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부터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과 `원격진료 허용'은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의료서비스가 하나의 산업인가 아니면 국가가 제공해야 하는 필수 사회서비스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근간에 깔려있다. 이 과정에서 `의료민영화'라는 신조어가 파생되고 다양한 의견이 속출하고 있다. 이런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이제까지 의료서비스에 대한 충분한 고찰, 분석과 고민이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것에서 시작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료서비스'는 국방과 같은 `국가제공 필수 사회서비스'이자 `큰 부가가치를 가지는 산업 아이템'이다.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자. `민영(民營)'이라는 단어는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95%는 민간 의료기관에 의해 제공되지만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자격, 서비스의 가격, 그리고 비용의 지불은 정부에 의해 조절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의료의 현재의 상황은`관치(官治) 민영의료(民營醫療)'라고 정리할 수 있다. 1970년대 열악한 국가경제 규모에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를 대다수 국민들에게 제공하고자 시작된 한국 의료시스템이 선택한 전략은 민간공급자에 의해 대부분의 `필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가 단일 의료보험 공단을 통해 강력히 조정한다는 것이다.그 동안 대한민국 의료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그럭저럭 운영되어 왔다. 민간 의료기관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각종 규제를 피하는 편법을 가지고 성장해왔다.하지만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편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의료법인의 경우 법 규정상 이윤을 남기면 안 된다. 이익이 발생하면 의료이익은 의료법인이 의료서비스를 위해 재투자하는 데만 사용 가능하다. 의료행위에서 이익을 남기려는 노력에 의해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과정에 보수-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이고 의료서비스는 기계로 자동화 하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한정된 의료시장을 두고 의료기관간 서비스 경쟁은 치열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인력을 계속 고용하기 때문에 임금부담이 타 산업에 비해 매우 크다(전체 예산의 40% 이상). 2006년 정부에 의해 조사된 바에 의하면 의료수가는 서비스 원가의 72% 정도다. 2006년 이후 의료수가는 물가 때문에 매년 1% 전후로만 인상되었지만 의료기관의 임금은 그 이상 인상되었으니 더 악화되는 것은 자명하다. 서비스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면 공급자는 당연히 재료-운영비용을 절감해서 이익을 남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편법(비급여, 상급병실료, 특진비, 진료외 수익) 등으로 변통하여 해결해 오던 것이 4대 비급여 해결과 의료보장성 강화라는 정부 아젠다에 의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의료법인은 이익내지 말고 산하 영리회사 운영을 통해 의료법인의 손해를 보충하라는 것이 이번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에 내포되어 있다. 지금 우려되는 것처럼 다른 편법으로 현행의 저수가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자. 의료서비스가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에게 필수적인 복지서비스일 뿐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다양한 부가 파생가치를 만들어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가이익을 창출하는 국가 대표산업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의료기관 영리법인이 부동산 사업이나 내수용품 판매에 몰두하게 만든다면 국가적인 자원 낭비이다. 의료기관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보다 창조적으로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의 주 목적이라고 믿고 싶다.
대한민국 내수용 의료서비스는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이번의 원격진료 파동이 증명하고 있다. 아직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가 크다면 의사들도 원격진료를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방 면소재지, 하다 못해 낙도에 까지 보건지소가 있는 현실에서 의료 취약지역을 위해 원격진료를 허용하자는 논리는 근거가 취약하다. 솔직하게 해외 u-health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에서 시험해보자고 설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야만 어떤 문제가 있고 이를 개선하여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을 돌아보자. 한국의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POSCO 등은 내수시장의 점유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성공한 기업이다. 전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소비자를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단련 받은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듯이우리 의료서비스 수준도 이제는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를 상대할 시점이 되었다고 믿는다.
국민들을 위한 필수 의료서비스는 합리적인 원가 보장을 통해 안정적 공급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의료기관 영리법인은 해외로의 진출과 이를 위한 의료-기타산업 융합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자원과 해외 기반을 가진 기업과의 의료서비스 융합형 사업 모델이 만들어 진다면 진정한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산업은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이 허용하는 의료법인 영리회사가 내수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이 되느냐 아니면 글로벌 의료융합 기업(Global Healthcare Convergence Industry)이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 의료인의 인식전환, 기업의 투자,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의 큰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도 새로운 한류 스타가 될 수 있다. 한류 스타를 만들어낸 우리나라 연예 산업과 심한 국내규제를 극복하고 글로벌화 하고 있는 한국 게임업체들을 돌아봐야만 할 시점이다. 의료서비스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문화 컨텐츠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글로벌 의료서비스 네트워크가 완성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구축시키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강력한 문화대국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ㆍ의학박사
일단 용어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자. `민영(民營)'이라는 단어는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의 95%는 민간 의료기관에 의해 제공되지만 의료서비스 공급자의 자격, 서비스의 가격, 그리고 비용의 지불은 정부에 의해 조절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의료의 현재의 상황은`관치(官治) 민영의료(民營醫療)'라고 정리할 수 있다. 1970년대 열악한 국가경제 규모에서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를 대다수 국민들에게 제공하고자 시작된 한국 의료시스템이 선택한 전략은 민간공급자에 의해 대부분의 `필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가 단일 의료보험 공단을 통해 강력히 조정한다는 것이다.그 동안 대한민국 의료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그럭저럭 운영되어 왔다. 민간 의료기관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각종 규제를 피하는 편법을 가지고 성장해왔다.하지만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편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의료법인의 경우 법 규정상 이윤을 남기면 안 된다. 이익이 발생하면 의료이익은 의료법인이 의료서비스를 위해 재투자하는 데만 사용 가능하다. 의료행위에서 이익을 남기려는 노력에 의해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목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과정에 보수-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이고 의료서비스는 기계로 자동화 하기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한정된 의료시장을 두고 의료기관간 서비스 경쟁은 치열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인력을 계속 고용하기 때문에 임금부담이 타 산업에 비해 매우 크다(전체 예산의 40% 이상). 2006년 정부에 의해 조사된 바에 의하면 의료수가는 서비스 원가의 72% 정도다. 2006년 이후 의료수가는 물가 때문에 매년 1% 전후로만 인상되었지만 의료기관의 임금은 그 이상 인상되었으니 더 악화되는 것은 자명하다. 서비스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면 공급자는 당연히 재료-운영비용을 절감해서 이익을 남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편법(비급여, 상급병실료, 특진비, 진료외 수익) 등으로 변통하여 해결해 오던 것이 4대 비급여 해결과 의료보장성 강화라는 정부 아젠다에 의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었다. 의료법인은 이익내지 말고 산하 영리회사 운영을 통해 의료법인의 손해를 보충하라는 것이 이번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에 내포되어 있다. 지금 우려되는 것처럼 다른 편법으로 현행의 저수가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라면 앞으로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자. 의료서비스가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에게 필수적인 복지서비스일 뿐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다양한 부가 파생가치를 만들어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가이익을 창출하는 국가 대표산업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의료기관 영리법인이 부동산 사업이나 내수용품 판매에 몰두하게 만든다면 국가적인 자원 낭비이다. 의료기관이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을 보다 창조적으로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의 주 목적이라고 믿고 싶다.
대한민국 내수용 의료서비스는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이는 이번의 원격진료 파동이 증명하고 있다. 아직 의료서비스의 사각지대가 크다면 의사들도 원격진료를 굳이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방 면소재지, 하다 못해 낙도에 까지 보건지소가 있는 현실에서 의료 취약지역을 위해 원격진료를 허용하자는 논리는 근거가 취약하다. 솔직하게 해외 u-health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에서 시험해보자고 설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래야만 어떤 문제가 있고 이를 개선하여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들을 돌아보자. 한국의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POSCO 등은 내수시장의 점유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여 성공한 기업이다. 전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소비자를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단련 받은 국내 대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듯이우리 의료서비스 수준도 이제는 대한민국을 벗어나 세계를 상대할 시점이 되었다고 믿는다.
국민들을 위한 필수 의료서비스는 합리적인 원가 보장을 통해 안정적 공급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의료기관 영리법인은 해외로의 진출과 이를 위한 의료-기타산업 융합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자원과 해외 기반을 가진 기업과의 의료서비스 융합형 사업 모델이 만들어 진다면 진정한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산업은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이 허용하는 의료법인 영리회사가 내수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이 되느냐 아니면 글로벌 의료융합 기업(Global Healthcare Convergence Industry)이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노력, 의료인의 인식전환, 기업의 투자, 그리고 대한민국 사회의 큰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도 새로운 한류 스타가 될 수 있다. 한류 스타를 만들어낸 우리나라 연예 산업과 심한 국내규제를 극복하고 글로벌화 하고 있는 한국 게임업체들을 돌아봐야만 할 시점이다. 의료서비스는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문화 컨텐츠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글로벌 의료서비스 네트워크가 완성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구축시키는 것이 우리가 꿈꾸는 강력한 문화대국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ㆍ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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