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권 남발금지`조건부 승인 유력
업계 “프랜드원칙보다 강한조건 제시해야”…오바마 대통령 방한 변수로
업계 “프랜드원칙보다 강한조건 제시해야”…오바마 대통령 방한 변수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노키아 합병에 대해 기업결합심사를 진행중인 가운데 그 결과가 주목된다. 공정위도 앞서 중국과 마찬가지로 양사의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일 공정위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안에 MS와 노키아 합병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MS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인수를 발표한 이후 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유럽과 미국은 지난해 12월 양사의 합병에 대해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하지만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규제 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심사숙고해왔다. MS와 노키아가 합병할 경우 양사가 가진 특허를 이용해 경쟁사들을 압박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1분기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양사의 계획은 차질이 빚어졌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은 중국 정부에 이같은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전지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지난달 7일 공정위에 공동 건의문을 제출했다. 국내 전자 업계는 건의문에서 "MS가 노키아를 인수한 후 노키아의 특허를 활용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를 견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의 반발을 의식해 중국 상무부는 지난 8일 "MS와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 공정위도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공정위 내부에서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그 수위를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MS보다는 노키아다. MS는 현재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대당 5(스마트폰)∼10달러(태블릿PC)의 특허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그동안 경쟁 휴대폰 제조사들과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휴대폰 관련 특허료를 크게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키아의 휴대폰 부문이 MS와 합병하게 되면 노키아는 직접 휴대폰을 제조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전자업계의 분석이다. MS가 노키아 휴대폰 부문을 인수하면 결과적으로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는 하지 않고 관련 특허만 보유하는 NPE(Non-Practicing Entity)가 되는 것이다. 노키아는 약 3만건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7000건이 통신 관련 특허다. 실제로 노키아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특허료를 20배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지난 3월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MS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는 중국내 업체가 표준 특허를 침해하더라도 판매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합병 후에도 현재와 같은 기술특허 사용료나 허가조건 수준을 초과하지 않기로 했다.
노키아에 대해서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프랜드는 표준특허 보유자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경쟁업체에 특허 사용권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자 업계는 중국 규제 당국이 조건부 승인을 내린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정위가 보다 더 강한 조건을 내세우기를 원하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노키아에 요구한 FRAND 원칙은 현재에도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이보다 강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공정위의 심사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MS와 노키아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합병은 한국 정부의 승인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안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20일 공정위 및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안에 MS와 노키아 합병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MS는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인수를 발표한 이후 각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승인 절차를 밟아왔다. 유럽과 미국은 지난해 12월 양사의 합병에 대해 조건 없이 승인했다. 하지만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규제 당국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심사숙고해왔다. MS와 노키아가 합병할 경우 양사가 가진 특허를 이용해 경쟁사들을 압박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올해 1분기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겠다는 양사의 계획은 차질이 빚어졌다.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은 중국 정부에 이같은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전지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지난달 7일 공정위에 공동 건의문을 제출했다. 국내 전자 업계는 건의문에서 "MS가 노키아를 인수한 후 노키아의 특허를 활용해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를 견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의 반발을 의식해 중국 상무부는 지난 8일 "MS와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 공정위도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공정위 내부에서는 양사의 합병에 대해 조건부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그 수위를 최종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우려하는 것은 MS보다는 노키아다. MS는 현재에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대당 5(스마트폰)∼10달러(태블릿PC)의 특허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키아는 그동안 경쟁 휴대폰 제조사들과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휴대폰 관련 특허료를 크게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키아의 휴대폰 부문이 MS와 합병하게 되면 노키아는 직접 휴대폰을 제조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특허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전자업계의 분석이다. MS가 노키아 휴대폰 부문을 인수하면 결과적으로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는 하지 않고 관련 특허만 보유하는 NPE(Non-Practicing Entity)가 되는 것이다. 노키아는 약 3만건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7000건이 통신 관련 특허다. 실제로 노키아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특허료를 20배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중국 언론들은 지난 3월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MS에 대해서는 안드로이드폰을 생산하는 중국내 업체가 표준 특허를 침해하더라도 판매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합병 후에도 현재와 같은 기술특허 사용료나 허가조건 수준을 초과하지 않기로 했다.
노키아에 대해서는 프랜드(FRAND)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프랜드는 표준특허 보유자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경쟁업체에 특허 사용권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전자 업계는 중국 규제 당국이 조건부 승인을 내린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공정위가 보다 더 강한 조건을 내세우기를 원하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노키아에 요구한 FRAND 원칙은 현재에도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이보다 강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공정위의 심사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MS와 노키아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합병은 한국 정부의 승인 절차만 남겨놓은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심사가 진행중인 안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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