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 지상에서 관측… 정확한 정보 필요
중국발 스모그의 예보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예보가 번번이 빗나간 탓이다. 건강을 위협하고 생활에 심한 불편을 주는 스모그에 대한 정확한 예보를 기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고, 그런 기대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너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중국발 스모그는 굴뚝과 자동차 배기구에서 시작된다. 난방과 공장 가동에 사용되는 저질 무연탄과 정비가 안 된 자동차와 황이 많이 포함된 저질 연료가 주범이다. 굴뚝에서 나오는 검댕과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오는 매연과 독성이 강한 황과 질소의 산화물이 마구 뒤섞인 것이 바로 중국 스모그다. 저질 무연탄에 섞여 있는 고운 흙먼지와 중금속도 들어 있다. 당연히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무연탄이나 자동차 연료가 불완전 연소된 탄소나 탄화수소로 된 검댕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미세먼지의 크기가 작은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스모그의 예보는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우선 중국 스모그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서부 건조지대의 초강력 강풍에 의해 만들어지는 황사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작은 것부터 문제다. 굴뚝과 배기구에서 배출되는 먼지의 양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엄청난 자연의 힘이 만들어낸 거대한 황사의 양보다는 턱없이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모그가 지표 가까이에만 머무는 것도 문제다. 강풍을 동반하는 황사는 보통 낮게 떠있는 구름보다 높은 5∼8㎞ 높이까지 도달한다. 황사와 달리 기류가 정체되어 바람이 없는 날씨에 심각해지는 스모그의 경우에는 기껏해야 지표면에서 200∼300m 높이까지 올라갈 뿐이다. 그래서 황사와 달리 스모그는 지상에 설치된 정밀 관측 장비를 통해서만 심각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기상관측에 사용하는 레이더나 기사위성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발 스모그의 예보는 우리나라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예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 현지의 스모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의 미세먼지 정보에 의존해서는 정확한 예보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스모그가 우리에게도 심한 고통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연료 개선과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강화와 함께 이웃 국가의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중국발 스모그가 서해를 건너오는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덩어리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면서,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바람의 방향만으로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중국발 스모그가 강한 북서풍이 부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는 일부 전문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강한 북서풍이 불면 중국발 스모그는 우리에게 도달하기 전에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중국발 스모그에 의한 미세먼지 예보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정부의 고질적인 칸막이 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기 오염 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기단의 이동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상청 사이의 협력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단순한 대기 오염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상 현상이기도 하다. 기상청의 협조가 없으면 중국발 스모그에 대한 정확한 예보는 불가능하다. 환경 전문가들이 개발하는 예측 소프트웨어가 서해상의 복잡한 기상 현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발 스모그가 심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공연히 아무 쓸모도 없는 대기오염 관측 장비 설치와 일에 아까운 예산을 낭비할 이유는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중국발 스모그는 굴뚝과 자동차 배기구에서 시작된다. 난방과 공장 가동에 사용되는 저질 무연탄과 정비가 안 된 자동차와 황이 많이 포함된 저질 연료가 주범이다. 굴뚝에서 나오는 검댕과 자동차 배기구에서 나오는 매연과 독성이 강한 황과 질소의 산화물이 마구 뒤섞인 것이 바로 중국 스모그다. 저질 무연탄에 섞여 있는 고운 흙먼지와 중금속도 들어 있다. 당연히 몸에 해로울 수밖에 없다. 특히 무연탄이나 자동차 연료가 불완전 연소된 탄소나 탄화수소로 된 검댕이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미세먼지의 크기가 작은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스모그의 예보는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우선 중국 스모그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서부 건조지대의 초강력 강풍에 의해 만들어지는 황사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작은 것부터 문제다. 굴뚝과 배기구에서 배출되는 먼지의 양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엄청난 자연의 힘이 만들어낸 거대한 황사의 양보다는 턱없이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모그가 지표 가까이에만 머무는 것도 문제다. 강풍을 동반하는 황사는 보통 낮게 떠있는 구름보다 높은 5∼8㎞ 높이까지 도달한다. 황사와 달리 기류가 정체되어 바람이 없는 날씨에 심각해지는 스모그의 경우에는 기껏해야 지표면에서 200∼300m 높이까지 올라갈 뿐이다. 그래서 황사와 달리 스모그는 지상에 설치된 정밀 관측 장비를 통해서만 심각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기상관측에 사용하는 레이더나 기사위성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중국발 스모그의 예보는 우리나라 대도시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예보와는 성격이 다르다. 중국 현지의 스모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의 미세먼지 정보에 의존해서는 정확한 예보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스모그가 우리에게도 심한 고통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연료 개선과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강화와 함께 이웃 국가의 고통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야 한다.
중국발 스모그가 서해를 건너오는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도 필요하다. 미세먼지 덩어리가 어떤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이면서,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바람의 방향만으로 간단하게 알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중국발 스모그가 강한 북서풍이 부는 경우에 문제가 된다는 일부 전문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강한 북서풍이 불면 중국발 스모그는 우리에게 도달하기 전에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중국발 스모그에 의한 미세먼지 예보가 만족스럽지 못한 이유는 정부의 고질적인 칸막이 문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대기 오염 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국립환경과학원과 기단의 이동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기상청 사이의 협력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단순한 대기 오염 문제가 아니라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상 현상이기도 하다. 기상청의 협조가 없으면 중국발 스모그에 대한 정확한 예보는 불가능하다. 환경 전문가들이 개발하는 예측 소프트웨어가 서해상의 복잡한 기상 현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발 스모그가 심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 스스로 마련할 수 있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공연히 아무 쓸모도 없는 대기오염 관측 장비 설치와 일에 아까운 예산을 낭비할 이유는 없다. 그야말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덕환(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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