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코볼` 쓰는 KB금융

코볼 가르치는 곳 없어 유지보수 인력확보 어려워
“KB금융 경영진 IT현실 모르고 일만 키워”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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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전산시스템 교체 논란 이면에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프로그래밍언어인 `코볼(COBOL)' 개발자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볼이 향후 KB금융 IT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그동안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코볼로 개발된 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하고 수정하는 데 골머리를 앓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볼은 1959년 발표된 사무 처리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다. 코볼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 때 금융 및 기업용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자바(JAVA), C언어, C++, C# 등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나오면서 사용이 줄고 있다.

특히 1999년 Y2K 시스템 오류(연도표기 인식 문제) 문제로 코볼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전환, 수정한 이후 국내에서 코볼 사용이 급격히 감소했다. 이제 대학에서도 코볼을 가르치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은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코볼을 사용하고 있다. 코볼로 개발된 SW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시스템 유지보수와 수정을 위한 코볼 기술인력이 부족한 것이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기업체 IT팀장은 "주변에서 코볼 개발자를 찾기도 힘들고 신입 개발자들도 자바, C# 등을 공부하지 코볼을 하지 않는다"며 "코볼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이 국민은행 정도인데 거기를 보고 코볼을 배우기 보다 널리 쓰이는 기술을 공부하려 한다"고 말했다. IT서비스 업체 관계자도 "젊은 개발자들 중에서 코볼을 아는 경우가 거의 없고 노년층, 퇴직 개발자들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니면 도제식으로 코볼을 아는 개발자가 젊은 개발자를 교육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의 전산 담당자들도 이런 문제를 고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계정계는 메인프레임을 다른 시스템은 유닉스를 사용하는데 두 시스템에 필요한 언어가 달라서 이를 유지하는 것이 부담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IT업계에서는 코볼 기술인력이 크게 줄면서 앞으로 메인프레임 유지보수를 위한 인건비, 교육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문제는 소수의 인력 풀(Pool)로 인해 운영의 안정성 문제도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모 기업은 국내에서 쇠퇴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개발된 SW를 수정하기 위해 70대 개발자를 해외에서 데려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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