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짝퉁 애플` 샤오미의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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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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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짝퉁 애플` 샤오미의 성공 요인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의 37%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설립 후 4년된 중국 휴대폰제조사 샤오미가 지난해 보다 240% 성장한 1499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14%로 1위를 기록했고, 한때 22%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2%로 후퇴해 레노보를 간신히 상회하는 2위에 랭크됐다고 미국의 시장조사 회사 카날리스는 밝혔다. 비즈니스위크는 '고가폰에서 저가폰으로 판매 중심을 이동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저가폰을 기반으로 고가폰까지 확대하는 샤오미의 비전이 더 밝다'고 평가했다. 3년 4개월여에 걸친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길고 긴 법정공방이 끝내기 수순을 밟고, 법정공방이 양사에 더는 실익이 없다는 데 합의한 배경에는 경이로운 샤오미의 추격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생산량의 97%를 중국에서 판매하는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인도 진출에 이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멕시코 러시아 태국 터키 등 해외시장 공략하는 연말을 주시해 봄직하다. 레노보와 비슷한 100억불의 시장가치로 성장한 '짝퉁 애플'로 출발한 샤오미의 성공요인을 살펴 보면, 최고 사양의 제품을 공격적 가격에 공급하고, 컴팩식의 선주문 인터넷 직거래로 유통비용 축소, SNS를 활용한 이슈몰이와 애플식 헝거 마케팅으로 매출대비 1% 저비용 마케팅 전략, 그리고 애플처럼 1주년 주기 한 가지 제품 출시를 들 수 있겠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소프트웨어 실력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타 중국 휴대폰제조사 보다 위협적이며 일회성 성공으로 폄하하기 어렵다. 세계 최고의 하드웨어 부품을 자체 운영체제로 최적화하고, 소비자의 개선요구와 버그를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하여 즉각 반영하여 안정화시킨다. 퀄컴 CPU, 삼성 플래시 메모리, LG 디스플레이 패널 등 최고 수준의 부품을 수급해 애플처럼 OEM으로 생산하고, 부품 종류에 따라 유연하게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운영체제를 최적화 하기 때문에 성능, 안전성, 완성도에서 삼성 제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샤오미의 CEO 레이 쥔과 빈 린 모두 소프트웨어 전문가이다. 레이 쥔은 우한대학 전산학과를 졸업한 후, 베이징 소재 '킹소프트'에 입사해 2007년 상장시키고 최고경영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41세가 되는 2010년 중국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던 기술진을 모아 창업했다. '나는 프로그래머로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다'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보다 먼저 운영체제 'MIUI'를 먼저 개발했다. 안드로이드 폰에 애플스러운 UX를심었다. MIUI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 구글 서비스 프레임워크(GSF)를 뺀 순수 운영체제인 AOSP(Android Open Source Project)를 독자 개량한 것으로, 지메일이나 구글 플레이, 크롬과 같은 구글 서비스만 이용할 수 없을 뿐 안드로이드 앱을 그대로 실행시킬 수 있다. 독자적인 플랫폼 위에 독자적인 앱스토어를 구축하여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 스마트폰 활용도(사용시간)에서 삼성전자 제품은 아이폰 사용자 대비 14% 적지만, 샤오미 사용자들은 7% 이상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등 충성도 높다.

부도위기에 처한 팬택이 이통사에 매달리는 무기력함을 보고, 애플의 모방꾼 이미지를 무릅썼던 삼성과 샤오미 창업 시절에 자체 운영체제 연구 시도를 기각하고 한동안 고전했던 대기업에 대한 기억이 뚜렸하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이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네이버·넥슨·다음 이후에 성공한 소프트웨어 기업 탄생을 기다린다. 운영체제 소스를 읽고 고치는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10여년전 학생들을 떠올리며, 뒤늦지만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도입을 환영하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가 얼른 오기를 고대한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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