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신기업 맹추격 신기술 앞선 상용화 필요
주파수 1GHz폭 발굴 `광개토플랜` 위해 정책결정 시급
UHD 콘텐츠ㆍ사물인터넷 등 5G 대응 전략 마련 필수
주파수 1GHz폭 발굴 `광개토플랜` 위해 정책결정 시급
UHD 콘텐츠ㆍ사물인터넷 등 5G 대응 전략 마련 필수
■ 21세기 한국병, ICT로 푼다
"통신 선진국이라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통신속도가 미국과 유럽, 중국에도 이미 따라잡힐 상황이다."
`MWC 2014'가 열리던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 행사 현장에서 만난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임원은 우리나라가 MWC의 네트워크 관련 상을 석권한 상황에서도 결코 안심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MWC 현장에서 만난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들은 가장 앞서 상용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ICT 산업의 쌀인 주파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이통사들은 MWC를 통해 3개의 광대역 주파수를 묶어 전송속도를 높이는 3밴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5기가 대의 300㎒ 폭이 넘는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초정밀 위치 측정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화려한 기술시연의 이면에, 정책적인 뒷받침 없이는 이 기술이 모두 실험실에서 끝나버릴 것이라는 짙은 우려와 위기감도 제기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발표하고, 모바일 광대역 주파수를 2023년까지 1㎓ 폭 이상 추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1단계로 2015년까지 2.6㎓ 대역에서 40㎒폭, 2.5㎓ 대역에서 20㎒ 폭 등 최소 60㎒를 추가 확보한다. 미할당된 700㎒ 대역 40㎒폭과 1.8㎓ 대역 30㎒폭, 2.6㎓ 대역 40㎒ 폭 등 총 100㎒폭도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2.1㎓ 대역 이용기간 만료로 발생하는 100㎒ 폭을 회수해 최소 60㎒ 폭을 수요가 큰 LTE용으로 재활용한다.
또한 2단계로 2018년까지 290㎒ 폭을 추가 발굴하고 3단계로 2020년까지 1.8㎓ 대역에서 20㎒폭을, 6㎓ 대역 이하에서 200㎒ 폭을 새로 발굴하고 4단계에서는 2023년까지 2.6㎓ 대역과 6㎓ 이상 대역에서 최소 500㎒ 폭을 추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부의 모바일광개토 2.0 플랜이 시작도 하기 전에 통신과 방송을 둘러싼 주파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남은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요구하면서, 정부의 주파수 정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700㎒ 대역은 전파의 효율성이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700㎒ 대역을 이동통신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40㎒ 폭만을 통신용으로 할당키로 한데 이어 나머지 68㎒폭에 대한 정책결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주파수 전담기관을 미래창조과학부(통신부문), 방송통신위원회(방송용), 국무총리실(신규할당) 등으로 쪼개는 악수를 두면서, 큰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 미래부, 방통위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반까지 가동하며 700㎒ 해법을 찾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용 할당을 강도높게 요구하면서 자칫 정치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할 경우, 우리나라만 `주파수 미아'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래 5G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도 필수적이다. 5G 기술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LTE 보다 1000배 빠른 이동통신기술이다. 이미 EU,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5G 기술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오는 2020년까지 5G 분야에 민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신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LTE를 넘어 5G로 확장된 통신 인프라와 속도는 혁신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실어나르는 통로가 된다. 이통사들은 향후 2∼3년 이내에 스마트폰 콘텐츠는 물론 초고화질 방송(UHD)와 무손실 음원 서비스가 광대역 모바일 인프라를 통해 지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인프라를 통한 서비스가 사람과 사람을 넘어 손목시계, 자동차, 모든 사물에 연결되며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우리는 2000년대 전후로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다른 나라보다 한발 먼저, 전국적으로 초고속인프라인 ADSL(비대칭회선서비스)을 상용화하면서, 초고속 인터넷 강국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가 ADSL보다 한수 아래인 종합통신망(ISDN) 서비스에 안주했다면 이같은 타이틀은 공염불에 그쳤을 것이다. 당시 ISDN에 안주하다 ICT 후진국으로 전락한 일본의 `실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의 발전속도를 모두 따라잡을 만큼 이전 10년의 발전속도가 빨랐으며, 앞으로는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언제 따라잡힐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지성기자 jspark@
▶박지성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통신 선진국이라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통신속도가 미국과 유럽, 중국에도 이미 따라잡힐 상황이다."
`MWC 2014'가 열리던 지난 2월, 스페인 바로셀로나 행사 현장에서 만난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임원은 우리나라가 MWC의 네트워크 관련 상을 석권한 상황에서도 결코 안심해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MWC 현장에서 만난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최신 기술들은 가장 앞서 상용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계 ICT(정보통신기술)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ICT 산업의 쌀인 주파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이통사들은 MWC를 통해 3개의 광대역 주파수를 묶어 전송속도를 높이는 3밴드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5기가 대의 300㎒ 폭이 넘는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초정밀 위치 측정 기술 등 다양한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나 화려한 기술시연의 이면에, 정책적인 뒷받침 없이는 이 기술이 모두 실험실에서 끝나버릴 것이라는 짙은 우려와 위기감도 제기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월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을 발표하고, 모바일 광대역 주파수를 2023년까지 1㎓ 폭 이상 추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1단계로 2015년까지 2.6㎓ 대역에서 40㎒폭, 2.5㎓ 대역에서 20㎒ 폭 등 최소 60㎒를 추가 확보한다. 미할당된 700㎒ 대역 40㎒폭과 1.8㎓ 대역 30㎒폭, 2.6㎓ 대역 40㎒ 폭 등 총 100㎒폭도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2.1㎓ 대역 이용기간 만료로 발생하는 100㎒ 폭을 회수해 최소 60㎒ 폭을 수요가 큰 LTE용으로 재활용한다.
또한 2단계로 2018년까지 290㎒ 폭을 추가 발굴하고 3단계로 2020년까지 1.8㎓ 대역에서 20㎒폭을, 6㎓ 대역 이하에서 200㎒ 폭을 새로 발굴하고 4단계에서는 2023년까지 2.6㎓ 대역과 6㎓ 이상 대역에서 최소 500㎒ 폭을 추가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부의 모바일광개토 2.0 플랜이 시작도 하기 전에 통신과 방송을 둘러싼 주파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전환으로 유휴대역으로 남은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요구하면서, 정부의 주파수 정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700㎒ 대역은 전파의 효율성이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700㎒ 대역을 이동통신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40㎒ 폭만을 통신용으로 할당키로 한데 이어 나머지 68㎒폭에 대한 정책결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조직개편 과정에서 주파수 전담기관을 미래창조과학부(통신부문), 방송통신위원회(방송용), 국무총리실(신규할당) 등으로 쪼개는 악수를 두면서, 큰 혼선을 빚고 있다. 현재 미래부, 방통위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반까지 가동하며 700㎒ 해법을 찾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용 할당을 강도높게 요구하면서 자칫 정치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700㎒ 대역을 방송용으로 할당할 경우, 우리나라만 `주파수 미아'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래 5G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도 필수적이다. 5G 기술은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LTE 보다 1000배 빠른 이동통신기술이다. 이미 EU,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5G 기술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오는 2020년까지 5G 분야에 민관 공동으로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신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LTE를 넘어 5G로 확장된 통신 인프라와 속도는 혁신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실어나르는 통로가 된다. 이통사들은 향후 2∼3년 이내에 스마트폰 콘텐츠는 물론 초고화질 방송(UHD)와 무손실 음원 서비스가 광대역 모바일 인프라를 통해 지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모바일 인프라를 통한 서비스가 사람과 사람을 넘어 손목시계, 자동차, 모든 사물에 연결되며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
우리는 2000년대 전후로 세계 최고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다른 나라보다 한발 먼저, 전국적으로 초고속인프라인 ADSL(비대칭회선서비스)을 상용화하면서, 초고속 인터넷 강국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가 ADSL보다 한수 아래인 종합통신망(ISDN) 서비스에 안주했다면 이같은 타이틀은 공염불에 그쳤을 것이다. 당시 ISDN에 안주하다 ICT 후진국으로 전락한 일본의 `실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의 발전속도를 모두 따라잡을 만큼 이전 10년의 발전속도가 빨랐으며, 앞으로는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언제 따라잡힐지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박지성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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