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글로벌연구센터, 염도 이용한 삼투압원리로 염분차 발전 실험연구
`미래 에너지 보물 창고` 바다에서 전기를 캐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40여분을 달리자 야트막한 돌담들 너머 풍력발전기 2기가 바다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나즈막한 둔덕에도 조금씩 모양이 다른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바다에서 얻은 각종 에너지 기술을 실증하는 거점인 제주 구좌읍 제주글로벌연구센터.
해상풍력과 해양 미세조류, 해양 염분차 발전 등 각각 바다가 제공하는 바람과 생물, 바닷물을 이용한 에너지 기술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바다는 파도의 힘과 바닷물 온도차 및 염분차, 조력 등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에너지 보고다.
◇미래 `봉이 김선달'…바닷물로 전기 생산=해양융복합연구실 양현경 박사는 링거줄같이 복잡하게 연결된 줄로 바닷물과 민물이 공급되는 장치를 갖고 전기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이 장치는 바로 바닷물이 갖고 있는 염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염분차 발전 실험장치.
바닷물과 민물을 얇은 막 양쪽에 담은 후 삼투압 원리에 의해 민물이 바닷물 쪽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바닷물에 녹아있는 염화나트륨이 염소 음이온과 나트륨 양이온으로 분리돼 민물 쪽으로 스며들 때 생기는 힘으로 전기를 만든다. 삼투압 원리를 이용한 발전은 막 사이 물의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민물이 바닷물 쪽으로 스며들어가면 바닷물 쪽에 물이 차올라 파이프를 통해 쏟아지고, 그 아래에 터빈을 두고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양 박사는 염화나트륨을 이온 상태로 분리해 전기를 만드는 `역전기투석 발전'을 연구한다. 터빈이 필요한 삼투압 방식과 달리 염소 이온과 나트륨 이온을 분리시켜 이온 흐름을 만들고, 전자까지 흐르도록 해 터빈이 필요 없어 구조가 간단하다.
양 박사는 "해양 염분차 기술은 발전 가능한 잠재량과 에너지 밀도가 해양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높다"며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점에 플랜트를 건설하거나, 개념을 달리하면 대형 수영장 같은 곳에 바닷물과 민물을 반씩 담아두고 낮엔 전기를 생산하고, 저녁에 다시 분리해 에너지 저장 개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내년께 50㎾ 규모 시설을 만들고 2020년에는 200㎿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5대강에 이 시설을 모두 만들면 기가와트급 전기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연구=가장 현실화된 해양신재생에너지 원은 바람이다. 이곳에서는 기업들이 제작한 풍력 발전기들의 성능 검증이 이뤄진다. 특히 변덕스러운 제주의 바람은 발전기 안정성을 검증하는 데 최적이다. 사계절의 바람 특성이 뚜렷한 한반도의 날씨 특성을 고려해 테스트는 1년간 이뤄진다.
장문석 풍력연구실장은 "1년 동안 강화도부터 영덕까지 수없이 돌아다닌 끝에 찾아낸 최적의 지역"이라며 "제주 안에서도 특히 바람의 변덕이 심한 곳"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곳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상이 아닌 해상풍력발전기 2기도 설치했다. 수중 지지구조와 타워를 자체 설계하고 육상과 해상을 잇는 전력선을 설치했다. 해상풍력은 지금까지 주로 기어 간접구동 방식을 써왔는데 연구원은 직접구동식 영구자석 방식을 처음 설치해 성공했다. 기어 구동에 필요한 부품이 필요 없어 잔고장이 적고 유지관리가 쉽다. 바람을 받아 돌아가는 날개(블레이드) 설계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최근에는 수중 지지구조가 필요 없는 부유식 풍력발전기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해상발전은 수심이 30m 이상이면 건설비용이 크게 높아지는 문제가 있는데 그야말로 바다에 떠있는 부유 방식을 쓰면 건설부담이 훨씬 적다. 부유식은 험한 비바람에도 오뚜기처럼 버텨야 하기 때문에 자세제어 기술이 핵심이다.
장 실장은 "기술 개발을 위해선 조선, 로봇 등의 자세제어 기술 융합이 필수적"이라며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우리가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저장장치, 부유식 발전, 스마트그리드 등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현실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주호 원장은 "이곳은 스마트그리드와 해양신재생에너지를 실증하는 거점"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해양신재생에너지를 스마트 그리드와 연계하는 작업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안경애기자 naturean@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40여분을 달리자 야트막한 돌담들 너머 풍력발전기 2기가 바다 위에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었다. 바다를 바라보는 나즈막한 둔덕에도 조금씩 모양이 다른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이곳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바다에서 얻은 각종 에너지 기술을 실증하는 거점인 제주 구좌읍 제주글로벌연구센터.
해상풍력과 해양 미세조류, 해양 염분차 발전 등 각각 바다가 제공하는 바람과 생물, 바닷물을 이용한 에너지 기술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바다는 파도의 힘과 바닷물 온도차 및 염분차, 조력 등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에너지 보고다.
◇미래 `봉이 김선달'…바닷물로 전기 생산=해양융복합연구실 양현경 박사는 링거줄같이 복잡하게 연결된 줄로 바닷물과 민물이 공급되는 장치를 갖고 전기를 만드는 실험을 하고 있었다. 이 장치는 바로 바닷물이 갖고 있는 염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염분차 발전 실험장치.
바닷물과 민물을 얇은 막 양쪽에 담은 후 삼투압 원리에 의해 민물이 바닷물 쪽으로 스며들게 하거나, 바닷물에 녹아있는 염화나트륨이 염소 음이온과 나트륨 양이온으로 분리돼 민물 쪽으로 스며들 때 생기는 힘으로 전기를 만든다. 삼투압 원리를 이용한 발전은 막 사이 물의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민물이 바닷물 쪽으로 스며들어가면 바닷물 쪽에 물이 차올라 파이프를 통해 쏟아지고, 그 아래에 터빈을 두고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양 박사는 염화나트륨을 이온 상태로 분리해 전기를 만드는 `역전기투석 발전'을 연구한다. 터빈이 필요한 삼투압 방식과 달리 염소 이온과 나트륨 이온을 분리시켜 이온 흐름을 만들고, 전자까지 흐르도록 해 터빈이 필요 없어 구조가 간단하다.
양 박사는 "해양 염분차 기술은 발전 가능한 잠재량과 에너지 밀도가 해양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높다"며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지점에 플랜트를 건설하거나, 개념을 달리하면 대형 수영장 같은 곳에 바닷물과 민물을 반씩 담아두고 낮엔 전기를 생산하고, 저녁에 다시 분리해 에너지 저장 개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내년께 50㎾ 규모 시설을 만들고 2020년에는 200㎿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5대강에 이 시설을 모두 만들면 기가와트급 전기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연구=가장 현실화된 해양신재생에너지 원은 바람이다. 이곳에서는 기업들이 제작한 풍력 발전기들의 성능 검증이 이뤄진다. 특히 변덕스러운 제주의 바람은 발전기 안정성을 검증하는 데 최적이다. 사계절의 바람 특성이 뚜렷한 한반도의 날씨 특성을 고려해 테스트는 1년간 이뤄진다.
장문석 풍력연구실장은 "1년 동안 강화도부터 영덕까지 수없이 돌아다닌 끝에 찾아낸 최적의 지역"이라며 "제주 안에서도 특히 바람의 변덕이 심한 곳"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곳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상이 아닌 해상풍력발전기 2기도 설치했다. 수중 지지구조와 타워를 자체 설계하고 육상과 해상을 잇는 전력선을 설치했다. 해상풍력은 지금까지 주로 기어 간접구동 방식을 써왔는데 연구원은 직접구동식 영구자석 방식을 처음 설치해 성공했다. 기어 구동에 필요한 부품이 필요 없어 잔고장이 적고 유지관리가 쉽다. 바람을 받아 돌아가는 날개(블레이드) 설계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최근에는 수중 지지구조가 필요 없는 부유식 풍력발전기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해상발전은 수심이 30m 이상이면 건설비용이 크게 높아지는 문제가 있는데 그야말로 바다에 떠있는 부유 방식을 쓰면 건설부담이 훨씬 적다. 부유식은 험한 비바람에도 오뚜기처럼 버텨야 하기 때문에 자세제어 기술이 핵심이다.
장 실장은 "기술 개발을 위해선 조선, 로봇 등의 자세제어 기술 융합이 필수적"이라며 "세계적으로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우리가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저장장치, 부유식 발전, 스마트그리드 등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현실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주호 원장은 "이곳은 스마트그리드와 해양신재생에너지를 실증하는 거점"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해양신재생에너지를 스마트 그리드와 연계하는 작업도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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