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행장ㆍ김승유 전 회장 징계에 하나은행 어수선
금융권에 전 최고경영자(CEO) 발 리스크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과거 CEO를 둘러싼 의혹과 징계가 잇따르면서 개인정보 유출과 내부통제 사고로 가뜩이나 어수선한 금융권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종준 행장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거취에 대한 소문이 난무하는 등 하나은행이 곤란을 겪고 있다.
급기야 하나은행은 이날 김 행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까지 은행장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대내외의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자칫 경영공백이 곧장 조직의 피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내부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해명으로 당장 사퇴설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리더십의 손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저축은행 부당지원 사건과 관련해 김 행장에게 문책경고(상당)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상당)를 내렸다. 문책경고는 향후 3년 이상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과거 CEO의 제왕적 경영이 불러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행장이 지시를 부인했고 김 전 회장이 직접 지시를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김 전 회장은 김 행장에게 "투자를 알아 보라"고 말해 징계를 받았다.
더욱이 김 행장은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당지원이 이뤄졌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전 CEO 문제로 하나은행은 경영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번에 기관주의를 받은 하나금융지주도 전 CEO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긴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도쿄지점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자살한 전 도쿄지점장이 이 회장의 측근이었으며 이 회장이 자주 도쿄지점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과거 CEO가 거론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금감원이 KB국민은행이 지분을 인수했던 카자흐스탄 BCC(센터크레디트은행)에 대해 점검이 있었다. BCC는 국민은행이 2008년 강정원 전 행장 당시 지분 41.9%를 사들인 현지 은행이다. 9392억원을 투자했으나 투자실패로 매입 직후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강 전 행장은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었지만 중징계 등의 이유로 사퇴해 KB금융이 혼란에 빠졌었다. 그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2010년에는 신한사태가 있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이 내분으로 고소ㆍ고발전을 벌였다. 결국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이미지는 추락했고 혼란을 수습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금융권은 계속되는 지주 회장, 은행장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제왕적 경영과 내부 정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불거진 CEO들의 문제 원인은 제왕적인 지시와 비판 없이 그것을 따르는 관행이었다"며 "이런 것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종준 행장이 중징계를 받으면서 거취에 대한 소문이 난무하는 등 하나은행이 곤란을 겪고 있다.
급기야 하나은행은 이날 김 행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까지 은행장 직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대내외의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자칫 경영공백이 곧장 조직의 피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내부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해명으로 당장 사퇴설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리더십의 손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저축은행 부당지원 사건과 관련해 김 행장에게 문책경고(상당)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주의적 경고(상당)를 내렸다. 문책경고는 향후 3년 이상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과거 CEO의 제왕적 경영이 불러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를 받고 옛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가 손실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행장이 지시를 부인했고 김 전 회장이 직접 지시를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김 전 회장은 김 행장에게 "투자를 알아 보라"고 말해 징계를 받았다.
더욱이 김 행장은 김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측근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부당지원이 이뤄졌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결국 전 CEO 문제로 하나은행은 경영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셈이다. 이번에 기관주의를 받은 하나금융지주도 전 CEO 문제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긴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도쿄지점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자살한 전 도쿄지점장이 이 회장의 측근이었으며 이 회장이 자주 도쿄지점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과거 CEO가 거론되면서 난감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금감원이 KB국민은행이 지분을 인수했던 카자흐스탄 BCC(센터크레디트은행)에 대해 점검이 있었다. BCC는 국민은행이 2008년 강정원 전 행장 당시 지분 41.9%를 사들인 현지 은행이다. 9392억원을 투자했으나 투자실패로 매입 직후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강 전 행장은 2010년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받았다. 강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됐었지만 중징계 등의 이유로 사퇴해 KB금융이 혼란에 빠졌었다. 그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2010년에는 신한사태가 있었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이 내분으로 고소ㆍ고발전을 벌였다. 결국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이미지는 추락했고 혼란을 수습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금융권은 계속되는 지주 회장, 은행장 등으로 인한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적법한 절차를 무시한 제왕적 경영과 내부 정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불거진 CEO들의 문제 원인은 제왕적인 지시와 비판 없이 그것을 따르는 관행이었다"며 "이런 것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문제가 계속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기자 kjk@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