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금융질서 정립위해 개인신용정보 공유 시작
카드사부터 유통회사까지 고객정보 조회 `본말전도`
신용정보 조회 당사자는 인지 못해 … 법에서 방치
카드사부터 유통회사까지 고객정보 조회 `본말전도`
신용정보 조회 당사자는 인지 못해 … 법에서 방치
■ 정보보호법 전면 손질하자
(2) 정보유출 단초된 '신용정보법'
지난 2003년 대한민국은 대형 카드회사의 심각한 재정위기와 신용불량자 대량 양산으로 촉발된 `카드대란'을 겪었다. 카드사의 출혈경쟁으로 무분별한 카드발급이 범람하면서 카드 빚을 양산한 것이 초래한 결과였다.
개인신용정보 `공유'의 필요성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이전부터 있었던 신용정보 관련 법률을 개정해 금융거래시 대상자의 신용정보를 공유, 활용해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막고 신용등급 이상자의 금융거래 이용에 제한을 둬 건전한 금융 질서를 정립하자는 의견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은 본래 목적 외에 다른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카드사나 금융기관,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통신사, 유통회사 등 각계 산업의 고객정보 조회 용도로 활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조회'에 대해 신용정보 당사자는 누가 내 신용정보를 조회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법'이 그렇게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보험개발원의 고객정보를 전화영업(텔레마케팅)에 마음대로 활용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지적을 받는가 하면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에서도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위원회가 이를 지적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손해보험협회는 고객의 위험등급, 직업ㆍ직종, 모집자 정보 등 총 10종의 보험계약정보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영업에 활용했다. 이 협회는 교통사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35종의 정보만을 수집할 수 있지만 2008년 4월부터 허가된 정보 외의 26종의 정보를 관리하고 무단 활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독 당국인 금융위는 이같은 행위를 한 손해보험협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적당히 타이르고 만 것이다.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대표변호사는 "현행 신용정보법은 신용조회업자를 통한 신용정보 활용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신용정보 수집 범위도 명시하지 않았다"면서 "개인 신용정보를 금융거래나 공공의 목적이 아닌, 금융사의 영업과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더라도 정보 주체는 알 방법조차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신용정보법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명시된 `정보 최소 수집의 원칙'에 대한 명시적 규정과 처벌 규정이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제16조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에는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신용정보법에는 이같은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신용정보를 수집, 조회할 경우 `왜' 수집하고 `어디에' 조회, 사용할 것인지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은우 변호사는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지 말며 목적을 달성한 경우 즉시 폐기하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특별법인 신용정보법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다"면서 "신용정보 수집 및 조회에 대한 목적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즉시 (수집, 조회한 정보를) 폐기하도록 해야 과도한 정보 공유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2) 정보유출 단초된 '신용정보법'
지난 2003년 대한민국은 대형 카드회사의 심각한 재정위기와 신용불량자 대량 양산으로 촉발된 `카드대란'을 겪었다. 카드사의 출혈경쟁으로 무분별한 카드발급이 범람하면서 카드 빚을 양산한 것이 초래한 결과였다.
개인신용정보 `공유'의 필요성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이전부터 있었던 신용정보 관련 법률을 개정해 금융거래시 대상자의 신용정보를 공유, 활용해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막고 신용등급 이상자의 금융거래 이용에 제한을 둬 건전한 금융 질서를 정립하자는 의견에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현재,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은 본래 목적 외에 다른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카드사나 금융기관,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통신사, 유통회사 등 각계 산업의 고객정보 조회 용도로 활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조회'에 대해 신용정보 당사자는 누가 내 신용정보를 조회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 `법'이 그렇게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보험개발원의 고객정보를 전화영업(텔레마케팅)에 마음대로 활용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지적을 받는가 하면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에서도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활용해 위원회가 이를 지적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0년 손해보험협회는 고객의 위험등급, 직업ㆍ직종, 모집자 정보 등 총 10종의 보험계약정보를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영업에 활용했다. 이 협회는 교통사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35종의 정보만을 수집할 수 있지만 2008년 4월부터 허가된 정보 외의 26종의 정보를 관리하고 무단 활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감독 당국인 금융위는 이같은 행위를 한 손해보험협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다음부턴 그러지 말라'고 적당히 타이르고 만 것이다.
김경환 법률사무소 민후 대표변호사는 "현행 신용정보법은 신용조회업자를 통한 신용정보 활용의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고 신용정보 수집 범위도 명시하지 않았다"면서 "개인 신용정보를 금융거래나 공공의 목적이 아닌, 금융사의 영업과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하더라도 정보 주체는 알 방법조차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실제로 신용정보법에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명시된 `정보 최소 수집의 원칙'에 대한 명시적 규정과 처벌 규정이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제16조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경우에는 그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신용정보법에는 이같은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신용정보를 수집, 조회할 경우 `왜' 수집하고 `어디에' 조회, 사용할 것인지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은우 변호사는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그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지 말며 목적을 달성한 경우 즉시 폐기하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특별법인 신용정보법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다"면서 "신용정보 수집 및 조회에 대한 목적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목적을 달성하면 즉시 (수집, 조회한 정보를) 폐기하도록 해야 과도한 정보 공유 오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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