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SW교육 의무화, 기대와 과제

컴퓨터 기반 교육 확대로 우수 개발자 양산 기대감
미·영 등 선진국처럼 SW 조기교육 가능해져
우수한 교사 양성과 프로그램 개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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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7-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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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등 컴퓨터과학 정규 교육을 위한 "판"이 깔렸다

지난 7월 1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전국 20여개의 컴퓨터과학(정보과학) 교육 관련 학회들과 이에 대한 관심을 가진 많은 전문가 및 일반인들이 모여 향후 개정되는 초·중등 교육과정에 컴퓨터과학 과목을 정규 독립 교과로 채택하여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정부는 이에 화답하듯 23일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실현 전략보고회'에서 내년부터 중학교 입학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의무화하고 초등학교에서는 2017년부터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하며, 고등학교는 2018년부터 '일반' 선택과목으로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제 영국, 미국, 이스라엘 등 소프트웨어 선진국과 같이 어려서부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정규 교육이 가능하게 됐다.

얼마 전 끝난 월드컵 축구에서 축구 강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을 보면 유소년 축구팀부터 다양한 수준의 아마추어 및 프로 축구 클럽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만큼 저변이 확대되어 있어서 그 많은 선수들 중에서 우리가 아는 메시와 호날두와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배출되는 것이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기초과학분야는 중·고등학교에서 기초 학습을 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대학교에 와서 관련 과목을 수강하게 되면 친근하고 쉽게 느껴지는 반면에 이처럼 중·고등학교에서 기본 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컴퓨터과학 교육을 받게 되면서 어렵게 느끼고 그에 따라 자신은 이 분야에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어려서부터 컴퓨터과학 교육을 하여 저변을 확대하고 그중에서 컴퓨터과학 분야에 적성을 가진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해 전공을 한다면 지금보다 나은 우수한 교육을 바탕으로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배출될 것이다. 비전공자들도 마찬가지로 초·중등과정에서의 컴퓨터과학에 대한 기초소양을 바탕으로 컴퓨터프로그래밍 교육을 받는다면 자신의 전공분야에 컴퓨터과학을 접목한 융합을 통해 더욱 의미 있는 교육 및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산업 전반에 걸쳐 모든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대학에서의 전공분야에 관계없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구현하여 표현하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교육이 강조되고 있고 이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하는 것은 취업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대학교에 컴퓨터과학과 지원 학생수가 지난 10년간 2-3배 증가했으며, 80년대 초반 개인 컴퓨터 등장과 90년대 후반 닷컴 시절에 이은 세 번째 컴퓨터과학 전공 붐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많은 대기업들의 이공계 졸업자 채용비율이 80% 이상 되고 있는 현상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비롯한 여러 컴퓨터과학 교과목을 수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해 대학교에서는 우수 교수 확보 및 실습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에 많은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초·중등 교육과정에서의 컴퓨터과학의 정규교과 채택을 주장해온 한 사람으로서 이번 정부의 발표에 커다란 기대와 함께 이제는 학생들에게 고품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사 양성과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학교 소프트웨어 교육을 담당할 컴퓨터 교사들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우리는 과거 타교과 교사에게 단기 컴퓨터 교육을 하여 직무전환을 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며, 지금까지 배출된 사범계열 컴퓨터교육 전공자들 중에 임용되지 않은 많은 예비교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도 딱딱한 이론 중심이 아닌 과제 중심으로 문제 풀이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도출하는 흥미를 유발하는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하겠다.

이제 여러 컴퓨터과학 관련 학회를 중심으로 주장한 컴퓨터과학 교육을 위한 '판'이 펼쳐졌다. 이 판에 우리 학생들이 희망하는 미래를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는 의미있는 콘텐츠로 알차게 채워보자.

최종원 숙명여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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