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차엑스포` 15일 개막… 기아`쏘울EV`ㆍ BMW`i3`ㆍ닛산`리프` 자존심 경쟁
`국제전기차엑스포` 개막
세계 첫 전기자동차 박람회인 `제 1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15일 개막했다. 최근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및 관련 산업 현황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구밀도와 2.65명(지난해 기준) 당 1대 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도로교통 상황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전기차 대중화의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평한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통해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전기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이번 행사에 집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산업 활성화의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들의 입장이 아직 미온적이고,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인프라ㆍ전력요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하지만 시장 초기인 만큼, 관심만 모인다면 우리나라 특유의 적극성을 발휘해 국가적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국내ㆍ외 전기차, 제주도로 집결= 15일부터 1주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산차 업체 뿐 아니라 BMW코리아, 미아전기자동차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도 참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ㆍ코캄 등 배터리업체와 포스코ㆍ한국전력ㆍ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등 관련 부품ㆍ소재ㆍ충전 인프라 제조업체 등 50여개 사도 참여하며, 주최 추산 약 5만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되는 전기차도 다양하다. 기아차 레이EV를 비롯해 르노삼성 SM3 Z.E, 쉐보레 스파크EV 등 앞서 출시됐던 전기차 모델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기아차 쏘울EV, BMW i3, 닛산 리프 등도 등장한다. 이외에도 국내 중소업체 파워프라자가 전기트럭 모델 `피스(Peace)', 파워테크닉스는 전기화물차, 씨엠파트너스는 전기오토바이 등을 전시한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차는 쏘울EV와 BMW i3, 닛산 리프 등이다. 쏘울EV는 1회 충전하면 최대 148㎞를 달릴 수 있고, 27㎾h 리튬이온 배터리와 최대출력이 81.4㎾인 전기모터를 달아 상용 전기차 가운데 상위급에 속하는 동력 성능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2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145㎞이다.
BMW i3 역시 BMW가 양산형 순수 전기차로 처음 선보이는 모델로 지난해 9월 이후 전 세계시장에서 1만대 넘게 계약주문을 받는 등 벌써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차체뿐만 아니라 시트와 트렁크 부분을 모두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제작해 차체 경량화를 이뤘으며,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5.4kg.m,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7.2초면 충분하다. 22㎾h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약 160㎞에 이른다.
닛산 리프는 이미 전기차 글로벌 누적 판매 10만대 이상을 기록한 판매량 세계 1위 전기차다. 4kWh 리튬이온 전지가 들어가며 22㎾h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약 160㎞에 이른다. 급속충전 시 30분이면 80% 이상 충전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145km 이상이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전기차의 가격은 레이 3500만원, SM3.Z.E 4225만∼4338만원, 스파크 3990만원이며, 시판 예정인 쏘울은 4200만원 전후, 리프 5000만∼5500만원, i3 6500만∼6900만 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신성장동력 가능성 불구 대중화까지 갈 길 멀어=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시기상조'였다. 이유는 비싼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 전력난과 셰일가스 등장에 따른 유류비 안정화 등이었다. 하지만 테슬라가 모델S를 내놓으면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냈다. 친환경이긴 하나 느리고 불편할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슈퍼카 수준의 첨단 프리미엄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얼리어답터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과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전기차는 연료 공급과 연소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빠르고 기민하게 주행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스파크EV를 출시하면서 포르쉐 등 스포츠카와의 경주 동영상을 선보였다. 여기에서 스파크EV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출발 후 시속 50km까지 스포츠카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실제로 선보였다. 스파크EV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드는 시간은 단 8.5초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활성화에 따른 애프터마켓 시장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그에 따른 정비, 충전소, 리스 및 렌트, (배터리)리사이클링, 중고차, 이륜 전기차, 전기에너지 기반용품, 소형 ESS(전력저장장치), 전기차용 애프터서비스 부품 등 다양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 당장 시급한 것은 가격 경쟁력 확보다.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최대 1200대를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3000만원대로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사업 예산은 약 1000여 수준에 불과하다. 보조금 공모에서 당첨되지 못하면 4000만~6000만원에 이르는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 부담할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에서 처음 실시한 전기차 민간 보급 공모에서 약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만 낮아지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기술적으로는 배터리 가격이 관건이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주행거리도 늘어나지만 이 경우 차 가격이 비싸지고 부피가 커져 실내공간이 줄어든다.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모두 한국기업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아울러 충전 표준 문제와 인프라 부족의 문제도 있는데 이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줘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 급속충전 방식은 현대ㆍ기아차의 차데모(직류방식)와 유럽ㆍ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쓰는 DC(직류)콤보, 르노삼성차가 쓰는 AC(교류)방식 등이 혼재돼 있다. 완속은 모두 AC방식으로 가능해 큰 문제가 없지만, 급속 충전에서는 호환이 어려운 문제가 있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과거 휴대폰이 업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충전포트를 써서 서로 호환이 안되던 모습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변환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칫 세계 표준 움직임에서 동떨어질 경우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인프라 보급도 아직 정부 주도로만 이뤄질 수 있지만 최근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민간 보급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전기차 충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력 재판매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마치 주유소처럼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활성화의 키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쥐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체계적인 연비규제와 친환경차에 대한 통 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자동차ㆍIT 등 업계가 이해관계를 넘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선다면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세계 첫 전기자동차 박람회인 `제 1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15일 개막했다. 최근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자동차 및 관련 산업 현황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은 인구밀도와 2.65명(지난해 기준) 당 1대 꼴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도로교통 상황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전기차 대중화의 최적의 요건을 갖췄다고 평한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통해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전기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이번 행사에 집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산업 활성화의 길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 정부와 완성차 업체들의 입장이 아직 미온적이고,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인프라ㆍ전력요금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하지만 시장 초기인 만큼, 관심만 모인다면 우리나라 특유의 적극성을 발휘해 국가적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국내ㆍ외 전기차, 제주도로 집결= 15일부터 1주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산차 업체 뿐 아니라 BMW코리아, 미아전기자동차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도 참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ㆍ코캄 등 배터리업체와 포스코ㆍ한국전력ㆍ제주전기자동차서비스 등 관련 부품ㆍ소재ㆍ충전 인프라 제조업체 등 50여개 사도 참여하며, 주최 추산 약 5만명의 참관객이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전시되는 전기차도 다양하다. 기아차 레이EV를 비롯해 르노삼성 SM3 Z.E, 쉐보레 스파크EV 등 앞서 출시됐던 전기차 모델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기아차 쏘울EV, BMW i3, 닛산 리프 등도 등장한다. 이외에도 국내 중소업체 파워프라자가 전기트럭 모델 `피스(Peace)', 파워테크닉스는 전기화물차, 씨엠파트너스는 전기오토바이 등을 전시한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차는 쏘울EV와 BMW i3, 닛산 리프 등이다. 쏘울EV는 1회 충전하면 최대 148㎞를 달릴 수 있고, 27㎾h 리튬이온 배터리와 최대출력이 81.4㎾인 전기모터를 달아 상용 전기차 가운데 상위급에 속하는 동력 성능도 갖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2초이며, 최고속도는 시속 145㎞이다.
BMW i3 역시 BMW가 양산형 순수 전기차로 처음 선보이는 모델로 지난해 9월 이후 전 세계시장에서 1만대 넘게 계약주문을 받는 등 벌써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차체뿐만 아니라 시트와 트렁크 부분을 모두 CFRP(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로 제작해 차체 경량화를 이뤘으며,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5.4kg.m,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7.2초면 충분하다. 22㎾h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약 160㎞에 이른다.
닛산 리프는 이미 전기차 글로벌 누적 판매 10만대 이상을 기록한 판매량 세계 1위 전기차다. 4kWh 리튬이온 전지가 들어가며 22㎾h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장착해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가 약 160㎞에 이른다. 급속충전 시 30분이면 80% 이상 충전이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145km 이상이다.
국내에서 시판 중인 전기차의 가격은 레이 3500만원, SM3.Z.E 4225만∼4338만원, 스파크 3990만원이며, 시판 예정인 쏘울은 4200만원 전후, 리프 5000만∼5500만원, i3 6500만∼6900만 원선으로 알려져 있다.
◇신성장동력 가능성 불구 대중화까지 갈 길 멀어=지난해까지만 해도 전기차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시기상조'였다. 이유는 비싼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 전력난과 셰일가스 등장에 따른 유류비 안정화 등이었다. 하지만 테슬라가 모델S를 내놓으면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냈다. 친환경이긴 하나 느리고 불편할 것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슈퍼카 수준의 첨단 프리미엄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얼리어답터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과 안전성만 보장된다면 전기차는 연료 공급과 연소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빠르고 기민하게 주행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지엠은 스파크EV를 출시하면서 포르쉐 등 스포츠카와의 경주 동영상을 선보였다. 여기에서 스파크EV는 경차임에도 불구하고 출발 후 시속 50km까지 스포츠카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실제로 선보였다. 스파크EV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기까지 드는 시간은 단 8.5초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활성화에 따른 애프터마켓 시장 성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그에 따른 정비, 충전소, 리스 및 렌트, (배터리)리사이클링, 중고차, 이륜 전기차, 전기에너지 기반용품, 소형 ESS(전력저장장치), 전기차용 애프터서비스 부품 등 다양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 당장 시급한 것은 가격 경쟁력 확보다.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최대 1200대를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3000만원대로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사업 예산은 약 1000여 수준에 불과하다. 보조금 공모에서 당첨되지 못하면 4000만~6000만원에 이르는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해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 부담할 수요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제주도에서 처음 실시한 전기차 민간 보급 공모에서 약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만 낮아지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기술적으로는 배터리 가격이 관건이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면 주행거리도 늘어나지만 이 경우 차 가격이 비싸지고 부피가 커져 실내공간이 줄어든다.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60% 수준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이 모두 한국기업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아울러 충전 표준 문제와 인프라 부족의 문제도 있는데 이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줘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 급속충전 방식은 현대ㆍ기아차의 차데모(직류방식)와 유럽ㆍ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쓰는 DC(직류)콤보, 르노삼성차가 쓰는 AC(교류)방식 등이 혼재돼 있다. 완속은 모두 AC방식으로 가능해 큰 문제가 없지만, 급속 충전에서는 호환이 어려운 문제가 있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과거 휴대폰이 업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충전포트를 써서 서로 호환이 안되던 모습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변환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칫 세계 표준 움직임에서 동떨어질 경우 글로벌 경쟁력에 타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업계 간 합의가 필요하다.
인프라 보급도 아직 정부 주도로만 이뤄질 수 있지만 최근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민간 보급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만약 정부가 전기차 충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력 재판매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마치 주유소처럼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활성화의 키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쥐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가 체계적인 연비규제와 친환경차에 대한 통 큰 지원책을 마련하고, 자동차ㆍIT 등 업계가 이해관계를 넘어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선다면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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