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vs 알권리` 쟁점… 방통위, 법제화 토론회
구글이 최근 유럽 사법재판소의 `잊혀질 권리' 판결에 따라 개인정보 삭제요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도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척될 전망이다. 잊혀질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나 이를 악용해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유럽에서 일고 있는 잊혀질 권리와 관련해 국내도 이를 어떻게 보고, 법제화 방향을 잡아야할지 등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오는 1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개최하는 컨퍼런스에서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한 의미와 국내 상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가 잊혀질 권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달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에 유럽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는 통로를 만들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후 지난달 30일 구글이 삭제 링크를 만들었는데, 신청 첫 날만 1만 여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다른 포털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용자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44조에 따라 자신과 관련한 게시물의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이 법에 의거해 국내 포털업체들은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경우 30일간 임시 차단 조치(보이지 않도록 숨김)를 취한다. 차단 당한 글의 게시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이 게시물은 삭제 조치된다.
이 조항은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힘있는 정치인이나 대기업이 자신들에 불리한 글이 게재됐을 때 이 조항을 빌미로 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포털 임시조치제도에 의해 삭제된 게시물이 2008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59%가 증가했다"며 "감시가 필요한 정치인과 대기업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꼬집었다.
방통위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게시물을 올린 이의 표현의 자유도 보장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개정안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조치한 게시물에 대해 게재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포털은 해당 사안을 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에 보내게 된다.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해당 글 삭제도 당초 30일 이후에서 임시조치 기간 만료 60일 이후에 삭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 하더라도 관련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유럽의 판결을 받아들인 구글도 어디까지를 사생활 침해로 볼 것인지, 개인정보의 범위를 어디로 둘지 등을 두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럽처럼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진 않았지만 나중의 상황을 대비해 자유롭게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천 한국인터넷포럼 운영위원장(인하대 교수)은 "잊혀질 권리가 악용되지 않도록 알권리와 잊혀질 권리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자유롭게 논의하면서 각 유형별로 사안들을 정리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2일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유럽에서 일고 있는 잊혀질 권리와 관련해 국내도 이를 어떻게 보고, 법제화 방향을 잡아야할지 등에 대해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오는 1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개최하는 컨퍼런스에서 유럽 사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한 의미와 국내 상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가 잊혀질 권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달 13일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사법재판소는 구글에 유럽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삭제하도록 요청하는 통로를 만들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후 지난달 30일 구글이 삭제 링크를 만들었는데, 신청 첫 날만 1만 여명이 넘는 이용자들이 몰리는 등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다른 포털 업체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이용자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44조에 따라 자신과 관련한 게시물의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 이 법에 의거해 국내 포털업체들은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경우 30일간 임시 차단 조치(보이지 않도록 숨김)를 취한다. 차단 당한 글의 게시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이 게시물은 삭제 조치된다.
이 조항은 표현의 자유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힘있는 정치인이나 대기업이 자신들에 불리한 글이 게재됐을 때 이 조항을 빌미로 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감에서도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포털 임시조치제도에 의해 삭제된 게시물이 2008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59%가 증가했다"며 "감시가 필요한 정치인과 대기업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꼬집었다.
방통위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게시물을 올린 이의 표현의 자유도 보장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중이다. 개정안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임시조치한 게시물에 대해 게재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포털은 해당 사안을 명예훼손분쟁조정위원회에 보내게 된다. 이의제기가 없을 경우 해당 글 삭제도 당초 30일 이후에서 임시조치 기간 만료 60일 이후에 삭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다 하더라도 관련한 논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유럽의 판결을 받아들인 구글도 어디까지를 사생활 침해로 볼 것인지, 개인정보의 범위를 어디로 둘지 등을 두고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당장 유럽처럼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진 않았지만 나중의 상황을 대비해 자유롭게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천 한국인터넷포럼 운영위원장(인하대 교수)은 "잊혀질 권리가 악용되지 않도록 알권리와 잊혀질 권리 사이에서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자유롭게 논의하면서 각 유형별로 사안들을 정리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김지선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