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보조금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번호이동 자율제한제(서킷 브레이크)와 관련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도 도입 배경인 통신업체간 과당 경쟁을 규제하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뿐 아니라 제도 악용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번호이동 서킷 브레이크는 증권시장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증시가 특정 호재나 악재로 인해 급격한 시세변동을 일으킬 경우, 일시 거래중지를 통해 시장 참여자의 과열을 막는 제도다. 통신시장도 하루 가능한 번호이동에 대한 상한선을 설정해 업체간 보조금 경쟁에 따른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표면적으로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큰 틀의 자율제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꺼플만 더 들어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서킷브레이크 시행은 하루 번호이동을 할 수 있는 상한을 정해놓은 것으로, 그 상한에 대한 기준을 잡기가 애매하고, 일선 대리점 등의 가입현장에서 오늘 번호이동이 꽉 차서 가입이 안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예약을 통해 다음 날로 넘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이동통신3사 가운데 한 곳이 인위적으로 하루 가입상한에 해당하는 가입자를 몰아서 아침 일찍 전산에 등록시켜 버리면 다른 2곳의 통신사는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악용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를 방지하려면 한 회사당 가입시킬 수 있는 상한을 또 정해야 한다.
규제의 빈 틈을 방지하기 위해 또 다른 규제 방안이 나오는 식이다.
이통통신사간 담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개통을 이통사별 협의를 통해 얼마든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식도 겉으로는 자율제한 아닌가. 담합에 대한 유혹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근본적으로는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번호이동 가입자 수를 정책당국이 통제한다는 발상자체부터가 반 시장적이고, 탁상행정이다.
보조금 정책도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기업의 마케팅 영역에 속하는 보조금의 상한을 정해놓고, 이 이상 지급할 경우 불법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과연 자유 시장 경쟁에서 타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조금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처럼, 이번 정책역시 번호이동 가입자를 일정 범위안에 가둬두면 시장을 통제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리에 기반한 것이 아닌가.
정책당국이 보조금이 갖는 산업적 선순환 기능을 배제하고 있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보조금은 통신산업의 생태계에서 성장의 에너지가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모바일 강국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근저에는 보조금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단말기를 수용할 수 있는 힘을 만든 것이 컸다. 물론 너무 빨리 단말기를 교체하는 등의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보조금이 없었다면 탄탄한 통신 내수 시장 구축은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 단말기가 수출 1위 품목이 된 것도 이같은 내수 시장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통신정책은 시대의 흐름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고 없어져 왔지만, 그 기저에는 산업을 생각해야 한다. 정책이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흐르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정책규제를 통한 존재의 의미를 찾아 왔다면, 이제는 이를 내려놓고 시장 경쟁에 맡겨야 한다.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번호이동 서킷 브레이크는 증권시장에서 차용한 개념이다. 증시가 특정 호재나 악재로 인해 급격한 시세변동을 일으킬 경우, 일시 거래중지를 통해 시장 참여자의 과열을 막는 제도다. 통신시장도 하루 가능한 번호이동에 대한 상한선을 설정해 업체간 보조금 경쟁에 따른 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표면적으로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큰 틀의 자율제한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 꺼플만 더 들어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서킷브레이크 시행은 하루 번호이동을 할 수 있는 상한을 정해놓은 것으로, 그 상한에 대한 기준을 잡기가 애매하고, 일선 대리점 등의 가입현장에서 오늘 번호이동이 꽉 차서 가입이 안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예약을 통해 다음 날로 넘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이동통신3사 가운데 한 곳이 인위적으로 하루 가입상한에 해당하는 가입자를 몰아서 아침 일찍 전산에 등록시켜 버리면 다른 2곳의 통신사는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악용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를 방지하려면 한 회사당 가입시킬 수 있는 상한을 또 정해야 한다.
규제의 빈 틈을 방지하기 위해 또 다른 규제 방안이 나오는 식이다.
이통통신사간 담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번호이동 가입자에 대한 개통을 이통사별 협의를 통해 얼마든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형식도 겉으로는 자율제한 아닌가. 담합에 대한 유혹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
근본적으로는 하루 처리할 수 있는 번호이동 가입자 수를 정책당국이 통제한다는 발상자체부터가 반 시장적이고, 탁상행정이다.
보조금 정책도 마찬가지다. 어찌 보면 기업의 마케팅 영역에 속하는 보조금의 상한을 정해놓고, 이 이상 지급할 경우 불법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과연 자유 시장 경쟁에서 타당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조금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처럼, 이번 정책역시 번호이동 가입자를 일정 범위안에 가둬두면 시장을 통제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리에 기반한 것이 아닌가.
정책당국이 보조금이 갖는 산업적 선순환 기능을 배제하고 있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보조금은 통신산업의 생태계에서 성장의 에너지가 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이 모바일 강국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근저에는 보조금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단말기를 수용할 수 있는 힘을 만든 것이 컸다. 물론 너무 빨리 단말기를 교체하는 등의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지만, 보조금이 없었다면 탄탄한 통신 내수 시장 구축은 불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신 단말기가 수출 1위 품목이 된 것도 이같은 내수 시장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통신정책은 시대의 흐름에 의해 새로 만들어지고 없어져 왔지만, 그 기저에는 산업을 생각해야 한다. 정책이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흐르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동안 정책규제를 통한 존재의 의미를 찾아 왔다면, 이제는 이를 내려놓고 시장 경쟁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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