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ㆍ공인인증서 요구… 크롬ㆍ사파리 접속 안돼
누구나 규제개혁에 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청와대가 지난 3일 인터넷상에 문을 연 `규제개혁신문고'가 정작 `규제 1순위'로 꼽히는 액티브X와 본인인증으로 덕지덕지 도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개혁신문고는 지난 3월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철폐를 통한 경제 활성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보다 폭넓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그런데 규제 개선을 제안하려고 신문고에 접속한 이용자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을 요구하고, 보안을 강화한다며 `액티브X'로 구현된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는 요구가 사이트에 도배돼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철폐돼야 할 첫 번째 규제사례로 공인인증서를 꼽았고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금융위원회 등 유관부처는 공인인증서로 논란이 촉발된 각종 `액티브X'를 없애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런데 8일 디지털타임스가 규제개혁신문고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자 가장 첫 화면부터 소위 `액티브X'라 불리는 추가 프로그램(플러그인)을 통해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권했다.
액티브X와 같은 비표준 기술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 온 오픈넷은 "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키보드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라면서 설치프로그램(*.exe)을 내려주는 행위는 악성코드로 이용자 컴퓨터를 감염시키려는 악성사이트들이 하는 행위"라며 "규제철폐를 하겠다며 만든 규제개혁신문고에서 제일 먼저 없애야 할 액티브X를 설치하라고 여전히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반복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해 불안감이 높은 국민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것도 규제개혁신문고가 지닌 `아이러니' 중의 하나다. 청와대는 신문고를 소개하면서 `제안한 내용은 익명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견을 개진하려면 `실명인증'을 하고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게다가 이마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 브라우저에서만 실명인증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글 크롬이나 모바일 환경의 사파리 등은 인증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브라우저 이용을 고수하려면 `멀티브라우저' 플러그인을 또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오픈넷 측은 "규제개선 `건의'를 어째서 (주민등록번호가 있는)내국인에 한해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실명인증을 사용하지 말고 이메일 인증을 사용한다면 진정한 인터넷의 취지와 부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규제개혁신문고는 지난 3월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 철폐를 통한 경제 활성화 의지를 천명하면서 보다 폭넓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그런데 규제 개선을 제안하려고 신문고에 접속한 이용자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을 요구하고, 보안을 강화한다며 `액티브X'로 구현된 프로그램을 설치하라는 요구가 사이트에 도배돼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철폐돼야 할 첫 번째 규제사례로 공인인증서를 꼽았고 이에 미래창조과학부와 금융위원회 등 유관부처는 공인인증서로 논란이 촉발된 각종 `액티브X'를 없애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그런데 8일 디지털타임스가 규제개혁신문고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자 가장 첫 화면부터 소위 `액티브X'라 불리는 추가 프로그램(플러그인)을 통해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권했다.
액티브X와 같은 비표준 기술에 대해 꾸준히 비판해 온 오픈넷은 "페이지에 접속하자마자 키보드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라면서 설치프로그램(*.exe)을 내려주는 행위는 악성코드로 이용자 컴퓨터를 감염시키려는 악성사이트들이 하는 행위"라며 "규제철폐를 하겠다며 만든 규제개혁신문고에서 제일 먼저 없애야 할 액티브X를 설치하라고 여전히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수차례 반복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해 불안감이 높은 국민들에게 주민등록번호 등을 이용한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것도 규제개혁신문고가 지닌 `아이러니' 중의 하나다. 청와대는 신문고를 소개하면서 `제안한 내용은 익명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견을 개진하려면 `실명인증'을 하고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게다가 이마저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익스플로러 브라우저에서만 실명인증이 가능하도록 했다. 구글 크롬이나 모바일 환경의 사파리 등은 인증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브라우저 이용을 고수하려면 `멀티브라우저' 플러그인을 또 추가로 설치해야 했다.
오픈넷 측은 "규제개선 `건의'를 어째서 (주민등록번호가 있는)내국인에 한해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면서 "실명인증을 사용하지 말고 이메일 인증을 사용한다면 진정한 인터넷의 취지와 부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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