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등 다국적기업에 억 단위 혈세 뜯겨…
부당한 합의금 요구도
부당한 합의금 요구도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달아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저작권 분쟁이 표면으로 드러나 불법복제 공공기관이라는 낙인이 찍힐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저작권 사냥' 업체임을 알면서도 합의금 명목으로 혈세를 집행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7일 법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론에 민감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와 서울 각 구청은 물론, 지역 공공기관까지 SW 저작권 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저작권 분쟁을 진행중이거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SW로는 컴퓨터 화면을 캡처하는 ISDK의 오픈캡쳐, CCTV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 컴퓨터 프로그램을 별도 저장(백업)해 두는 시만텍의 고스트 등이다.
국내에서 이미 저작권 관련 소송까지 진행했던 오픈캡쳐의 경우 이미 서울시와 산하 구청, 주요 지자체들이 카피당 40만~50만원대의 배상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 SW의 가격이 2만원이라고 판시 했었다. 20배가 넘는 비용을 치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오픈캡쳐에 지불한 비용은 `억'단위를 넘고 구청까지 합산하면 규모는 더 크다"면서 "20배가 넘는 비용을 업체 측에 건넸으니 마땅히 차액 환수를 해야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CCTV용 운영체제 라이선스도 마찬가지다. MS는 PC나 CCTV와 같은 단말기 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른 CAL(client access licenses) 라이선스를 책정해 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안이나 시민 안전을 이유로 CCTV를 증설했던 지자체들은 SW라이선스는 외면한 채 불법적으로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CTV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여러 지자체가 CAL 라이선스 구매를 요구하는 MS의 내용증명을 받았다"면서 "모든 지자체가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작권 침해 같은 분쟁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추가 라이선스 외에도 약관에도 없는 금액을 `합의금'으로 요구해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만텍의 PC용 백업프로그램 고스트도 저작권 분쟁 불씨를 안고 있다. 동사무소나 구청, 시청 등에 설치해 둔 `민원인 PC'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탓에 수리를 할 때마다 백업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은 SW가 사용되는 것이다. 시만텍은 이와 관련해 저작권 침해 사실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쳤으나 실제 라이선스 비용 회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변호사는 "주로 인터넷에서 내려 받는 `무료 SW'에서 이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무료가 적용되는 대상과 기간이 제각각인데도 지자체에서 자격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업무용으로 이 프로그램들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저작권을 무기 삼아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SW업체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지자체가 제값 주고 SW를 이용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면서 "저작권 침해로 물어주는 금액은 결국 해당 지자체의 SW 관련 예산에서 소진되는 것이어서 반드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7일 법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론에 민감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와 서울 각 구청은 물론, 지역 공공기관까지 SW 저작권 사냥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 저작권 분쟁을 진행중이거나 분쟁 가능성이 높은 SW로는 컴퓨터 화면을 캡처하는 ISDK의 오픈캡쳐, CCTV 등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 컴퓨터 프로그램을 별도 저장(백업)해 두는 시만텍의 고스트 등이다.
국내에서 이미 저작권 관련 소송까지 진행했던 오픈캡쳐의 경우 이미 서울시와 산하 구청, 주요 지자체들이 카피당 40만~50만원대의 배상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이 SW의 가격이 2만원이라고 판시 했었다. 20배가 넘는 비용을 치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오픈캡쳐에 지불한 비용은 `억'단위를 넘고 구청까지 합산하면 규모는 더 크다"면서 "20배가 넘는 비용을 업체 측에 건넸으니 마땅히 차액 환수를 해야 하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MS의 CCTV용 운영체제 라이선스도 마찬가지다. MS는 PC나 CCTV와 같은 단말기 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른 CAL(client access licenses) 라이선스를 책정해 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보안이나 시민 안전을 이유로 CCTV를 증설했던 지자체들은 SW라이선스는 외면한 채 불법적으로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CCTV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여러 지자체가 CAL 라이선스 구매를 요구하는 MS의 내용증명을 받았다"면서 "모든 지자체가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작권 침해 같은 분쟁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추가 라이선스 외에도 약관에도 없는 금액을 `합의금'으로 요구해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만텍의 PC용 백업프로그램 고스트도 저작권 분쟁 불씨를 안고 있다. 동사무소나 구청, 시청 등에 설치해 둔 `민원인 PC'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탓에 수리를 할 때마다 백업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라이선스 비용을 내지 않은 SW가 사용되는 것이다. 시만텍은 이와 관련해 저작권 침해 사실에 대한 법리 검토를 거쳤으나 실제 라이선스 비용 회수를 위한 `행동'에 나설 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변호사는 "주로 인터넷에서 내려 받는 `무료 SW'에서 이같은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데 무료가 적용되는 대상과 기간이 제각각인데도 지자체에서 자격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업무용으로 이 프로그램들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저작권을 무기 삼아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일부 SW업체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지자체가 제값 주고 SW를 이용했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라면서 "저작권 침해로 물어주는 금액은 결국 해당 지자체의 SW 관련 예산에서 소진되는 것이어서 반드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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