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스마트철강프로젝트 전면 재검토…삼성도 메일 등 MS전환 `없던일로`
국내 대기업들이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거나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늦게나마 산업기밀 유출 가능성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국의 통신제조, 인터넷업체의 장비와 플랫폼을 이용해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정보를 빼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국 기업들의 보안 신뢰성은 회복하기 힘든 상황으로 추락하고 있다.
포스코가 구글과 손잡고 전사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려던 `포스피아3.0프로젝트'를 사실상 재검토하거나, 삼성그룹이 업무포털 `마이싱글'을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으로 전환하려던 논의를 접고 자체 개발 플랫폼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이같은 보안 위협에 대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스코의 경우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이고, 삼성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 IT회사다. 양대 글로벌 기업의 산업정보가 클라우드 환경전환 이후 유출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전환을 재검토하기로 한 이들의 선택은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중인 타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은 당연시 돼 왔으나, 전환과 동시에 기업의 극비정보가 외국 기업 손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기업들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이미 미국 중심의 인터넷 종속성을 탈피하고 독립적인 인터넷 질서 구축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보안 위협성을 보다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2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인터넷거버넌스국제회의'에서 브라질 정부는 `국내 정보의 해외이전'을 금지하는 법률을 추진하다가 미국 등 이해세력의 반대에 부딪쳐 논란을 겪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당시 국제회의에서 "미국 NSA의 사이버 감시행태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인터넷 이용자를 보호하고 정보의 국외 유출을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해 자국 기업과 이용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도로 인터넷-클라우드 환경의 `사이버 감시'에서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중국 기밀정보 보호에 나섰으며 유럽은 미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유럽 폐쇄 네트워크' 이용을 논의하기도 했다.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낸 국가는 없지만 사이버 감시와 기밀 정보의 해외 유출에 대한 심각성을 국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3월 발효된 한미FTA를 통해 `국내 정보의 해외이전'을 허용한 상태다. 한마디로 포스코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자사 철강제조 기밀 정보를 미국의 구글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것이 허용된 셈이다.
포스코도 해당 위협을 뒤늦게나마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구글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로 전면 재편하는 포스피아3.0을 추진하던 중 최근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긴급 재검토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글이 NSA의 사이버 감시활동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지난해 폭로되면서 포스코 입장에서 기밀 정보 보안에 대한 위협이 심각하게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이싱글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그룹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시스템을 싱글에 확대 적용하려다가 논의를 무산시켰는데, 이 역시 보안이 주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 삼성 일부 계열사, 특히 외부 영업이 잦고 보안사고가 잇따른 금융계열사는 전사 망분리를 도입하고 있다. 싱글 외에는 아예 외부 메일 접속조차 할 수 없고 메신저도 싱글로만 활용하도록 보안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싱글 메신저나 메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이나 메신저와 연동할 수 있는 `통로'가 현재 열려있는데, 이에 대한 보안 조치도 추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장인 박재천 인하대 교수는 "포스코나 삼성과 같이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글로벌 대기업이 외국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째로 도입하는 것은 (보안상)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클라우드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산업 기밀 유출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보안성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포스코가 구글과 손잡고 전사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면 개편하려던 `포스피아3.0프로젝트'를 사실상 재검토하거나, 삼성그룹이 업무포털 `마이싱글'을 마이크로소프트 기반으로 전환하려던 논의를 접고 자체 개발 플랫폼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이같은 보안 위협에 대한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포스코의 경우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이고, 삼성은 자타공인 세계 최강 IT회사다. 양대 글로벌 기업의 산업정보가 클라우드 환경전환 이후 유출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클라우드 전환을 재검토하기로 한 이들의 선택은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중인 타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유연하고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은 당연시 돼 왔으나, 전환과 동시에 기업의 극비정보가 외국 기업 손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 기업들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일부 국가들은 이미 미국 중심의 인터넷 종속성을 탈피하고 독립적인 인터넷 질서 구축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보안 위협성을 보다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2일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인터넷거버넌스국제회의'에서 브라질 정부는 `국내 정보의 해외이전'을 금지하는 법률을 추진하다가 미국 등 이해세력의 반대에 부딪쳐 논란을 겪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당시 국제회의에서 "미국 NSA의 사이버 감시행태는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인터넷 이용자를 보호하고 정보의 국외 유출을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해 자국 기업과 이용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주도로 인터넷-클라우드 환경의 `사이버 감시'에서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중국 기밀정보 보호에 나섰으며 유럽은 미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유럽 폐쇄 네트워크' 이용을 논의하기도 했다.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낸 국가는 없지만 사이버 감시와 기밀 정보의 해외 유출에 대한 심각성을 국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3월 발효된 한미FTA를 통해 `국내 정보의 해외이전'을 허용한 상태다. 한마디로 포스코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자사 철강제조 기밀 정보를 미국의 구글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것이 허용된 셈이다.
포스코도 해당 위협을 뒤늦게나마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구글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내 시스템을 구글 클라우드로 전면 재편하는 포스피아3.0을 추진하던 중 최근 해당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긴급 재검토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글이 NSA의 사이버 감시활동에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지난해 폭로되면서 포스코 입장에서 기밀 정보 보안에 대한 위협이 심각하게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이싱글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그룹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 시스템을 싱글에 확대 적용하려다가 논의를 무산시켰는데, 이 역시 보안이 주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 삼성 일부 계열사, 특히 외부 영업이 잦고 보안사고가 잇따른 금융계열사는 전사 망분리를 도입하고 있다. 싱글 외에는 아예 외부 메일 접속조차 할 수 없고 메신저도 싱글로만 활용하도록 보안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싱글 메신저나 메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이나 메신저와 연동할 수 있는 `통로'가 현재 열려있는데, 이에 대한 보안 조치도 추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거버넌스협의회장인 박재천 인하대 교수는 "포스코나 삼성과 같이 국가 경제를 움직이는 글로벌 대기업이 외국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째로 도입하는 것은 (보안상)심각한 문제가 있다"면서 "클라우드를 적용해 업무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산업 기밀 유출과 같은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충분한 보안성 검토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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