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 `자동차는 IT다`라는 화두가 제기된 이후 현재 자동차가 IT의 융합체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새해 벽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가전쇼인 CES에 굴지의 자동차업체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것이 더 이상 뉴스가 되지 않고 있다.
금융업은 어떤가. 최근 1억여건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격변을 겪고 있는 금융업이야말로 IT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바라봐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은 아닐까.
단순히 IT가 없는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업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금융거래를 수기에서 전산시스템을 통해 해왔고, 나날이 진화하면서 보다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는 금융의 주요 인프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금융업의 본질로 IT서비스를 보지는 않는다.
금융업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의미를 부여할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이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돈을 유통하고 서비스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과 고객정보가 쌓인다. 지금까지 금융업은 이 둘 가운데 돈이라는 자산에 전적으로 가치와 의미를 줘왔다. 고객의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는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활용해야 할 데이터로 바라봐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 것이 올 연초 터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라고 본다. 이 사건은 금융 고객정보를 업을 떠받치는 핵심 자산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금융사에게 묻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금융을 IT서비스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IT서비스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개발되고 설계된다. 고객없는 IT서비스는 의미가 없다. 이는 금융도 마찬가지다. 현재 또는 앞으로의 금융업은 방대한 고객정보가 물리적인 돈과 견줄 수 있는 주요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에 가치를 두고 사고해야 한다. 고객정보 자체에 대한 보호와 보안은 물론이고, 이를 효율과 편리함을 주는 진화한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역시 금융과 IT의 융합이 이뤄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우선 금융IT 서비스의 인식 전환은 크게 변모할 것이다. 20여년 전인 1993년 금융실명제가 금융의 투명성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다면, 최근 1억여건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금융 개인정보 보호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 이를 뒷받침하고 실체적 정보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금융 IT의 혁신과 서비스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금융업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서 IT서비스다.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과 마찬가지로 금융업 역시 스마트폰 등 IT을 통한 혁신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거래만 보더라도 현재 오프라인 지점을 통한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2.2%에 불과하다. 금융거래의 88%가 인터넷 뱅킹을 비롯 자동화기기 등의 비대면 거래고, 이 비중은 갈수록 더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스마트폰 뱅킹의 확산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한국은행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은 전년대비 55.2% 늘어난 3719만명이고, 일평균 이용금액도 전년대비 59% 증가한 1조3694억원이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는 모바일카드로 실물카드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융합해 들어오고 있다. 보험과 증권은 전자서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IT서비스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제 금융의 미래는 IT에 기반을 두지 않고 생각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보면 자동차의 IT화보다 금융의 IT화는 더욱 고객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IT는 금융거래 그 자체고, 모바일을 축으로 한 스마트금융은 금융 서비스의 혁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금융에서 IT의 중요성과 인식은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수 없이 되풀이된 전산사고와 해킹 사고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금융사 CEO를 비롯 최고경영자층이 IT에 대해 피상적인 인식에 머물러왔다.
이제 금융의 IT는 일부 전문가 그룹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판단하는 곳이 더 이상 아니다. 금융은 이미 IT서비스로 업의 본질을 전환하고 있다. 금융CEO는 더 이상 IT 문외한이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닐 수 있다. 최소한 IT를 변방의 한 기능으로 봤던 것에서 업의 중심에서 이해하야 하는 것으로 변모한 것만은 확실하다.
서낙영 정경금융부장 nyseo@
금융업은 어떤가. 최근 1억여건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격변을 겪고 있는 금융업이야말로 IT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업의 본질을 바라봐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은 아닐까.
단순히 IT가 없는 은행과 증권, 카드, 보험 등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금융업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금융거래를 수기에서 전산시스템을 통해 해왔고, 나날이 진화하면서 보다 진보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는 금융의 주요 인프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금융업의 본질로 IT서비스를 보지는 않는다.
금융업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의미를 부여할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이다. 금융은 기본적으로 돈을 유통하고 서비스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과 고객정보가 쌓인다. 지금까지 금융업은 이 둘 가운데 돈이라는 자산에 전적으로 가치와 의미를 줘왔다. 고객의 개인정보와 금융거래 정보는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활용해야 할 데이터로 바라봐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다시 봐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 것이 올 연초 터진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라고 본다. 이 사건은 금융 고객정보를 업을 떠받치는 핵심 자산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금융사에게 묻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금융을 IT서비스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IT서비스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개발되고 설계된다. 고객없는 IT서비스는 의미가 없다. 이는 금융도 마찬가지다. 현재 또는 앞으로의 금융업은 방대한 고객정보가 물리적인 돈과 견줄 수 있는 주요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에 가치를 두고 사고해야 한다. 고객정보 자체에 대한 보호와 보안은 물론이고, 이를 효율과 편리함을 주는 진화한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것역시 금융과 IT의 융합이 이뤄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우선 금융IT 서비스의 인식 전환은 크게 변모할 것이다. 20여년 전인 1993년 금융실명제가 금융의 투명성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다면, 최근 1억여건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금융 개인정보 보호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 이를 뒷받침하고 실체적 정보의 보호라는 측면에서 금융 IT의 혁신과 서비스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금융업의 미래 성장 엔진으로서 IT서비스다.
다른 제조업과 서비스업과 마찬가지로 금융업 역시 스마트폰 등 IT을 통한 혁신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거래만 보더라도 현재 오프라인 지점을 통한 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2.2%에 불과하다. 금융거래의 88%가 인터넷 뱅킹을 비롯 자동화기기 등의 비대면 거래고, 이 비중은 갈수록 더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스마트폰 뱅킹의 확산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한국은행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마트폰 뱅킹 등록고객은 전년대비 55.2% 늘어난 3719만명이고, 일평균 이용금액도 전년대비 59% 증가한 1조3694억원이다. 은행뿐 아니라 카드는 모바일카드로 실물카드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융합해 들어오고 있다. 보험과 증권은 전자서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IT서비스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제 금융의 미래는 IT에 기반을 두지 않고 생각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보면 자동차의 IT화보다 금융의 IT화는 더욱 고객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금융IT는 금융거래 그 자체고, 모바일을 축으로 한 스마트금융은 금융 서비스의 혁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금융에서 IT의 중요성과 인식은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수 없이 되풀이된 전산사고와 해킹 사고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금융사 CEO를 비롯 최고경영자층이 IT에 대해 피상적인 인식에 머물러왔다.
이제 금융의 IT는 일부 전문가 그룹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판단하는 곳이 더 이상 아니다. 금융은 이미 IT서비스로 업의 본질을 전환하고 있다. 금융CEO는 더 이상 IT 문외한이 맡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닐 수 있다. 최소한 IT를 변방의 한 기능으로 봤던 것에서 업의 중심에서 이해하야 하는 것으로 변모한 것만은 확실하다.
서낙영 정경금융부장 ny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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