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정보유출 벌써 잊었나?
특정사업자에 수집 허용 논란…`정책유예` 남발 보안불안 초래
특정사업자에 수집 허용 논란…`정책유예` 남발 보안불안 초래
방송통신위원회가 개인정보보호 정책에서 갈짓자 행보를 보여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민등록번호(이하 주민번호) 파기에 대한 방침을 두달여 만에 바꾸는가 하면, 특정 분야 사업자에게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해 `형평성' 논란도 낳고 있다.
27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통위는 개인정보보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민번호 수집 금지' 관련 정책에서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 의거, 온라인 분야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정책을 주관하고 있다.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보다 2년이나 앞선 2012년 8월 18일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주민번호 수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 취임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유예기간 만료가 임박한 정책에 대해 다시금 `추가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지난 24일 제15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8월부터 모든 사업자들이 기 보유한 고객주민번호 정보를 폐기하고 추가 수집 또한 금지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이를 완전하게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정 기간 동안 (단속에 적발돼도)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설정하는 기획을 준비해달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2월 전임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국회 정보유출 국정조사에서 "정보유출로 불안해하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유예기간 단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방향과도 배치된다. 두달여만에 방통위의 정책 방향이 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보안 전문가는 "KT 정보유출과 같은 대형 사고도 문제지만, 보안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중소사업자들이 더 큰 문제"라면서 "해커는 대기업 중앙시스템보다 이런 중소 변방 시스템을 노리기 때문에 이들의 정보 파기, 관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도 "정책시행 2년이 되도록 홍보 부족과 무관심으로 정책 이행력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점을 뜯어 고쳐야지 유예 기간을 늘리는 게 말이 되냐"며 "반복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해 국민 불안감이 높은 때 `정책 유예'를 남발하는 것은 정보보호 사각지대를 스스로 초래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주민번호 수집금지를 이미 법으로 선포해 놓고 특정분야 사업자들에게는 수집을 허용한 조항도 있다. 형평성 논란이 이는 이유다.
방통위는 지난 2013년6월14일 고시를 통해 `영업상목적을위하여주민번호수집이용이불가피한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알뜰폰 사업자(MVNO)를 지정, 이들에게는 가입자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했다.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 2항을 통해 법적 근거도 넣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정책 전문가는 "당시 방통위는 알뜰폰 가입자들이 MNO(망을 소유한 이동통신3사)와 달리 휴대폰 본인인증 서비스 등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해결하려고 해당 고시를 마련했다"면서 "이후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지면서 MNO의 주민번호 수집은 금지되고 알뜰폰 사업자들은 허용되는 독소조항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부분은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정보보호의 가치를 무시해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큰 불이익을 끼친 금융권의 `금융지주회사 제48조의2' 법령과도 일맥상통한다.
강은성기자 esther@
주민등록번호(이하 주민번호) 파기에 대한 방침을 두달여 만에 바꾸는가 하면, 특정 분야 사업자에게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해 `형평성' 논란도 낳고 있다.
27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통위는 개인정보보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주민번호 수집 금지' 관련 정책에서 허점을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에 의거, 온라인 분야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정책을 주관하고 있다.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보호법보다 2년이나 앞선 2012년 8월 18일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해 주민번호 수집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 취임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유예기간 만료가 임박한 정책에 대해 다시금 `추가 유예기간'을 두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지난 24일 제15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면서 "8월부터 모든 사업자들이 기 보유한 고객주민번호 정보를 폐기하고 추가 수집 또한 금지해야 하나 현실적으로 중소기업들이 이를 완전하게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정 기간 동안 (단속에 적발돼도)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설정하는 기획을 준비해달라"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2월 전임 이경재 방통위원장이 국회 정보유출 국정조사에서 "정보유출로 불안해하는 국민정서를 고려해 유예기간 단축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방향과도 배치된다. 두달여만에 방통위의 정책 방향이 바뀐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보안 전문가는 "KT 정보유출과 같은 대형 사고도 문제지만, 보안역량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중소사업자들이 더 큰 문제"라면서 "해커는 대기업 중앙시스템보다 이런 중소 변방 시스템을 노리기 때문에 이들의 정보 파기, 관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정보보호 정책 전문가도 "정책시행 2년이 되도록 홍보 부족과 무관심으로 정책 이행력에 심각한 균열이 생긴 점을 뜯어 고쳐야지 유예 기간을 늘리는 게 말이 되냐"며 "반복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해 국민 불안감이 높은 때 `정책 유예'를 남발하는 것은 정보보호 사각지대를 스스로 초래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주민번호 수집금지를 이미 법으로 선포해 놓고 특정분야 사업자들에게는 수집을 허용한 조항도 있다. 형평성 논란이 이는 이유다.
방통위는 지난 2013년6월14일 고시를 통해 `영업상목적을위하여주민번호수집이용이불가피한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알뜰폰 사업자(MVNO)를 지정, 이들에게는 가입자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했다.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2 2항을 통해 법적 근거도 넣어놨다.
익명을 요구한 통신정책 전문가는 "당시 방통위는 알뜰폰 가입자들이 MNO(망을 소유한 이동통신3사)와 달리 휴대폰 본인인증 서비스 등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해결하려고 해당 고시를 마련했다"면서 "이후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지면서 MNO의 주민번호 수집은 금지되고 알뜰폰 사업자들은 허용되는 독소조항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부분은 산업 활성화를 이유로 정보보호의 가치를 무시해 결과적으로 이용자에게 큰 불이익을 끼친 금융권의 `금융지주회사 제48조의2' 법령과도 일맥상통한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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