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 이베이 사례 분석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 은행 계좌번호와 카드번호까지 모두 유출됐을 경우, 내 개인정보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외신은 이를 450유로, 우리 돈 62만원가량의 가치로 환산했다.
8일 더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와 쇼핑정보 등이 결합된 개인정보는 1인당 약 450유로에 달하는 가치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2차 금융사기로 연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비싼 가격에 암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알린 이베이의 사례를 더 타임스가 분석한 것이다.더 타임스는 "해킹 당한 이베이 고객의 정보는 이미 판매될 준비가 됐다. 고객 한 명당 정보를 돈으로 환산하면 450유로"라면서 "쇼핑 이력을 통해 각 개인의 성향, 취향, 결제 계좌까지 알 수 있어 전자금융사기범에게는 상당히 고급정보이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2차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베이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커머스바이트는 최근 핸드메이드 용품 쇼핑몰인 Etsy에서 또 다른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이베이 해킹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tsy 가입자가 이베이와 동일한 아이디, 패스워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커들의 또 다른 공격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이베이에게 정보유출로 인한 2차피해 대책 마련과 소비자 피해보상을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CNBC는 보도를 통해 뉴욕 주 법무장관이 `이베이가 신속하게 피해 고객들에게 보상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 정보유출 피해 배상은 커녕 2차피해에 대한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난 1월 발생한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유출사고와 980만건의 KT 가입자 정보유출 사고 역시 배상 문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정보유출에 대한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형 정보유출사고의 시초는 공교롭게도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옥션이다.
옥션은 2008년 1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가입자 정보를 유출시켰다. 하지만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상 보안에 대한 기술적, 관리적 보호조치를 이행했다는 이유로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법적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고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당국의 처분에 불복한 일부 소비자들이 정보유출 피해보상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법부 역시 옥션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어 승소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최근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소비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법률 개정안이 논의됐으나, 결국 `기업(금융사)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법률 처리가 보류됐다"면서 "아직도 정보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체인 소비자를 제외하고 기업과, 당국의 편의만 가지고 제도개선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은 정보 주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최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정보보호에 대한 개선 노력이 일시에 잠잠해졌는데, `사이버 세월호 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절대 그 위험성을 잊지 말고 이번 기회에 철저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8일 더 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금융정보와 쇼핑정보 등이 결합된 개인정보는 1인당 약 450유로에 달하는 가치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2차 금융사기로 연결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비싼 가격에 암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1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고객정보 유출 사실을 알린 이베이의 사례를 더 타임스가 분석한 것이다.더 타임스는 "해킹 당한 이베이 고객의 정보는 이미 판매될 준비가 됐다. 고객 한 명당 정보를 돈으로 환산하면 450유로"라면서 "쇼핑 이력을 통해 각 개인의 성향, 취향, 결제 계좌까지 알 수 있어 전자금융사기범에게는 상당히 고급정보이고 이는 곧 소비자에게 2차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베이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커머스바이트는 최근 핸드메이드 용품 쇼핑몰인 Etsy에서 또 다른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를 이베이 해킹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tsy 가입자가 이베이와 동일한 아이디, 패스워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커들의 또 다른 공격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도 이베이에게 정보유출로 인한 2차피해 대책 마련과 소비자 피해보상을 적극적으로 주문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CNBC는 보도를 통해 뉴욕 주 법무장관이 `이베이가 신속하게 피해 고객들에게 보상체계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 정보유출 피해 배상은 커녕 2차피해에 대한 규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조적이다. 지난 1월 발생한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유출사고와 980만건의 KT 가입자 정보유출 사고 역시 배상 문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는 정보유출에 대한 `첫단추'부터 잘못 꿰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형 정보유출사고의 시초는 공교롭게도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옥션이다.
옥션은 2008년 1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가입자 정보를 유출시켰다. 하지만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상 보안에 대한 기술적, 관리적 보호조치를 이행했다는 이유로 정보유출 사태에 대한 법적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고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당국의 처분에 불복한 일부 소비자들이 정보유출 피해보상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법부 역시 옥션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어 승소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는 "최근 국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소비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법률 개정안이 논의됐으나, 결국 `기업(금융사)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법률 처리가 보류됐다"면서 "아직도 정보보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체인 소비자를 제외하고 기업과, 당국의 편의만 가지고 제도개선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은 정보 주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최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정보보호에 대한 개선 노력이 일시에 잠잠해졌는데, `사이버 세월호 참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절대 그 위험성을 잊지 말고 이번 기회에 철저히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