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온 나라가 침통함에 빠져 있다. 세월호 침몰 지점에 잠수부들을 투입,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기상악화와 강한 조류로 수색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미군들도 포기한 조류에 목숨까지 걸고 밤과 낮 구분도 없이 수색작업이 진행되었다. 시속 10Km, 수경이 벗겨질 정도로 물살이 빠르다고 하니 가히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2대와 운용 인력이 수중 탐색에 투입되었지만 기대에 비해 성과가 그리 크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닷속 난파선 탐사, 기뢰 제거 등 위험 임무에 활용되는 ROV는 약 1m 크기의 정방형 모양으로 관측함과 케이블로 연결해 원격 조작하는 방식으로 해저 영상을 전달받아 수중을 탐색하지만 맹골의 거센 조류와 혼탁한 시야 탓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21세기에 들어 혁혁한 공을 세운 ICT 기술이 이번 해상사고에서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다만, 무선통신, 음향/음파 탐지기 등이 사용되었고 탑승객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통화와 문자 전송이 가능해 생사의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에게 마지막 유언도 남길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정작 최악의 상황, 재난, 재해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무력하게 지켜만 봐야하니 분함 이전에 슬픔을 느낀다. 한술 더 떠 오히려 ICT 기술을 악용해서 스미싱과 SNS를 통한 허위사실이 유포되는 등 역기능만 대거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무사고를 자랑하는 무인자동차에 무인로봇, 드론 등으로 거칠 것 없이 발전하는 최신의 ICT 기술에 비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화성 탐사로봇 글로벌 서베이어호가 진도 앞바다도 아닌 저멀리 화성 궤도에 진입하여 임무를 수행한 것이 이미 1997년, 18년 전의 일이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돌이켜 보며 우리 ICT의 역할과 기여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한번 되돌아 보고 어떻게 개선했으면 좋을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 마침 엊그제 21일은 정보통신의 날이기도 해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첫째,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나라는 ICT를 통해 놀랄만큼 발전해 왔으나 ICT기술은 단지 생활의 이기로 활용되었을 뿐, 정작 사람을 대신하고 위험을 넘어 작업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적용에는 아직 달하지 못했다. 무인탐사정 해미래호, 다관절 해양로봇 크랩스터(2.5m) 등의 노력도 있으나 이제 겨우 테스트 중이거나 적은 예산으로 여전히 개발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둘째, ICT 기술이 타 산업, 분야에까지 미치는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그간 자동차, 건설, 철강 등 Non-IT 산업 분야에 융합의 노력을 배가해 왔으나 확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 이를 좀 더 당길 수 있는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선박에서는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항법시스템을 표준ㆍ자동화하고 육상에서는 관제ㆍ모니터링으로 선박 운항을 원격 지원하기 위한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이내비게이션) 도입이 국제해사기구(IMO)와 각 나라에서 추진 중이라는데 IMO는 2018년에나 단계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라고 하여 먼 미래 얘기로만 들린다.
셋째, 범국가 차원의 안전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교훈으로 재해 콘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휘부에 걸맞는 안전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실시간 파악 및 정확한 상황인식이 가능해야 한다. 마침 최신 ICT 기술은 정보의 처리와 유통의 IT 인프라 개념을 넘어 센서, 위치정보와 같은 인식기술의 적용, IoT 통신으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들어 특히 IoT의 관심은 더욱더 높아졌고 특히 이번 달 4월만해도 IoT관련 기술과 표준, 시장에 대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줄을 이어 개최됐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안전 인프라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우리 사회는 이번 사고를 기화로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원칙준수와 안전성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다만, 새로이 구축될 안전네트워크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것이며, 중복, 중첩 등 낭비요소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위치정보로 노출되는 개인의 사생활과 보안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일은 벅차고 힘들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 모든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범 국가차원에서의 보다 체계적인 설계와 구축 계획이 요구된다. 그래서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를 제대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마트러닝산업지원센터장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 2대와 운용 인력이 수중 탐색에 투입되었지만 기대에 비해 성과가 그리 크지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닷속 난파선 탐사, 기뢰 제거 등 위험 임무에 활용되는 ROV는 약 1m 크기의 정방형 모양으로 관측함과 케이블로 연결해 원격 조작하는 방식으로 해저 영상을 전달받아 수중을 탐색하지만 맹골의 거센 조류와 혼탁한 시야 탓에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21세기에 들어 혁혁한 공을 세운 ICT 기술이 이번 해상사고에서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다만, 무선통신, 음향/음파 탐지기 등이 사용되었고 탑승객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통화와 문자 전송이 가능해 생사의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에게 마지막 유언도 남길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정작 최악의 상황, 재난, 재해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무력하게 지켜만 봐야하니 분함 이전에 슬픔을 느낀다. 한술 더 떠 오히려 ICT 기술을 악용해서 스미싱과 SNS를 통한 허위사실이 유포되는 등 역기능만 대거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무사고를 자랑하는 무인자동차에 무인로봇, 드론 등으로 거칠 것 없이 발전하는 최신의 ICT 기술에 비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화성 탐사로봇 글로벌 서베이어호가 진도 앞바다도 아닌 저멀리 화성 궤도에 진입하여 임무를 수행한 것이 이미 1997년, 18년 전의 일이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를 돌이켜 보며 우리 ICT의 역할과 기여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한번 되돌아 보고 어떻게 개선했으면 좋을지 고민해 봤으면 한다. 마침 엊그제 21일은 정보통신의 날이기도 해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첫째, 지난 30여년 동안 우리나라는 ICT를 통해 놀랄만큼 발전해 왔으나 ICT기술은 단지 생활의 이기로 활용되었을 뿐, 정작 사람을 대신하고 위험을 넘어 작업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적용에는 아직 달하지 못했다. 무인탐사정 해미래호, 다관절 해양로봇 크랩스터(2.5m) 등의 노력도 있으나 이제 겨우 테스트 중이거나 적은 예산으로 여전히 개발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둘째, ICT 기술이 타 산업, 분야에까지 미치는데는 꽤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그간 자동차, 건설, 철강 등 Non-IT 산업 분야에 융합의 노력을 배가해 왔으나 확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고 있다. 이를 좀 더 당길 수 있는 대안마련이 필요하다. 선박에서는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항법시스템을 표준ㆍ자동화하고 육상에서는 관제ㆍ모니터링으로 선박 운항을 원격 지원하기 위한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이내비게이션) 도입이 국제해사기구(IMO)와 각 나라에서 추진 중이라는데 IMO는 2018년에나 단계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라고 하여 먼 미래 얘기로만 들린다.
셋째, 범국가 차원의 안전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교훈으로 재해 콘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휘부에 걸맞는 안전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실시간 파악 및 정확한 상황인식이 가능해야 한다. 마침 최신 ICT 기술은 정보의 처리와 유통의 IT 인프라 개념을 넘어 센서, 위치정보와 같은 인식기술의 적용, IoT 통신으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 들어 특히 IoT의 관심은 더욱더 높아졌고 특히 이번 달 4월만해도 IoT관련 기술과 표준, 시장에 대한 세미나와 컨퍼런스가 줄을 이어 개최됐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력과 장비는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임을 감안한다면 안전 인프라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늦었지만 우리 사회는 이번 사고를 기화로 여러 문제를 인식하고 원칙준수와 안전성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다만, 새로이 구축될 안전네트워크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것이며, 중복, 중첩 등 낭비요소도 발생하게 될 것이다. 위치정보로 노출되는 개인의 사생활과 보안문제도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창조하는 일은 벅차고 힘들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 모든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본다. 범 국가차원에서의 보다 체계적인 설계와 구축 계획이 요구된다. 그래서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를 제대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스마트러닝산업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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