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유통 거인 아마존과 프랑스의 거대 출판사 아셰트(Hachette)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자책 마진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아마존의 방침을 아셰트가 거부함으로써 소위 글로벌 전자책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아마존은 미국 도서 거래의 1/3, 전자책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막강한 유통망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마존이 도서판매 이익 배분에서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아마존은 책도 의류, 식품과 다를 바 없는 일반 상품이므로 특별대우를 해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종이책과는 달리 전자책은 제본과 인쇄비용 등이 빠지므로 출판사 측이 가져가는 마진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출판사는 책은 일반 재화와는 달리 출판사와 저자가 공동으로 지적 창조과정을 거쳐 만드는 가치재로서 출판사의 독자적 역할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야셰트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피치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사 출신으로 야셰트 출판그룹의 자회사 리틀 브라운사의 편집장(1998), 발행인(2001)을 거쳐 2013년 모기업 야셰트의 최고경영인에 오른 출판 전문가다. 학사논문으로 켄터베리 이야기를 쓸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전문 출판인이다. 그는 전사(戰士)로 비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조용한 성품의 인물이다. '책은 다르다'는 그의 신념과 '고객 최우선'을 강조하는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의 싸움에 향후 출판업계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 사의 갈등은 2012년 전자책을 둘러싼 담합 소송에서 본격화되었다. 2012년 4월 미국 법무부는 애플과 5대 대형 출판사가 전자책 가격을 담합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이먼앤슈스터, 펭귄, 맥밀란, 하퍼콜린스, 랜덤하우스가 애플과 담합하여 전자책 가격을 인상하려 했다는 것이다. 종전까지 아마존은 총판방식(wholesale model)에 따라 출판사로부터 전자책을 구입해 소비자에게 9.99불에 싸게 팔았다. 낮은 소비자 가격과 아마존의 독점력에 위협을 느낀 5대 출판사는 애플이 제시한 대리점 계약 모델(agency model)을 수용했다. 에이전시 모델에 따르면 가격은 출판사들이 정하고 애플은 이익의 3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은 합의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나머지 출판사들은 과징금을 내고 법무부와 합의하였다. 이 때 생긴 앙금이 이번 갈등을 다시 촉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도 전자책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넘는 상황에서 섣불리 물러설 수는 없는 처지다.
아마존의 행보를 지켜보는 오프라인 서점, 출판사, 작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아마존의 시장 장악력이 커질수록 일반 서점과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윗과 골리앗', '티핑 포인트' 등을 저술한 인기 작가 말콤 글레드웰은 "이번 사태는 수습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도 우리를 필요로 하고, 우리도 그러하다"며 빨리 사태가 진정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작가 제프리 디버 역시 "출판산업은 매우 취약하며 아마존은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며 아마존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제임스 패터슨, 조앤 롤링, 스티븐 콜버트 등 유명 작가와 방송인의 잇따른 비판도 아마존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이 '갤럭시탭4 누크'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여 역공에 나선 것도 우려할 상황이다. 이번 아마존의 행태에 반독점적 요소가 보인다는 일부 법률전문가의 경고도 심상치 않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번 싸움에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아마존은 미국 도서 거래의 1/3, 전자책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막강한 유통망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마존이 도서판매 이익 배분에서 더 많은 몫을 차지하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아마존은 책도 의류, 식품과 다를 바 없는 일반 상품이므로 특별대우를 해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종이책과는 달리 전자책은 제본과 인쇄비용 등이 빠지므로 출판사 측이 가져가는 마진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출판사는 책은 일반 재화와는 달리 출판사와 저자가 공동으로 지적 창조과정을 거쳐 만드는 가치재로서 출판사의 독자적 역할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야셰트의 최고경영자 마이클 피치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사 출신으로 야셰트 출판그룹의 자회사 리틀 브라운사의 편집장(1998), 발행인(2001)을 거쳐 2013년 모기업 야셰트의 최고경영인에 오른 출판 전문가다. 학사논문으로 켄터베리 이야기를 쓸 정도로 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전문 출판인이다. 그는 전사(戰士)로 비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조용한 성품의 인물이다. '책은 다르다'는 그의 신념과 '고객 최우선'을 강조하는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의 싸움에 향후 출판업계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 사의 갈등은 2012년 전자책을 둘러싼 담합 소송에서 본격화되었다. 2012년 4월 미국 법무부는 애플과 5대 대형 출판사가 전자책 가격을 담합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이먼앤슈스터, 펭귄, 맥밀란, 하퍼콜린스, 랜덤하우스가 애플과 담합하여 전자책 가격을 인상하려 했다는 것이다. 종전까지 아마존은 총판방식(wholesale model)에 따라 출판사로부터 전자책을 구입해 소비자에게 9.99불에 싸게 팔았다. 낮은 소비자 가격과 아마존의 독점력에 위협을 느낀 5대 출판사는 애플이 제시한 대리점 계약 모델(agency model)을 수용했다. 에이전시 모델에 따르면 가격은 출판사들이 정하고 애플은 이익의 3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법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은 합의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나머지 출판사들은 과징금을 내고 법무부와 합의하였다. 이 때 생긴 앙금이 이번 갈등을 다시 촉발시켰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도 전자책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넘는 상황에서 섣불리 물러설 수는 없는 처지다.
아마존의 행보를 지켜보는 오프라인 서점, 출판사, 작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아마존의 시장 장악력이 커질수록 일반 서점과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다윗과 골리앗', '티핑 포인트' 등을 저술한 인기 작가 말콤 글레드웰은 "이번 사태는 수습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도 우리를 필요로 하고, 우리도 그러하다"며 빨리 사태가 진정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작가 제프리 디버 역시 "출판산업은 매우 취약하며 아마존은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며 아마존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만만치 않다. 제임스 패터슨, 조앤 롤링, 스티븐 콜버트 등 유명 작가와 방송인의 잇따른 비판도 아마존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와 반스앤노블이 '갤럭시탭4 누크'의 생산 계약을 체결하여 역공에 나선 것도 우려할 상황이다. 이번 아마존의 행태에 반독점적 요소가 보인다는 일부 법률전문가의 경고도 심상치 않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번 싸움에 지구촌의 관심이 뜨겁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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