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4년도 안되어 기반기술 전체 이전 결정 지배구조 후진성이 원인 정보기기 투명성 위해 전문적 전산 투자는 관련 전문가들에 맡겨야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도입과 관련한 경영층과 이사회의 이견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기업이 지배구조의 위기를 맞고 있다. IT 투자이견이 경영 리더십의 위기로 비화한 일은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일이다. 왜 이런 위기가 발생했고 그 시사점은 무엇일까?
국민은행은 2010년 말에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한 고도의 유연한 시스템을 새로이 갖추었다고 발표한지 3년만에 전면적 다운사이징이라는 이름으로 전산기기의 플랫폼을 전면 교체한다는 것이다. 즉 IBM 메인프래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교체하고 이와 부합하는 DBMS도 교체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투자의 핵심이다.
우선 대형금융회사가 차세대라는 이름으로 4년도 안되어 기반기술의 전체 이전을 결정하는 것부터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으로 보기 힘들다. 금융기업의 원가구조를 보면 전산비용과 인건비가 가장 큰 비용항목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을 보면 업무혁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의 전산비용 또는 위험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업무혁신이나 비즈니스 환경의 큰 변화가 없는 한 많은 기업은 전산자원의 수명을 연장해서 전산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는 것과 대비되는 이러한 결정은 지난 차세대 투자의 의사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의 자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국민은행 전체의 지배구조와 그 후진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미 이전 차세대 투자 시에 대부분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금 국민은행이 하려는 다운사이징으로 차세대를 개발한 이후였었다. 그리고 차세대 선정의 프로세스도 국민은행이 가장 긴 시간을 고민한 후였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다시 주전산기 교체라는 의사결정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정권에 따라 바뀌는 최고경영층과 그에 따른 이사회 재구성이라는 국민은행의 지배구조의 후진성이 배경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이나 그 때나 의사결정에 일부 회사의 소위 탑 마케팅(Top Marketing)으로 의사결정이 혼탁해졌다는 의혹에서 국민은행은 자유롭지 않다. 일부 사외이사가 특정업체와 사업적으로 유착되어 있어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라면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이사라면 의사결정에서 스스로 제외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 윤리적 경영이 이사회부터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시사한다.
그런데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지극히 기술적인 것이다. 마땅히 전산 전문가들이 결정할 사항에 속하는 것이 이사회와, 행장, 감사간의 이전투구로 전이한 것이다. 왜 그럴까? 한국의 IT 유통업과 전산전문가들이 최고경영층으로부터 그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부분은 자기조직의 직원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가 없거나, 외부의 의심과 경쟁에서 뒤진 업체들의 투서와 모함 등이 두려워서 전문가들이 마땅히 내려야 할 의사결정을 외부평가위원회나 경영층에 미루는 일이 잦다.
전산투자는 기존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현업의 수요에 대한 명확한 파악을 전제로 조직의 전산전문가가 당연히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신뢰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공공부분은 외부에서 급조된 위원회가 짧은 시간 발표를 듣고 평가서를 작성하는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민간기업에서는 이러한 의사결정이 최고위층으로 전가되는 일이 왕왕 있는 일이다. 그를 잘 아는 공급업체들은 최고경영층을 상대로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체 직원에 대한 신뢰부족은 기술적 전문지식에 대한 신뢰부족이라기 보다는 윤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부족에 기인한다. 그 것은 정보기기 유통산업의 시장이 혼탁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산기술자들이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확보하려면 정보기기 유통에서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절실하다는 것이 이 사건이 주는 또 하나의 시사점이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국민은행은 2010년 말에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적합한 고도의 유연한 시스템을 새로이 갖추었다고 발표한지 3년만에 전면적 다운사이징이라는 이름으로 전산기기의 플랫폼을 전면 교체한다는 것이다. 즉 IBM 메인프래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교체하고 이와 부합하는 DBMS도 교체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투자의 핵심이다.
우선 대형금융회사가 차세대라는 이름으로 4년도 안되어 기반기술의 전체 이전을 결정하는 것부터가 정상적인 의사결정으로 보기 힘들다. 금융기업의 원가구조를 보면 전산비용과 인건비가 가장 큰 비용항목이다. 이번 투자의 핵심을 보면 업무혁신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미래의 전산비용 또는 위험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업무혁신이나 비즈니스 환경의 큰 변화가 없는 한 많은 기업은 전산자원의 수명을 연장해서 전산비용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는 것과 대비되는 이러한 결정은 지난 차세대 투자의 의사결정이 잘못되었다는 것의 자인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국민은행 전체의 지배구조와 그 후진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미 이전 차세대 투자 시에 대부분 국내 금융기관들은 지금 국민은행이 하려는 다운사이징으로 차세대를 개발한 이후였었다. 그리고 차세대 선정의 프로세스도 국민은행이 가장 긴 시간을 고민한 후였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다시 주전산기 교체라는 의사결정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정권에 따라 바뀌는 최고경영층과 그에 따른 이사회 재구성이라는 국민은행의 지배구조의 후진성이 배경으로 볼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이나 그 때나 의사결정에 일부 회사의 소위 탑 마케팅(Top Marketing)으로 의사결정이 혼탁해졌다는 의혹에서 국민은행은 자유롭지 않다. 일부 사외이사가 특정업체와 사업적으로 유착되어 있어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라면 제대로 된 기업이라면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이사라면 의사결정에서 스스로 제외되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런 윤리적 경영이 이사회부터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시사한다.
그런데 그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지극히 기술적인 것이다. 마땅히 전산 전문가들이 결정할 사항에 속하는 것이 이사회와, 행장, 감사간의 이전투구로 전이한 것이다. 왜 그럴까? 한국의 IT 유통업과 전산전문가들이 최고경영층으로부터 그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부분은 자기조직의 직원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가 없거나, 외부의 의심과 경쟁에서 뒤진 업체들의 투서와 모함 등이 두려워서 전문가들이 마땅히 내려야 할 의사결정을 외부평가위원회나 경영층에 미루는 일이 잦다.
전산투자는 기존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현업의 수요에 대한 명확한 파악을 전제로 조직의 전산전문가가 당연히 투자의사결정의 핵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신뢰부족이라는 이유 때문에 공공부분은 외부에서 급조된 위원회가 짧은 시간 발표를 듣고 평가서를 작성하는 관행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민간기업에서는 이러한 의사결정이 최고위층으로 전가되는 일이 왕왕 있는 일이다. 그를 잘 아는 공급업체들은 최고경영층을 상대로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체 직원에 대한 신뢰부족은 기술적 전문지식에 대한 신뢰부족이라기 보다는 윤리적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부족에 기인한다. 그 것은 정보기기 유통산업의 시장이 혼탁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전산기술자들이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확보하려면 정보기기 유통에서의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절실하다는 것이 이 사건이 주는 또 하나의 시사점이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