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ㆍ주택 보유 여부 등 세부정보까지 노출 무서워
은행연합회 통한 체계적 정보관리ㆍ보안강화 목소리
은행연합회 통한 체계적 정보관리ㆍ보안강화 목소리
■ 사상초유 금융정보 유출 원인과 대책
(3) 고객정보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다
사상 최대 금융권 고객정보가 유출된 이번 사태 이면에는 고객들이 금융상품 가입시 제공한 소중한 개인정보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금융사의 산업적 이익추구도 자리하고 있다. 4320만건이 유출된 KB국민카드 유출의 경우 국민은행 정보가 1157만건이나 유출된 것은 계열사간 고객 개인정보의 공유가 자유롭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률은 계열 금융사간 고객 정보 공유를 허용하고 있다. 또 신용정보보호법은 금융사들이 고객의 신용정보 항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영업을 위한 공유를 강조하거나 부추기는 측면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같은 대형 유출 사태는 이같은 자유로운 정보고유가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은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계속 나오고 나올 때마다 영업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재산, 직업, 신용상태 등을 정리한 각종 정보는 영업점에서 원하는 핵심 중 핵심 정보"라며 "다양한 마케팅 판촉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이번에 그것이 다 드러나면서 폭탄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은 이번 유출에서 자신의 결혼여부, 주택 보유 여부, 주소 같은 세부 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자 극도의 불쾌감과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총 16가지 정보가 노출된 직장인 A씨는 "기존 개인정보유출에서는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세부적인 개인 정보까지 모조리 노출되자 무서운 기분마저 든다"고 말했다.
전 금융권의 개인신용정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인 은행연합회를 통해 관리하는 현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전체 금융기관의 연체내용, 대출, 채무보증 내용 및 거래설계내용 등의 각종 금융권 신용정보를 받아 관리하고 있어 이번 사태를 기회로 그동안 증가한 각 업권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정보공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는 대책을 내놨다. 금융사의 정보보유 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개인신용정보 보유기간을 거래 종료일로부터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제3자 제공에 대한 내용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외부 영업 목적의 활용 역시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은행과 카드사는 IT보안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타 금융권에 비해 활발했지만 이번에 개인정보를 1억건 이상 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 의식을 크게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과 카드사는 최근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을 마친 상태다. 국민, 하나, 기업 등 주요 지주계열 은행들은 지난 2005~2010년 사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대다수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업무의 속도를 높이는 효율화 작업이다. 카드사들 역시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SK카드 등이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고, 현대카드나 삼성카드도 차세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은행-카드사는 금융권의 타 업권에 비해 IT나 보안 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권으로 인식돼왔다.
보안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IT나 보안SW부문에 대한 투자가 미진한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일부 2금융권 영역의 경우 해킹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차순위로 미뤘던 IT 시스템이나 보안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조속히 집행하고 사내 정보보호 시스템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한민옥ㆍ강진규ㆍ신동규 dkshin@
(3) 고객정보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다
사상 최대 금융권 고객정보가 유출된 이번 사태 이면에는 고객들이 금융상품 가입시 제공한 소중한 개인정보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금융사의 산업적 이익추구도 자리하고 있다. 4320만건이 유출된 KB국민카드 유출의 경우 국민은행 정보가 1157만건이나 유출된 것은 계열사간 고객 개인정보의 공유가 자유롭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지주회사법 등 관련 법률은 계열 금융사간 고객 정보 공유를 허용하고 있다. 또 신용정보보호법은 금융사들이 고객의 신용정보 항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영업을 위한 공유를 강조하거나 부추기는 측면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같은 대형 유출 사태는 이같은 자유로운 정보고유가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은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계속 나오고 나올 때마다 영업 압박이 심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재산, 직업, 신용상태 등을 정리한 각종 정보는 영업점에서 원하는 핵심 중 핵심 정보"라며 "다양한 마케팅 판촉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이번에 그것이 다 드러나면서 폭탄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은 이번 유출에서 자신의 결혼여부, 주택 보유 여부, 주소 같은 세부 정보까지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나타나자 극도의 불쾌감과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총 16가지 정보가 노출된 직장인 A씨는 "기존 개인정보유출에서는 주민번호, 휴대폰 번호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세부적인 개인 정보까지 모조리 노출되자 무서운 기분마저 든다"고 말했다.
전 금융권의 개인신용정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인 은행연합회를 통해 관리하는 현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전체 금융기관의 연체내용, 대출, 채무보증 내용 및 거래설계내용 등의 각종 금융권 신용정보를 받아 관리하고 있어 이번 사태를 기회로 그동안 증가한 각 업권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도 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이날 정보공유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보완하는 대책을 내놨다. 금융사의 정보보유 실태를 전면 재점검하고 개인신용정보 보유기간을 거래 종료일로부터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제3자 제공에 대한 내용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외부 영업 목적의 활용 역시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은행과 카드사는 IT보안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타 금융권에 비해 활발했지만 이번에 개인정보를 1억건 이상 털린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 의식을 크게 강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과 카드사는 최근 차세대 IT시스템 구축을 마친 상태다. 국민, 하나, 기업 등 주요 지주계열 은행들은 지난 2005~2010년 사이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대다수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업무의 속도를 높이는 효율화 작업이다. 카드사들 역시 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SK카드 등이 자회사로 분사하면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고, 현대카드나 삼성카드도 차세대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은행-카드사는 금융권의 타 업권에 비해 IT나 보안 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권으로 인식돼왔다.
보안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IT나 보안SW부문에 대한 투자가 미진한 보험, 저축은행, 캐피탈 등 일부 2금융권 영역의 경우 해킹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차순위로 미뤘던 IT 시스템이나 보안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조속히 집행하고 사내 정보보호 시스템을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한민옥ㆍ강진규ㆍ신동규 dk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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