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화 토론회… 기억될 권리ㆍ오남용 방지책 논의 필요성 대두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인터넷 상의 `잊힐 권리'에 대한 논의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잊힐 권리가 원론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나 이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적지 않은 양상이다.
백수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박사는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우리법상 잊힐 권리의 인정문제와 법제화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통해 잊힐 권리가 충분히 인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잊힐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 범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점 모색이 중요하고, 잊힐 권리를 구현하는 시스템 등이 필요한 만큼 잊힐 권리를 전담하는 연구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구글에 유럽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는 통로를 만들라고 판결했다. 이후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도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잊힐 권리를 어떻게 봐야할지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법에서 잊힐 권리가 일정부분 보장됐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했다. 하지만 잊힐 권리가 그 범위나 성격이 명확치 않아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져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 제 36조, 제37조의 삭제ㆍ처리정지권에 따라 EU보다 잊힐 권리를 더 넓게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잊힐 권리는 끊임없이 논란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조문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잊힐 권리를 오남용 할 수 없도록 하는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성우 성균관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잊힐 권리가 공인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막아야한다"며 "일반 국민들이 기억할 권리 또는 기억될 권리도 잊힐 권리와 함께 논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정치인들이 삭제를 요구하거나 일반인들도 (잊힐 권리에 기대어 언제든지 지울 수 있기 때문에) 무책임한 표현물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나서 잊힐 권리 도입에 대해 얘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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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원 한국인터넷진흥원 박사는 1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우리법상 잊힐 권리의 인정문제와 법제화 방향'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우리나라는 정보통신망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통해 잊힐 권리가 충분히 인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잊힐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 범위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점 모색이 중요하고, 잊힐 권리를 구현하는 시스템 등이 필요한 만큼 잊힐 권리를 전담하는 연구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구글에 유럽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는 통로를 만들라고 판결했다. 이후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도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잊힐 권리를 어떻게 봐야할지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법에서 잊힐 권리가 일정부분 보장됐다는 점에 대해선 동의했다. 하지만 잊힐 권리가 그 범위나 성격이 명확치 않아 이에 대한 논의가 계속 이어져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 제 36조, 제37조의 삭제ㆍ처리정지권에 따라 EU보다 잊힐 권리를 더 넓게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잊힐 권리는 끊임없이 논란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조문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잊힐 권리를 오남용 할 수 없도록 하는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지성우 성균관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잊힐 권리가 공인들이 자신들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한 수단으로 남용되거나 오용되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라도 막아야한다"며 "일반 국민들이 기억할 권리 또는 기억될 권리도 잊힐 권리와 함께 논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상직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정치인들이 삭제를 요구하거나 일반인들도 (잊힐 권리에 기대어 언제든지 지울 수 있기 때문에) 무책임한 표현물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를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나서 잊힐 권리 도입에 대해 얘기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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