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머니 간접충전 등 외산과 형평성 반발
1인 월 구매액ㆍ1회 투입한도 제약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규제 반론
주무부처 상대 소송 `냉기류` 확산 민관협의체 중심 개선책 마련 시급
1인 월 구매액ㆍ1회 투입한도 제약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규제 반론
주무부처 상대 소송 `냉기류` 확산 민관협의체 중심 개선책 마련 시급
웹보드게임 서비스와 관련 규제를 둔 정부와 일부 기업들간의 갈등이 첨예합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피망 맞고' 모바일 웹보드게임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NHN엔터는 문체부의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상의 웹보드게임 규제를 두고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여성가족부가 주도한 청소년보호법 상의 셧다운제를 두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기업들이 대립각을 세운 적은 있으나 주무부서를 향해 이처럼 각을 선명하게 세운 것은 처음입니다. 특히 이를 통해 기업체들이 실익을 거둘 수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관련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웹보드게임과 관련한 논란은 10여년전 부터 그 싹을 틔웠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고스톱이나 포커 등을 즐기되,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임 내 판돈을 구매하기 위해 이용자가 현금을 지불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것이 도박인지 여부가 논란이 됩니다.
NHN과 카카오톡을 통해 벤처신화를 거듭 써내려간 김범수 대표의 한게임, 텐센트와의 제휴로 주목받은 방준혁 대표의 넷마블, 스타 CEO 박진환 대표의 네오위즈 피망 등의 게임포털 사업자가 이같은 모델을 구축합니다.
당시 게임물심의를 전담했던 영상물등급위는 고민에 빠집니다. 도박을 모사한 게임물의 서비스 허가 심의를 내주기가 꺼려졌던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등급위가 `간접충전' 이라는 모델을 도입, 심의를 내줍니다. 이용자가 현금을 지불하고 서비스 사업자는 아바타 등 게임 내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고 게임머니를 `끼워넣기' 형식으로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누가 봐도 거래의 핵심은 게임머니 인데 외형상 거래의 중심이 아바타인 것으로 포장됩니다.
이후 이같은 모델은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합니다. 기본적인 외형과 게임 상의 맥락이 현존하는 도박을 모사한 것인데 `돈을 주고 게임머니를 사서 도박을 한다'는 형식 논리를 성립시키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도입한 것이니까요. 게다가 게임머니의 환전이 이뤄질 경우 진짜 도박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지요. 이같은 논리를 엄격히 적용하면 각 게임포털 사업자들은 도박장 개설죄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있어왔습니다.
산업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왔습니다. 젊은 층이 즐기는, 보다 고도화된 게임에 익숙치 않은 여성층, 중장년 층들이 비용을 지불하며 웹보드게임을 즐겼고 게임포털 서비스 업체들은 이로 축적한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작하거나 판권을 구매해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했습니다. 순기능이 적지 않았습니다. 마치 게이머 층이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는 와중에 중장년, 여성층이 `애니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 였습니다. 그러나 고도화된 MMORPG 1종을 생산하기 위해 수년간 수백억대의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하는 업체들은 `앉아서 돈 버는' 웹보드게임 모델에 반감을 표해왔습니다. 특히 김택진 대표 같은 산업계 유력인사들이 해당 서비스 모델에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 왔습니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전후해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의 사행화가 극에 달하면서 웹보드게임 관련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며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사행성 게임을 즐기던 이들이 관련업장이 철퇴를 맞으며 사라지자 형식상 합법적인 웹보드게임으로 관련 수요가 옮겨왔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물론 주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해 왔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여가비 수준의 돈을 지불하고 소일거리로 즐기고 있는데, 일부 하드코어 이용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암약하는 환전상이 있다고 해서 서비스 모델 자체를 도박물로 취급해선 안된다"는 것이지요.
문체부가 지난 2일부터 시행한 웹보드게임 규제는 이용자 1인이 월간 기준 30만원을 초과하는 게임머니를 구매할 수 없게 했고, 1회 게임에 투입 가능한 게임머니 한도는 3만원으로 제약됐습니다. 일일 기준 10만원 이상의 게임머니를 잃으면 24시간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는 환전상들이 고의패배 형태로 게임머니를 이용자들에게 잃어주는 영업방식을 `굉장히' 까다롭게 만드는데 초점을 둔 방식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 규제를 적용해 게임사들의 매출이 떨어지면 불법 환전 등의 사행성 요소에 힘입어 영업을 해온 것이 드러나는 것이며 매출이 떨어지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을테니 규제 자체는 이래도 저래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후 각 업체들의 웹보드게임 매출이 규제 시행 이전 대비 70% 가량 급감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규제 의도에 `부합(?)'하는 결과가 온 것이지요.
그러나 간접충전 모델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인정했으면 이에 걸맞게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서비스와 상품기획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합법적인 서비스라 할지라도 심대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한다면 칼을 들이대야 하나 성인 전용 서비스인 웹보드게임이 과연 이용자들의 폐가망신을 부를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넷마블을 제외하고 NHN엔터나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웹보드게임을 제외한 다른 서비스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가 영업손실을 촉발시킴에 따라 주무부서에 칼끝을 겨누는 `궐기'가 이뤄진 것이지요. 웹보드게임에 매출을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출구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탓입니다.
PC 온라인 기반 웹보드게임의 손실을 메워줄 모바일 기반 웹보드게임에는 간접충전 방식의 상용화 조차 허용치 않는 정부 당국의 규제가 기업들의 반발을 더욱 키웠습니다. "그리 무지막지한 규제를 때렸으면 플랫폼 별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업들이 항변하나 "사행화 예방이라는 규제 의도를 감안하면 모바일 플랫폼에는 일정기간 사행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입니다.
페이스북 등 외산 플랫폼을 통해 간접충전도 아닌 직접충전 서비스 모델을 갖춘 웹보드게임이 한국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와중에 "사행화 할 것이 우려된다"며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규제를 적용하니 형평성과 합리성을 모두 상실했다는 반발이 따르는 실정입니다.
시일이 오래 걸리는 헌법소원, 정부 상대로 승소가 쉽지 않은 행정소송의 성격을 감안하면 각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실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소송으로 냉기류가 형성되며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도 사실상 붕괴될 상황입니다.
웹보드게임 서비스 허가와 규제, 이에 대한 반발 등은 제각각 사연과 나름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송과는 별개로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번 지혜를 모아 개선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웹보드게임과 관련한 논란은 10여년전 부터 그 싹을 틔웠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고스톱이나 포커 등을 즐기되, 이 게임을 즐기기 위한 게임 내 판돈을 구매하기 위해 이용자가 현금을 지불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하는데 이것이 도박인지 여부가 논란이 됩니다.
NHN과 카카오톡을 통해 벤처신화를 거듭 써내려간 김범수 대표의 한게임, 텐센트와의 제휴로 주목받은 방준혁 대표의 넷마블, 스타 CEO 박진환 대표의 네오위즈 피망 등의 게임포털 사업자가 이같은 모델을 구축합니다.
당시 게임물심의를 전담했던 영상물등급위는 고민에 빠집니다. 도박을 모사한 게임물의 서비스 허가 심의를 내주기가 꺼려졌던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등급위가 `간접충전' 이라는 모델을 도입, 심의를 내줍니다. 이용자가 현금을 지불하고 서비스 사업자는 아바타 등 게임 내 캐릭터 상품을 구입하고 게임머니를 `끼워넣기' 형식으로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누가 봐도 거래의 핵심은 게임머니 인데 외형상 거래의 중심이 아바타인 것으로 포장됩니다.
이후 이같은 모델은 끊임없는 논란을 야기합니다. 기본적인 외형과 게임 상의 맥락이 현존하는 도박을 모사한 것인데 `돈을 주고 게임머니를 사서 도박을 한다'는 형식 논리를 성립시키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도입한 것이니까요. 게다가 게임머니의 환전이 이뤄질 경우 진짜 도박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지요. 이같은 논리를 엄격히 적용하면 각 게임포털 사업자들은 도박장 개설죄에 해당한다는 의견도 있어왔습니다.
산업계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왔습니다. 젊은 층이 즐기는, 보다 고도화된 게임에 익숙치 않은 여성층, 중장년 층들이 비용을 지불하며 웹보드게임을 즐겼고 게임포털 서비스 업체들은 이로 축적한 자산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제작하거나 판권을 구매해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했습니다. 순기능이 적지 않았습니다. 마치 게이머 층이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는 와중에 중장년, 여성층이 `애니팡'을 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 였습니다. 그러나 고도화된 MMORPG 1종을 생산하기 위해 수년간 수백억대의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하는 업체들은 `앉아서 돈 버는' 웹보드게임 모델에 반감을 표해왔습니다. 특히 김택진 대표 같은 산업계 유력인사들이 해당 서비스 모델에 비판적 시각을 유지해 왔습니다.
`바다이야기' 사태를 전후해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의 사행화가 극에 달하면서 웹보드게임 관련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며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사행성 게임을 즐기던 이들이 관련업장이 철퇴를 맞으며 사라지자 형식상 합법적인 웹보드게임으로 관련 수요가 옮겨왔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물론 주요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해 왔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여가비 수준의 돈을 지불하고 소일거리로 즐기고 있는데, 일부 하드코어 이용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암약하는 환전상이 있다고 해서 서비스 모델 자체를 도박물로 취급해선 안된다"는 것이지요.
문체부가 지난 2일부터 시행한 웹보드게임 규제는 이용자 1인이 월간 기준 30만원을 초과하는 게임머니를 구매할 수 없게 했고, 1회 게임에 투입 가능한 게임머니 한도는 3만원으로 제약됐습니다. 일일 기준 10만원 이상의 게임머니를 잃으면 24시간 게임을 이용할 수 없게 했습니다.
이는 환전상들이 고의패배 형태로 게임머니를 이용자들에게 잃어주는 영업방식을 `굉장히' 까다롭게 만드는데 초점을 둔 방식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 규제를 적용해 게임사들의 매출이 떨어지면 불법 환전 등의 사행성 요소에 힘입어 영업을 해온 것이 드러나는 것이며 매출이 떨어지지 않으면 아무 문제 없을테니 규제 자체는 이래도 저래도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이후 각 업체들의 웹보드게임 매출이 규제 시행 이전 대비 70% 가량 급감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규제 의도에 `부합(?)'하는 결과가 온 것이지요.
그러나 간접충전 모델이라는 서비스 자체를 인정했으면 이에 걸맞게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서비스와 상품기획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합법적인 서비스라 할지라도 심대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한다면 칼을 들이대야 하나 성인 전용 서비스인 웹보드게임이 과연 이용자들의 폐가망신을 부를만큼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큽니다.
넷마블을 제외하고 NHN엔터나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웹보드게임을 제외한 다른 서비스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가 영업손실을 촉발시킴에 따라 주무부서에 칼끝을 겨누는 `궐기'가 이뤄진 것이지요. 웹보드게임에 매출을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출구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탓입니다.
PC 온라인 기반 웹보드게임의 손실을 메워줄 모바일 기반 웹보드게임에는 간접충전 방식의 상용화 조차 허용치 않는 정부 당국의 규제가 기업들의 반발을 더욱 키웠습니다. "그리 무지막지한 규제를 때렸으면 플랫폼 별로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기업들이 항변하나 "사행화 예방이라는 규제 의도를 감안하면 모바일 플랫폼에는 일정기간 사행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 입장입니다.
페이스북 등 외산 플랫폼을 통해 간접충전도 아닌 직접충전 서비스 모델을 갖춘 웹보드게임이 한국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와중에 "사행화 할 것이 우려된다"며 `마이너리티 리포트'식 규제를 적용하니 형평성과 합리성을 모두 상실했다는 반발이 따르는 실정입니다.
시일이 오래 걸리는 헌법소원, 정부 상대로 승소가 쉽지 않은 행정소송의 성격을 감안하면 각 기업들이 소송을 통해 실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소송으로 냉기류가 형성되며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도 사실상 붕괴될 상황입니다.
웹보드게임 서비스 허가와 규제, 이에 대한 반발 등은 제각각 사연과 나름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송과는 별개로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번 지혜를 모아 개선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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