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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주기` 외치는 정부…SW 주무부처도 `최저가` 입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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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프트웨어(SW)산업 육성을 위해 `제값주기'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부부처 곳곳에서 최저가 입찰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W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조차 최저가 입찰을 요구하고 있어 정부의 SW산업 육성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올 들어 발주한 사업들 가운데 사업발주서(RFP)에 `최저가 입찰'을 요구하고, 가장 적은 금액으로 입찰을 제안한 업체를 최종 낙찰자로 결정하는 사업들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도로공사는 국가교통정보센터 기능개선 사업에서 2단계 최저가입찰을 못 박았다. 이는 1단계인 기술평가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받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2단계 가격평가를 진행해 가장 낮은 금액을 써낸 업체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하겠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최저가를 요구하는 사업들도 있다. 환경부 산하 기관인 4대강 수계관리위원회는 자료관리시스템 고도화사업에서 처음부터 최저가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업은 SW에 대해 제값을 주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SW분리발주 사업으로 진행됐지만,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분리발주의 의미가 없어졌다.

SW 주무부처인 미래부 산하기관들도 최저가 입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올 상반기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노후 방화벽 보안장비를 교체하면서 최저가 입찰을 요구했다.

이밖에 국방부 역시 올 들어 진행한 사업 대부분이 2단계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이뤄져 업계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이 사업은 SW와 하드웨어가 결합된 사업으로 HW가 중심이어서 최저가 입찰 방식을 적용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같은 사업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해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현재 법적으로 최저가 입찰이 금지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저가 입찰이 결국 저가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최저가를 요구할 경우 시스템통합(SI)사업자가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이를 맞추기 위해 SW 역시 60∼70% 수준의 가격을 받고 제품을 공급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업계는 정부가 세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최저가를 요구할 수 있지만 이 때문에 국내 SW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조영훈 한국SW산업협회 실장은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기술과 가격의 비율을 과거 8대2에서 9대1로 조정한 것은 최저가 입찰을 막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다"며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를 아끼기 위한 것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예정된 가격에 근접한 금액을 주고 제값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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