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과 한국IBM`의 악연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제공
대형IT 사건 연관 금융사 모두 `기관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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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논란에 한국IBM이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과 한국IBM의 악연이 주목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난 수 년 간 금융권에서 발생한 대형 IT 사건의 중심에는 모두 한국IBM이 있었다. 더욱이 해당 금융회사들은 하나같이 `기관경고'의 징계를 받았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등 각종 사건과 관련해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기관경고'를 사전에 통보 받으면서 금융권의 이목이 한국IBM으로 향하고 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지난 4월 셜리 위 추이 한국IBM 대표가 KB국민은행 경영진에게 보냔 계정계 시스템을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KB금융 전산 내분의 발단으로 보고 있다. 이 이메일 한통으로 메인프레임을 포함해 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주장하는 세력과 계획대로 유닉스 시스템으로 전환을 주장하는 세력이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KB금융과 임원들을 징계할 것으로 사전 통보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KB국민은행과 메인프레임 계약 연장을 놓고 협상을 했고, 올해 초 유닉스로 전환을 위한 BMT에도 참여했던 IBM이 뒤늦게 문제를 제기한 것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금융권에서 발생한 대형 사건에 연루됐던 IBM이 또 다시 분란에 중심에 섰다고 보고 있다.

한국IBM은 지난 2011년 4월 발생한 농협전산망 마비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설에 오르기 시작했다. 2011년 4월 해킹으로 인해 농협의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수 일 간 금융서비스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금융권은 물론 한국 사회 전체에 큰 충격을 줬다. 검찰은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검찰 수사결과 서버 유지보수를 맡은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이 악성코드에 감염돼 최고관리자 비밀번호 등 정보가 유출된 것이 전산망 마비의 원인 중 하나로 밝혀졌다. 북한 해커에게 최고의 IT기업이라는 IBM 직원 PC가 해킹 당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됐다. 이에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부상했고 한국IBM은 농협과 협의를 진행해 110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했다. 농협은 이 사건으로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의 징계를 받았다.

2011년 하반기부터 2012년까지는 비씨카드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지연 문제가 금융권에 이슈로 떠올랐다. 2009년 9월 비씨카드는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IBM과 메인프레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메인프레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8월 비씨카드가 메인프레임을 이용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실패해 사업을 중단하고 유닉스로 차세대 시스템을 재추진했다.

비씨카드는 차세대 프로젝트 실패에 따라 200억원 규모의 하드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던 한국IBM과 소송전을 벌였다. 결국 법원은 비씨카드에는 70억원 지급과 장비 반납을, 한국IBM에는 나머지 잔금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강제 중재해 최종 합의했다. 차세대 지연으로 인해 비씨카드도 금감원으로부터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이 달 26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KB금융지주에 대한 징계가 그대로 이뤄질 경우 IBM이 관련된 사건의 금융사들은 모두 징계를 받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IBM이 연관된 3가지 사건이 모두 금융권에 파란을 일으켰다"며 "몇 년 사이 IBM과 금융권이 말 그대로 악연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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