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투줌` 특허무효 가능성 무시 재판 속행
삼성전자에 2억9000만 달러 추가 배상 평결
삼성전자에 2억9000만 달러 추가 배상 평결
삼성과 애플 특허소송의 격전지 미국에서 삼성전자가 완패했다. 하지만 특허청이 무효 판정을 내린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에 막대한 배상액을 평결하는 등 애플 편들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8인의 배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추가로 배상해야 할 돈이 2억9000만달러라고 평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에 6억4000만달러(약 6785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상황이라 이번 배심원 평결을 내년 새너제이 법원이 확정하면 총 배상액은 9억3000만달러(약 9860억원)로 불어난다. 삼성의 내년 1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이 이번 배상액 산정에서 완패한 것은 새너제이가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점이 주효했다.
새너제이 법원은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가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애플의 지역 경제 기여도는 상당하다. 선입견 없는 배심원을 선정해야 하지만, 애플에 대한 시각이 삼성보다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이용해 애플 측 변호인은 최후 진술에서 애국심과 국가 경제에 호소하는 변론을 펼쳤다.
헤럴드 맥엘히니 애플측 수석변호은 "어렸을 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TV로 방송을 봤는데, 미국 TV 제조사들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데 따른 대가가 크지 않다면 삼성의 베끼기가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배상액 규모가 올해 미국에서 내려진 판결 가운데 5번째로 큰 액수라고 설명했다. 9억3000만달러는 애플의 최근 분기수익의 12%, 삼성의 최근 수익의 14%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애플이 초기 요구했던 배상액 10억5000만달러에 가까운 금액이기도 하다.
이 같은 막대한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특허가 무효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새너제이 법원은 이를 무시한 채 재판을 속행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배상액에 포함된 특허 가운데, `핀치 투 줌(pinch to zoom)'이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이미 선행 특허가 있다는 이유로 무효 판결을 받았으며, 특허 심판원에서도 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배상액 산정 재판을 중단할 것으로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핀치 투 줌이 최종 항소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는다면 기존 배상액에서 2억달러 이상이 감액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 어차피 재판을 다시 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8인의 배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추가로 배상해야 할 돈이 2억9000만달러라고 평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에 6억4000만달러(약 6785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은 상황이라 이번 배심원 평결을 내년 새너제이 법원이 확정하면 총 배상액은 9억3000만달러(약 9860억원)로 불어난다. 삼성의 내년 1분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이 이번 배상액 산정에서 완패한 것은 새너제이가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점이 주효했다.
새너제이 법원은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가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애플의 지역 경제 기여도는 상당하다. 선입견 없는 배심원을 선정해야 하지만, 애플에 대한 시각이 삼성보다 우호적일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이용해 애플 측 변호인은 최후 진술에서 애국심과 국가 경제에 호소하는 변론을 펼쳤다.
헤럴드 맥엘히니 애플측 수석변호은 "어렸을 때 미국에서 만들어진 TV로 방송을 봤는데, 미국 TV 제조사들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데 따른 대가가 크지 않다면 삼성의 베끼기가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배상액 규모가 올해 미국에서 내려진 판결 가운데 5번째로 큰 액수라고 설명했다. 9억3000만달러는 애플의 최근 분기수익의 12%, 삼성의 최근 수익의 14%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애플이 초기 요구했던 배상액 10억5000만달러에 가까운 금액이기도 하다.
이 같은 막대한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특허가 무효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새너제이 법원은 이를 무시한 채 재판을 속행했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번 배상액에 포함된 특허 가운데, `핀치 투 줌(pinch to zoom)'이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이미 선행 특허가 있다는 이유로 무효 판결을 받았으며, 특허 심판원에서도 기각 판결을 받으면서 배상액 산정 재판을 중단할 것으로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핀치 투 줌이 최종 항소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는다면 기존 배상액에서 2억달러 이상이 감액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 어차피 재판을 다시 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이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