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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vs SK이노베이션…배터리 소송 장기화 조짐

LG화학 분리막 특허범위 재조정
항소심 결과 뒤집고 재심리 판결
집안 싸움에 경쟁력 약화 우려도 

박정일 기자 comja77@dt.co.kr | 입력: 2013-12-09 20:45
[2013년 12월 10일자 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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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리막 특허 소송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해당 특허가 배터리 사업의 핵심 기술이라는 점에서 `외나무다리 혈투' 양상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대법원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낸 특허 등록 무효심결 취소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한 항소심 결과를 뒤집고 재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이는 LG화학이 논란의 핵심이었던 분리막 특허 범위를 재조정해 지난 9월 다시 특허심판원에 정정심판을 청구하고 심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부터 진행된 1심과 2심에서는 `선행 기술과의 차별성이 적다'는 이유로 SK이노베이션이 모두 승소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 판결문을 통해 원심 판결이 LG화학이 수정하기 전 특허를 가지고 판결했던 것인 만큼 민사소송법 제451조 1항 8호 소정의 재심사유가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에 모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2년 간의 지루한 공방에 이어 최소 1년 가량의 법정 공방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파기 환송은 LG화학의 특허 내용이 달라졌기 때문에 변경된 특허로 다시 심판 받으라는 취지"라며 "이번 판결이 당사가 LG화학의 특허를 침해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진행되는 재판에서 기술 독자성이 입증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LG화학 역시 "특허심판원이 정정특허의 유효성을 인정한 만큼 정정무효가 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경쟁 기업들의 기술 모방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양 사는 해당 특허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기술인 만큼 물러설 수 없다는 기세다. LG화학의 경우 분리막 코팅 기술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전기차용 중ㆍ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배터리 제조에서는 후발 주자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분리막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양 사 모두 소송에서 밀리면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논란이 된 해당 특허는 LG화학이 지난 2005년 특허 출원한 SRS(안전성 강화 분리막) 기술로, 배터리 분리막에 무기물 코팅을 입혀 안전성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LG화학은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지난 2010년 미국에 이어 2012년 중국까지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독자 개발한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기술의 특허 출원 작업에 들어가면서, 동시에 LG화학의 SRS 특허가 일본 등이 제시한 선행 기술과 차별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LG화학의 기술은 코팅에 사용되는 무기물을 특정하지 않아 일본의 선행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이다.

그러자 LG화학은 SRS 기술이 특수한 방식의 무기물 구조체를 형성해 안전성 강화와 동시에 리튬이온의 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만큼, 단순히 분리막을 보호한다는 개념의 선행 기술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내 업체 간 집안싸움이 자칫 세계 1위인 배터리 제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배터리 시장은 전자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한국이 1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중국이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리면서 맹추격을 당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도 엔저와 완성차 경쟁력을 등에 업고 전기차용 중ㆍ대형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산에 나서고 있어 한국 업체들은 중국과 일본 양쪽에 끼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에서 이 같은 국내 기업끼리 특허싸움을 벌이면 경쟁 업체들이 파고들 빈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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