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대규모 리콜은 엔지니어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줘
소비자를 위한 사명의식이 필요한 때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줘
소비자를 위한 사명의식이 필요한 때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인 GM이 소형차의 점화스위치를 잘못 설계하고 생산해 운전자들과 탑승자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 이를 알면서도 쉬쉬하면서 10년이 넘게 문제를 키워 이제 점화장치 때문에 리콜한 차량이 260만대이고 다른 리콜까지 합치면 600만대를 넘는 등 리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GM은 이 리콜로 인해 감당해야하는 비용이 이미 1조 3천억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GM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새로운 여자 CEO Mary Barra는 연일 상원과 하원에 불려가 혹독한 질문에 시달리는 등 곤경에 빠졌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처음부터 차분히 알아보자. GM이 점화스위치의 설계를 승인한 시기는 2002년인데 그 이미 이 부품을 생산할 Delphi는 이 부품의 토크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스위치가 주행 중에 액세서리 모드나 시동 꺼짐 모드로 움직일 수도 있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그 후 GM의 엔지니어들에 의해서도 계속 제기되는데 드디어 2004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이 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고 가족들은 GM에 소송을 걸어 합의금을 받았다.그 후 GM은 점화스위치에 대해 조사하나 중간에 중단하고 사고는 계속된다. 2005년에 GM은 시동키에 무거운 물건을 걸면 주행 중에 시동이 갑자기 꺼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자동차딜러들에게 알렸다.
2006년에 Ray DeGiorgio라는 점화스위치 개발 책임엔지니어가 Delphi에게 스위치의 변경을 승인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때 이 부품의 번호를 바꾸지 않고 과거의 번호를 그대로 승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나중에 이 점화스위치 문제를 내부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2006년 변경이후에 생산된 차량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데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해 조사기간만 늘어나고 리콜이 늦어지게 된다.
계속된 인명사고는 13건에 이르고 많은 소송이 제기되며 2014년 2월에 대규모 리콜이 이루어진다. 2014년 4월 초에 CEO Mary Barra는 하원과 상원의 소위원회에서 답변하느라 혼이 나고 8일부터는 NTHSA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벌금으로 하루에 700만원 넘게 물고 있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만약 초기에 제대로 대처해서 설계변경을 하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고 2006년에 문제가 있어 설계를 변경할 때라도 기존에 생산된 차량들을 리콜했더라면 훨씬 비용도 적게 들고 그 후의 많은 사고로 인한 피해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GM이 이렇게 무능하게 대처한 원인이 무엇일까? 필자가 여러 뉴스를 보면서 판단하건대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GM이 가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설계를 잘못했다. 처음부터 설계를 제대로 하여 튼튼한 스프링을 사용해서 스위치가 주행 중에 갑자기 위치가 바뀌지 않게 하였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둘째는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었고 추가 조사도 여러 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수정이 제 때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셋째는 2006년에 수정을 했을 때 이를 이해관련자들에게 알리고 문제부품은 리콜해서 교환해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몰래 부품번호도 바꾸지 않고 설계변경을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비용절감과 생산 스케쥴에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닐까? 대상차량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고급차량이 아니고 서민용 소형차량이다 보니 개당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였고 문제제기를 받았을 때는 이미 생산라인이 깔려있고 이를 변경하려면 수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니 그냥 문제제기를 무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는 엔지니어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핵심인물이 Ray DeGiorgio인데 이 사람이 윤리의식이 투철하여 처음에 개발한 점화스위치가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을 때 적극적으로 안전한 스위치로 바꾸어야 하고 기존 차량은 리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전체 과정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에는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괜히 침소봉대하여 회사에 해를 끼치는 사람으로 여겨지겠지만 나중에는 바로 회사를 살리는 사람인 것이 밝혀졌을 것이다. 설령 안 알려졌다 하더라도 본인은 양심이 떳떳했을 것이다. 그는 작년에 사망자가족이 G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재판에서 본인은 2006년에 점화스위치 변경을 한 것을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는데 그게 거짓말임이 GM 청문회에서 밝혀졌다. 그만의 책임은 아니고 관련된 여러 사람의 공통책임이겠지만 점화스위치개발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는 이 리콜사태의 핵심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되어 최근 모든 업무에서 배제됐다.GM 리콜사태는 엔지니어들이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소비자를 위해 차를 개발한다는 확실한 사명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처음부터 차분히 알아보자. GM이 점화스위치의 설계를 승인한 시기는 2002년인데 그 이미 이 부품을 생산할 Delphi는 이 부품의 토크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스위치가 주행 중에 액세서리 모드나 시동 꺼짐 모드로 움직일 수도 있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그 후 GM의 엔지니어들에 의해서도 계속 제기되는데 드디어 2004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이 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고 가족들은 GM에 소송을 걸어 합의금을 받았다.그 후 GM은 점화스위치에 대해 조사하나 중간에 중단하고 사고는 계속된다. 2005년에 GM은 시동키에 무거운 물건을 걸면 주행 중에 시동이 갑자기 꺼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자동차딜러들에게 알렸다.
2006년에 Ray DeGiorgio라는 점화스위치 개발 책임엔지니어가 Delphi에게 스위치의 변경을 승인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때 이 부품의 번호를 바꾸지 않고 과거의 번호를 그대로 승계한 것이다. 이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하는데, 나중에 이 점화스위치 문제를 내부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2006년 변경이후에 생산된 차량에서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데 그 이유를 알아내지 못해 조사기간만 늘어나고 리콜이 늦어지게 된다.
계속된 인명사고는 13건에 이르고 많은 소송이 제기되며 2014년 2월에 대규모 리콜이 이루어진다. 2014년 4월 초에 CEO Mary Barra는 하원과 상원의 소위원회에서 답변하느라 혼이 나고 8일부터는 NTHSA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벌금으로 하루에 700만원 넘게 물고 있다.
이 과정을 살펴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생각난다. 만약 초기에 제대로 대처해서 설계변경을 하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고 2006년에 문제가 있어 설계를 변경할 때라도 기존에 생산된 차량들을 리콜했더라면 훨씬 비용도 적게 들고 그 후의 많은 사고로 인한 피해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GM이 이렇게 무능하게 대처한 원인이 무엇일까? 필자가 여러 뉴스를 보면서 판단하건대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GM이 가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설계를 잘못했다. 처음부터 설계를 제대로 하여 튼튼한 스프링을 사용해서 스위치가 주행 중에 갑자기 위치가 바뀌지 않게 하였더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둘째는 이 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 있었고 추가 조사도 여러 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수정이 제 때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셋째는 2006년에 수정을 했을 때 이를 이해관련자들에게 알리고 문제부품은 리콜해서 교환해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몰래 부품번호도 바꾸지 않고 설계변경을 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비용절감과 생산 스케쥴에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닐까? 대상차량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고급차량이 아니고 서민용 소형차량이다 보니 개당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였고 문제제기를 받았을 때는 이미 생산라인이 깔려있고 이를 변경하려면 수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니 그냥 문제제기를 무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 과정을 살펴보면 우리는 엔지니어의 윤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핵심인물이 Ray DeGiorgio인데 이 사람이 윤리의식이 투철하여 처음에 개발한 점화스위치가 차량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을 때 적극적으로 안전한 스위치로 바꾸어야 하고 기존 차량은 리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전체 과정이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에는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괜히 침소봉대하여 회사에 해를 끼치는 사람으로 여겨지겠지만 나중에는 바로 회사를 살리는 사람인 것이 밝혀졌을 것이다. 설령 안 알려졌다 하더라도 본인은 양심이 떳떳했을 것이다. 그는 작년에 사망자가족이 GM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재판에서 본인은 2006년에 점화스위치 변경을 한 것을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는데 그게 거짓말임이 GM 청문회에서 밝혀졌다. 그만의 책임은 아니고 관련된 여러 사람의 공통책임이겠지만 점화스위치개발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는 이 리콜사태의 핵심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되어 최근 모든 업무에서 배제됐다.GM 리콜사태는 엔지니어들이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소비자를 위해 차를 개발한다는 확실한 사명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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