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보안기술력 강화로 `사이버 안보`

자본금 10억미만 소규모기업 70% 달해 '영세함' 여전
어설픈 보호장벽에 경쟁력 하락·땜질식 투자 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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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보안기술력 강화로 `사이버 안보`
■ 사이버 강국 만들자
(하) 보안산업 안보 차원 육성


대한민국이 '사이버 강국'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보안 기술 역량 확보와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 보안산업은 태동한 지 20년이 넘어도 아직 '영세함'을 벗지 못하고 있다. 보안산업의 영세함은 곧 사이버 군사력 약화로 직결된다. 보안 산업을 진흥 수준이 아니라 국가 안보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등이 조사한 '2013 국내 정보보호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국내 보안산업은 지난해 총 7조1500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그러나 전국 체인망을 갖춘 '경비용역'을 주 업무로 하는 물리보안을 제외한 순수 정보보안 시장규모는 1조6167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작다.

보안업체 자본금과 직원 규모를 보면 영세함이 더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 결과를 보면 자본금 10억원 미만 소규모 기업은 433개로 전체의 70.1%에 달했다. 자본금 50억원 미만인 기업은 정보보안 90.2%, 물리보안 93.0%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원 현황 역시 10인 미만 기업이 156개(25.2%), 10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이 309개(50.0%)에 달했다. 100인 이상 기업은 89개로 전체의 14.4% 정도밖에 되질 않았다.

산업 태동 이후 정부가 꾸준히 육성책을 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보안 업계가 이토록 영세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잡한 요인이 얽혀있다고 진단한다.

이 중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어설픈 지원, 육성'이 꼽힌다. 우리 정부는 현재 국가가 자체 검증하는 인증제도(CC인증)를 통해 국산 정보보호 기술만 국가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규제가 토종 보안업체를 '온실 속 화초'처럼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꼬집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전방위 도·감청 실태 등 세계 사이버 긴장감 고조 분위기에서는 자국 보안 제품으로 국가 시스템을 방어하는 것이 최선이다.

문제는 어설픈 보호장벽을 쳤다는 데 있다. 국제기술 수준보다 높은 인증체계를 갖추고, 해당 인증을 통과한 제품이라면 정부가 최대한 제값으로 구매하고 제대로 된 유지보수 대가를 치러야 애초 정부의 계획대로 자국 보안 기술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육성할 수 있다.

그런데 현 실태는 그렇지 못하다. 한 보안업체 대표는 "국정원 CC인증을 받으려면 1년씩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이 됐다"면서 "어렵게 기술개발을 해도 인증을 기다리다가 시장에 제품화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어렵사리 해당 인증을 통과했다 하더라도 이 제품을 정부가 그냥 사 주는 것이 아니다. 가격 경쟁을 유도하고 제대로 된 유지보수 대가마저 지급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보안업체 대표는 "토종 업체 기술력은 솔직히 외산 업체에 비해 2~3년 정도 뒤처졌다. 그러나 역량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기술 연구개발로 그 간격을 얼마든지 좁힐 수 있는데 이를 유지할 자금력과 인력 확보가 영세한 보안업체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라고 말한다. 자금력과 고급인력은 안정적인 매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프로젝트' 하나 수주해 매출이 들쑥날쑥한 것보다 매달 안정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유지보수요율을 제대로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사실 국가의 정보보호 예산 자체가 매년 같거나 줄어들고 있다. 대형 사이버 사고라도 터져야 추가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매번 땜질식 보안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산업 육성이 사이버 안보와 직결된다면 현재 보안 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이나 해외시장 수출을 위한 전시회 지원과 같은 전시성 예산 지원보다 제대로 된 가격으로 토종 보안 제품을 구매해주고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줘야 하는데, 그럴 경우 오히려 감사원 감사 지적사항이 되니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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