 이미 시장에서 실패한 것도 있고 성과가 부진한 사업도 있다. 이제 그간의 성과를 냉정히 판단하고, 새로운 시장 상황에 맞게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비전 설정이 절실해 보인다.
강희종 산업부 차장
사실이 어떻게 됐든 이 같은 흉흉한 소문이 나돈다는 것 자체가 삼성전자의 현재 위기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라는 평가를 받았다. 3개월간 7조원을 수익을 올렸다는 게 일반 기업 입장에서 보면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한때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의 시각에서 보면 회사의 성장 곡선이 꺾였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의 60~70%는 모바일 사업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있고,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이 중저가 보급형 제품을 무기로 삼성전자를 무섭게 따라잡고 있다. 며칠 전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현지 업체인 샤오미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까지 들렸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중저가 위주로 재편되면 그동안 '프리미엄' 제품으로 승부를 걸었던 삼성전자에게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영업이익도 낮아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우선 허리띠 졸라매기부터 하고 있다.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실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에서 상반기 목표달성 장려금의 25%를 자진 반납했다. 중간관리자급 직원의 해외 출장 일당과 숙박비도 20%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은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면서 삼성그룹 전반에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계열사에 대해서는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이 진행되고 있으며 구조조정설도 나돌고 있다.
최근 나돌았던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설 역시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회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업 재편 및 인력 재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사옥과 수원사업장 본사에서 근무하는 스태프 인력 중 15%가량을 현장 배치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산업계의 시각은 불안하기만 하다. 허리띠 졸라매기와 인력 재배치로 삼성전자가 직면한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물론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비용을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외부에서 삼성전자에 기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그룹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그동안 삼성그룹을 이끌던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10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석달째를 맞고 있어 삼성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실질적인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발광다이오드(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이중에선 이미 시장에서 실패한 것도 있고 성과가 부진한 사업도 있다. 이제 그간의 성과를 냉정히 판단하고, 새로운 시장 상황에 맞게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새로운 비전 설정이 절실해 보인다.
강희종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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