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개인정보 관리와 진화하는 해킹 기술로
정보 유출 방지 어려워져 관련 제도와 법을
제대로 바로 세워야 국민 안전 지킬 수 있어
정보 유출 방지 어려워져 관련 제도와 법을
제대로 바로 세워야 국민 안전 지킬 수 있어
도대체 새지 않은 곳이 어디란 말인가? 최근 잇따라 밝혀진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두고 우려를 넘어 냉소적인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회사, 은행 등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몰, 통신사, 포털 등 유출 기관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매년 20%씩 증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수천만건, 중국 마케팅 서비스 회사의 1억5000만건, 그리고 미국 카드사의 35만건 등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이다.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공공연히 거래되어 막대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 멀티미디어 사회, 지식 정보 사회,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 등 화려한 언어로 표현되는 현대 사회의 그늘이다.
사실 정보혁명은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세계를 변화시켰다. 기존 산업분야의 생산성이 높아졌고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제품과 서비스들이 나타나 삶을 편리하게 해주었다. 반면에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포함한 사생활)' 문제가 대두되었다. 정보화 사회에서 `프라이버시'는 `개인이 자신에 관한 정보와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다양한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개개인이 수집하고 처리하는 정보가 많아졌고, 그런 개인을 다시 하나의 관찰 대상, 감시 대상, 이용 대상으로 볼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나의 정보를 가지고 내 삶을 뿌리째 뒤흔든다. 프라이버시를 잃어버린 개인들, 감시의 대상이자 소비의 주체로서만 존재하는 개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인과 사회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우리 사회의 공적 장치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개인정보를 법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면, 개인정보란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라고 한다.
그런데 광범위하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마케팅, 금융 사기 등으로 강도를 높여가며 악용된다. 기업들의 안일한 개인정보 관리와 갈수록 진화하는 해킹 기술 때문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정보 유출의 악의적 활용을 피해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정보유출 자체를 막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유출된 개인 정보가 불법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앞으로 개인정보의 유출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화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보보호와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다양한 법안이다. 이 법안들에는 보이스 피싱 등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발신번호 변조 방지, 불법 전화번호 이용정지, 대포폰 차단, 명의도용 등 부정이용 방지를 위한 본인 확인 강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기술 조치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 시 신고 의무 강화, 개인정보 파기조치 강화, 개인정보 사전유출 방지 강화 등 관련 조항 개정이 주요 내용이다.
법과 제도는 현실을 따라가기 바쁘지만 세계적인 정보기술 전쟁터 속에서 제도와 법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면 정보화 사회의 그늘은 넓고 짙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안이 빠른 시간 내에 통과되고, 제대로 기능하여 정보화 사회 속에 국민의 안전과 존엄성이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이렇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공공연히 거래되어 막대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 멀티미디어 사회, 지식 정보 사회,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 등 화려한 언어로 표현되는 현대 사회의 그늘이다.
사실 정보혁명은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큼 세계를 변화시켰다. 기존 산업분야의 생산성이 높아졌고 이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제품과 서비스들이 나타나 삶을 편리하게 해주었다. 반면에 `프라이버시(개인정보를 포함한 사생활)' 문제가 대두되었다. 정보화 사회에서 `프라이버시'는 `개인이 자신에 관한 정보와 유통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다양한 `개인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개개인이 수집하고 처리하는 정보가 많아졌고, 그런 개인을 다시 하나의 관찰 대상, 감시 대상, 이용 대상으로 볼 수 있는 공간도 넓어졌다. 누군가 나를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나의 정보를 가지고 내 삶을 뿌리째 뒤흔든다. 프라이버시를 잃어버린 개인들, 감시의 대상이자 소비의 주체로서만 존재하는 개인들은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하여 개인과 사회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우리 사회의 공적 장치는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는가? 우리 사회에서 개인정보를 법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2011년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면, 개인정보란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라고 한다.
그런데 광범위하게 유출된 개인정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보이스 피싱이나 불법 마케팅, 금융 사기 등으로 강도를 높여가며 악용된다. 기업들의 안일한 개인정보 관리와 갈수록 진화하는 해킹 기술 때문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정보 유출의 악의적 활용을 피해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정보유출 자체를 막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미 유출된 개인 정보가 불법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앞으로 개인정보의 유출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보화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계류 중인 정보보호와 관련된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 다양한 법안이다. 이 법안들에는 보이스 피싱 등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발신번호 변조 방지, 불법 전화번호 이용정지, 대포폰 차단, 명의도용 등 부정이용 방지를 위한 본인 확인 강화, 전화금융사기 예방을 위한 기술 조치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개인정보 유출 시 신고 의무 강화, 개인정보 파기조치 강화, 개인정보 사전유출 방지 강화 등 관련 조항 개정이 주요 내용이다.
법과 제도는 현실을 따라가기 바쁘지만 세계적인 정보기술 전쟁터 속에서 제도와 법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다면 정보화 사회의 그늘은 넓고 짙어질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안이 빠른 시간 내에 통과되고, 제대로 기능하여 정보화 사회 속에 국민의 안전과 존엄성이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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