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일본에서 열린 `제5차 한중일 여성과학기술 리더스 포럼'에서도 10월 말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성 격차 지수가 논란이 되었다.
포럼에 참석한 3개국 여성과학기술인들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과 과학기술력 세계 5위를 자랑하는 한국의 성 격차 지수가 각각 105위와 111위라는 사실에 의아해 하면서 한편으로는 당연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OECD 발표에 의하면 고급 인력이 포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율은 수년간 일본이 최하위이고 우리나라도 참여율 17% 수준으로 바로 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과학기술분야의 젠더 다양성은 더 이상 양성평등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이 아니다.
젠더 다양성이 과학기술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혁신과 창조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면서 여성의 참여율 30%가 넘는 유럽연합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우수한 여성인재를 과학기술 분야로 끌어들이려고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5년마다 여성과학기술인 육성ㆍ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도 여성과학기술인 참여율 꼴찌를 면하고자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벤치마킹해왔다.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계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일본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협력해왔다.
이번 포럼에서 일본은 인재정책의 3대 요소로 `혁신, 세계화, 다양성'을 설정하고, 여성의 연구개발 참여율을 2015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일본의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정책에서 주목할 점은 대학을 우선 지원하는 것이다.
73개 대학에 대학 당 매년 3억원 이상 집중 투자하여 여성 연구원들의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고 대학에 젠더 다양성 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발맞춰 많은 대학들이 젠더 다양성 담당 부총장 제도를 도입하여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영입하고 있다.
대학의 젠더 다양성 문화 정착은 특히 중요하다.
여성의 연구역량을 높여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여성 역할모델을 통해서 더 많은 차세대 여성인재를 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녀 학생 모두가 대학 시절부터 젠더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향후 직장 문화와 사회 전체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노르웨이,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기업 경쟁력과 출산율, 국민행복지수가 모두 높은 것을 보면 과학기술계의 젠더 다양성 문화를 확립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에 관한 법과 제도는 매우 우수하다.
이런 법과 제도를 잘 지킬 수만 있다면 일본의 획기적인 여성과학기술인 지원계획에 위협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젠더 다양성 문화 정착을 위해서 대학과 국공립연구소, 정부출연연구소 등에 임명된 담당관은 기관의 예산 지원이 거의 없고 합당한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출연연구소들이 도입된 `여성 채용 목표제'를 잘 안 지키고 있는데도 정부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양성평등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시작하여 기업으로 확산되어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은 양성평등법(Title Ⅸ)을 지키는 정도에 따라 예산을 차등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계의 젠더다양성 수준을 OECD 평균으로 끌어올리려면 좋은 법과 제도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우선 대학과 공공기관부터 젠더다양성 평가를 실시하여 이를 기관평가에 적용하고 예산지원에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포럼에 참석한 3개국 여성과학기술인들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 일본과 과학기술력 세계 5위를 자랑하는 한국의 성 격차 지수가 각각 105위와 111위라는 사실에 의아해 하면서 한편으로는 당연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OECD 발표에 의하면 고급 인력이 포진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율은 수년간 일본이 최하위이고 우리나라도 참여율 17% 수준으로 바로 그 위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과학기술분야의 젠더 다양성은 더 이상 양성평등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이 아니다.
젠더 다양성이 과학기술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혁신과 창조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면서 여성의 참여율 30%가 넘는 유럽연합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우수한 여성인재를 과학기술 분야로 끌어들이려고 지속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02년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 5년마다 여성과학기술인 육성ㆍ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도 여성과학기술인 참여율 꼴찌를 면하고자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를 벤치마킹해왔다.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계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일본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협력해왔다.
이번 포럼에서 일본은 인재정책의 3대 요소로 `혁신, 세계화, 다양성'을 설정하고, 여성의 연구개발 참여율을 2015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일본의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정책에서 주목할 점은 대학을 우선 지원하는 것이다.
73개 대학에 대학 당 매년 3억원 이상 집중 투자하여 여성 연구원들의 연구개발 능력을 높이고 대학에 젠더 다양성 문화를 조기에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발맞춰 많은 대학들이 젠더 다양성 담당 부총장 제도를 도입하여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영입하고 있다.
대학의 젠더 다양성 문화 정착은 특히 중요하다.
여성의 연구역량을 높여서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수한 여성 역할모델을 통해서 더 많은 차세대 여성인재를 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남녀 학생 모두가 대학 시절부터 젠더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향후 직장 문화와 사회 전체의 문화를 바꿀 수 있다.
양성평등이 이루어진 노르웨이, 스웨덴 같은 나라들이 기업 경쟁력과 출산율, 국민행복지수가 모두 높은 것을 보면 과학기술계의 젠더 다양성 문화를 확립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나라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에 관한 법과 제도는 매우 우수하다.
이런 법과 제도를 잘 지킬 수만 있다면 일본의 획기적인 여성과학기술인 지원계획에 위협을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젠더 다양성 문화 정착을 위해서 대학과 국공립연구소, 정부출연연구소 등에 임명된 담당관은 기관의 예산 지원이 거의 없고 합당한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출연연구소들이 도입된 `여성 채용 목표제'를 잘 안 지키고 있는데도 정부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양성평등은 중앙정부와 공공기관에서 시작하여 기업으로 확산되어 행복한 국가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은 양성평등법(Title Ⅸ)을 지키는 정도에 따라 예산을 차등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학기술계의 젠더다양성 수준을 OECD 평균으로 끌어올리려면 좋은 법과 제도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우선 대학과 공공기관부터 젠더다양성 평가를 실시하여 이를 기관평가에 적용하고 예산지원에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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