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얘기할 때 우린 흔히 '메기와 미꾸라지 효과'를 인용하곤 한다. 미꾸라지 양식장에 메기를 몇 마리 넣어야 통통하고 기름진 미꾸라지를 얻을 수 있다.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투쟁 속에 살집 있는 미꾸라지로 큰다.
숲 안의 식물 다양성도 경쟁의 효과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논 밭의 곡식은 농약을 치지 않으면 병충해 때문에 거둬들일 곡식이 없을 지경인데, 산속 나무는 그냥 둬도 푸름을 유지하며 견실한 열매를 맺는다. 다양한 식물이 햇빛과 물을 찾아 생존경쟁을 벌이게 되고, 각기 다른 식물들이 뿜어내는 독특한 냄새와 분비물은 병충해에 강한 숲을 만든다.
경쟁은 우열한 인자를 만든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체는 경쟁의 본능을 지녔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경쟁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생태계에 간섭하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반역이다. 생태계는 자연 스스로 도태되고 진화하면서 만들어지고 구축된다. 스스로 생존본능과 경쟁력을 통해. IT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 그것이 강제적이어선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로 들어보자. 지금 우리 정부나 기업의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은 싼 제품 우선순위다. 필요 기능을 던져주고 가장 싸게 만들어오는 업체의 제품을 산다. 전형적인 하향 평준화 경쟁이다. 최소한의 스팩 맞추기와 원가 줄이기에 몰입하다 보니, 기술력 향상은 처음부터 없다. 뒤집어보자. 처음부터 구매예산을 공개하고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은 어떤가. 1억원의 구매예산이 잡혀 있다면, 전액을 낙찰 업체에 집행한다. 대신 입찰업체를 대상으로 기능과 안정성, 호환성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을 선정한다. 업체들은 낙찰받기 위해 가진 기술력을 총동원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융합으로 연결된 새로운 생태계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며 "교육, 산업, 문화를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축을 전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그간 걸어온 경력을 보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와 강한 애착, 진정성도 느껴진다.
기왕에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축을 국가적 아젠다로까지 만들겠다고 했으니, 미래부가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정부가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간섭하기보단, 길을 열어주는 진흥정책과 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경쟁환경을 만들자. 그리고 정부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라.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당한 대가와 유지보수 비용도 제대로 지급하라. 꼼수 쓰지 말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주 전체 직원 1만80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직원 12만7104명 가운데 14.1%, MS 역사상 최대 감원이다. 세계 1위 소프트웨어기업 MS, 그들의 극단적 선택은 급변하는 글로벌 ICT시장의 흐름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혹은 한발 잘못 디디면 그대로 추락하고, 추락은 생존과 직결된다.
MS 감원은 더 강해지기 위한 생존경쟁의 한 단면일 뿐이다. MS 감원의 교훈은 뭘까. 우리 정부는 그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편히 안주해 고만고만하게 먹고 살 수 있도록 이곳저곳에 온실만 만들어 주는 데 그치지는 않았는가. 적당한 시점이 되면 온실의 유리를 깨라. 어떤 나무는 온실 창을 뚫고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고 있는데, 정부 정책은 오히려 그들을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임윤규 IT정보화부장
숲 안의 식물 다양성도 경쟁의 효과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논 밭의 곡식은 농약을 치지 않으면 병충해 때문에 거둬들일 곡식이 없을 지경인데, 산속 나무는 그냥 둬도 푸름을 유지하며 견실한 열매를 맺는다. 다양한 식물이 햇빛과 물을 찾아 생존경쟁을 벌이게 되고, 각기 다른 식물들이 뿜어내는 독특한 냄새와 분비물은 병충해에 강한 숲을 만든다.
경쟁은 우열한 인자를 만든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모든 생명체는 경쟁의 본능을 지녔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경쟁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는 생태계에 간섭하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반역이다. 생태계는 자연 스스로 도태되고 진화하면서 만들어지고 구축된다. 스스로 생존본능과 경쟁력을 통해. IT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 그것이 강제적이어선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로 들어보자. 지금 우리 정부나 기업의 소프트웨어 구매 방식은 싼 제품 우선순위다. 필요 기능을 던져주고 가장 싸게 만들어오는 업체의 제품을 산다. 전형적인 하향 평준화 경쟁이다. 최소한의 스팩 맞추기와 원가 줄이기에 몰입하다 보니, 기술력 향상은 처음부터 없다. 뒤집어보자. 처음부터 구매예산을 공개하고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은 어떤가. 1억원의 구매예산이 잡혀 있다면, 전액을 낙찰 업체에 집행한다. 대신 입찰업체를 대상으로 기능과 안정성, 호환성에서 가장 우수한 제품을 선정한다. 업체들은 낙찰받기 위해 가진 기술력을 총동원해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융합으로 연결된 새로운 생태계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라며 "교육, 산업, 문화를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축을 전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그간 걸어온 경력을 보면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육성 의지와 강한 애착, 진정성도 느껴진다.
기왕에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구축을 국가적 아젠다로까지 만들겠다고 했으니, 미래부가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정부가 작은 것까지 하나하나 간섭하기보단, 길을 열어주는 진흥정책과 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경쟁환경을 만들자. 그리고 정부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실행하라. 소프트웨어에 대해 정당한 대가와 유지보수 비용도 제대로 지급하라. 꼼수 쓰지 말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주 전체 직원 1만80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직원 12만7104명 가운데 14.1%, MS 역사상 최대 감원이다. 세계 1위 소프트웨어기업 MS, 그들의 극단적 선택은 급변하는 글로벌 ICT시장의 흐름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혹은 한발 잘못 디디면 그대로 추락하고, 추락은 생존과 직결된다.
MS 감원은 더 강해지기 위한 생존경쟁의 한 단면일 뿐이다. MS 감원의 교훈은 뭘까. 우리 정부는 그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편히 안주해 고만고만하게 먹고 살 수 있도록 이곳저곳에 온실만 만들어 주는 데 그치지는 않았는가. 적당한 시점이 되면 온실의 유리를 깨라. 어떤 나무는 온실 창을 뚫고 하늘을 향해 줄기를 뻗고 있는데, 정부 정책은 오히려 그들을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임윤규 IT정보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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