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보상ㆍ보호조치 강화했으나 예외조항 남발 `누더기법` 우려
`법정손해배상제` 처음 도입 주민번호 예외 없는 암호화
하위법령서 규제완화 움직임 향후 법 적용에 혼선 초래도
`법정손해배상제` 처음 도입 주민번호 예외 없는 암호화
하위법령서 규제완화 움직임 향후 법 적용에 혼선 초래도
올 들어 대형 정보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 개편이 급물살을 탔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정보보호 법률 사상 처음으로 정보유출 관련 이용자 피해를 금전적으로 보상하도록 명시한 `법정손해배상제`가 통과됐으며 주민등록번호에 대한 예외 없는 암호화, 영업 목적의 고객정보 활용 금지 등 제도 개선이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용자가 아닌 기업의 이해를 반영한 `반쪽짜리' 개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법률 정합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개별적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 향후 법 적용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감에 따라 다양한 법제도 개편이 이뤄졌다. 정보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기업의 책임을 크게 높이고 기술적ㆍ관리적 보호조치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보유출에 대한 법정손해배상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국회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통망법) 일부개정안에서 제32조의2를 신설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관리하고 있는 개인정보가 분실, 도난, 누출된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적용 대상은 통신사나 포털, 방송 등 정통망법 관할 기업들만 적용된다. 금융기관은 피해보상 근거를 명시한 신용정보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신용정보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번호에 대한 전면 암호화 적용도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바뀐 법제도다. 국회는 지난 2월 정보유출 국정조사에서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 내간 용의자가 `정보 접근 권한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암호화가 돼 있지 않은 카드사에서 정보를 빼 냈다'는 진술을 듣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제24조의2 제2항 신설)을 마련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은 고유식별정보에 대해 암호화 할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암호화가 어려울 경우 `안전성 확보 조치'를 이행하면 암호화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 인정을 해 줬다. 개정된 법률은 예외없이 암호화를 하도록 해 고유식별정보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고객정보를 관행적으로 영업수단에 활용했던 기업들의 행태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금융지주회사법, 신용정보보호법, 정통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정보보호 관련 법률은 모두 이용자 개인정보를 영업, 마케팅 등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크게 제한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통망법은 원칙적으로 이를 금지했으며 금융관련 법에서는 이용기한을 1개월로 제한했다.
제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구멍'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법을 개정하더라도 하위 법령(시행령 및 고시)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규제 사안을 다시금 완화해주는 논의가 깊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정보보호 관련 법률은 전세계에서도 매우 강력하고 처벌 수위가 높은 법이지만 개별법이나 하위 법령에 적지않은 예외조항과 모순이 있어 정보유출 방어기제로 작동하질 않았다"면서 "이번에 대형 사고를 수차례 겪으면서 관련 법령을 대폭 강화하기는 했으나 또다시 각종 예외조항을 남발하고 정합성이 떨어지는 개정을 해 여전히 누더기 법률이 될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용자가 아닌 기업의 이해를 반영한 `반쪽짜리' 개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법률 정합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개별적으로 법 개정이 이뤄져 향후 법 적용에 혼선이 초래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감에 따라 다양한 법제도 개편이 이뤄졌다. 정보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기업의 책임을 크게 높이고 기술적ㆍ관리적 보호조치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정보유출에 대한 법정손해배상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국회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정통망법) 일부개정안에서 제32조의2를 신설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관리하고 있는 개인정보가 분실, 도난, 누출된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범위에서 법정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다만 적용 대상은 통신사나 포털, 방송 등 정통망법 관할 기업들만 적용된다. 금융기관은 피해보상 근거를 명시한 신용정보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신용정보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제'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번호에 대한 전면 암호화 적용도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바뀐 법제도다. 국회는 지난 2월 정보유출 국정조사에서 1억400만건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 내간 용의자가 `정보 접근 권한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암호화가 돼 있지 않은 카드사에서 정보를 빼 냈다'는 진술을 듣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제24조의2 제2항 신설)을 마련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기존 개인정보보호법은 고유식별정보에 대해 암호화 할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암호화가 어려울 경우 `안전성 확보 조치'를 이행하면 암호화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 인정을 해 줬다. 개정된 법률은 예외없이 암호화를 하도록 해 고유식별정보에 대한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고객정보를 관행적으로 영업수단에 활용했던 기업들의 행태에도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금융지주회사법, 신용정보보호법, 정통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정보보호 관련 법률은 모두 이용자 개인정보를 영업, 마케팅 등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크게 제한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정통망법은 원칙적으로 이를 금지했으며 금융관련 법에서는 이용기한을 1개월로 제한했다.
제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구멍'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법을 개정하더라도 하위 법령(시행령 및 고시)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규제 사안을 다시금 완화해주는 논의가 깊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는 "우리나라의 정보보호 관련 법률은 전세계에서도 매우 강력하고 처벌 수위가 높은 법이지만 개별법이나 하위 법령에 적지않은 예외조항과 모순이 있어 정보유출 방어기제로 작동하질 않았다"면서 "이번에 대형 사고를 수차례 겪으면서 관련 법령을 대폭 강화하기는 했으나 또다시 각종 예외조항을 남발하고 정합성이 떨어지는 개정을 해 여전히 누더기 법률이 될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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