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창조경제 시작은 규제철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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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10-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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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창조경제 시작은 규제철폐부터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컬럼비아 대학교 방문연구원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APEC 최고 경영자 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창조경제'를 설명하며, 규제 철폐를 창조경제의 핵심요소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규제 철폐는 어느 정부에서나 전가의 보도(傳家寶刀)처럼 상투적으로 주창되어 새로울 것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중요한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정책방향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부처로 화려하게 시작했으나 지금은 유야무야(有耶無耶), 있는 듯 없는 듯 존재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개각 0순위로 언급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국민들에게 존재가치를 인식시키기 위해 시급히 해야 할 것은 새롭게 무엇을 시작하는 것보다 현재 있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여 생동감 넘치는 ICT 생태계를 만드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피부에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줄여줄 수 있는 당장에 없어져야 할 규제들은 무엇인가?먼저, 공인인증서. 전세계에 가장 큰 규모의 전자상거래가 이루어지는 아마존(amazon.com)이나 이베이(ebay.com). 이곳에서 구매를 할 때 공인인증서 또는 이와 유사한 인증 절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 은행도 마찬가지이다.

앱을 사용하여 구매를 하거나 금융업무를 볼 때도 이러한 인증제도 자체가 필요 없다.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다는 단적인 예는 이 두 사례만 봐도 충분하다.

공인인증서의 장점이 있다면, 왜 전세계 선진 금융과 전자상거래에서 이를 활용하지 않는가? 더 이상 공인인증서의 철폐를 미룰 필요가 없다.

공인인증서도 부족해서 이제는 공인전자주소(#메일)를 보급하기 위해 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의 전자주소 시스템이 갖고 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3년 동안 준비해서 지난해 9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을 시행하여 공인전자주소와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제도를 도입했다.

대체 누구를 위한 전자주소인가? 소비자가 불편해 하는 것은 죄악이다.

지난해 약 3조3000억원을 수출해서 우리나라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58%를 차지한 게임 산업은 오히려 국내에서 과다 규제로 옥죄이고 있다.

이러한 산업 규모 때문에 게임 산업이 규제받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개인의 권리를 국가가 침해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ICT를 활용한 의료 융복합 산업은 향후 100년을 이끌 차세대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의 예를 보면 의료 산업자체도 성장하고 있지만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 기반한 헬스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성장이 눈부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가 훌륭하고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 이를 통한 원격진료를 통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기반이 잘 조성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의료법상 원격 의료 서비스는 불법이다.

업체가 고객에게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불법이다.

미국의 경우는 이러한 디지털 원격 진단과 정보제공과 관련된 법적 규제를 이미 상당 부분 철폐했고 지금도 적극적으로 철폐 중이다.

이것이 환자와 의료업계 모두에게 비용 절감은 물론 그 효율성 면에서도 이점이 되기 때문이다.

ICT 기반 의료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이러한 규제 철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이런 점에서 업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 4일 미래창조과학부는 민간단체인 `인터넷 검색서비스 제도개선 연구반'이 5개월간 진행한 연구 성과물인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을 위한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서 인터넷 검색서비스 이용자의 권익을 증진하고, 인터넷 생태계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권고안은 현재 기형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포털사들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NHN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고, 국회에서는 포털규제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자율 규제를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미 과다 규제로 인한 많은 부정적인 경험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표준 모바일 플랫폼인 위피(WIPI), 이미 위헌 판결을 받은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 제한적 본인확인제, 카카오톡의 VoIP사용 문제 등 이러한 규제의 특징은 결국 폐쇄성이다.

정부가 주도해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려는 시도는 미래적이지도, 창조적이도, 그리고 과학적이지도 않다.

우리 ICT 산업은 해외 유수 사업의 침투를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내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네가티브 규제와 같은 개방형 규제와 강력한 징벌적 배상제와 같은 보완책을 통해 적극적인 시장개방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컬럼비아 대학교 방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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