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임금 수년째 제자리… 인상률도 낮은 수준
최근 한국은행은 `프로그래머'를 모집한다는 구인 광고를 올렸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개발자들에게 비난을 받았다. 이유는 구인에 제시한 기준에 비해 터무니없는 임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통계 비주얼라이제이션을 위한 R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개발자'를 모집하면서 일당 4만2000원(오전 9시∼오후4시30분), 시급 7000원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것도 3개월 계약직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5210원과 큰 차이가 없다.
개발자들이 분노한 이유는 한국은행 뿐 아니라 업체들이 개발자를 보고 있는 눈높이가 반영된 사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SW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SW개발자들은 현업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SW 임금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조현정)에 따르면 국내 SW개발자 임금은 경력 10년 이상인 기술자들의 임금이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매년 3∼4% 가량 높아지는 물가인상분을 반영하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다.
협회가 조사한 `2013년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SW기술자들의 임금은 일 급여 기준으로 5.9% 증가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초급과 중급 인력들의 임금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높였으며, 고급 인력들의 임금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SW 개발자 중 최고 임금 단계인 기술사 경우의 1.6%(6646원 증가), 그 아래 특급기술자(7892원 증가)는 2.2% 오르는 데 그쳤다. 특급기술사가 되려면 기술자격기준으로 기사 10년 이상, 학력기준으로는 학사 12년 이상, 석사 9년 이상이 돼야 한다. 11∼15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받아야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의 단가를 기준으로는 비슷한 연차의 다른 분야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 증가율이 낮다.
기술사와 특급기술자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는 매년 5∼10% 수준으로 임금이 증가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건설과 광전자, 학술연구, 측량 부문의 최상위 노임단가 계층이 8∼10%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또 대부분 개발 프로젝트가 노임단가에 맞춰서 개발자를 맞추는 수준으로 진행되는 현장 상황으로 볼 때 경력이 많은 개발자일수록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경력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를 우대하기 때문에 고급 개발자수를 최소한으로 맞추고, 중급 개발자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경력 12년 차인 한 개발자는 "정부가 SW개발자를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하지만, 현업의 상황을 보면 이 분야에 들어온다는 사람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젊은 SW개발자들이 프리랜서로 전향을 하거나, 잦은 이직을 하는 것도 현 상황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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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통계 비주얼라이제이션을 위한 R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개발자'를 모집하면서 일당 4만2000원(오전 9시∼오후4시30분), 시급 7000원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것도 3개월 계약직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5210원과 큰 차이가 없다.
개발자들이 분노한 이유는 한국은행 뿐 아니라 업체들이 개발자를 보고 있는 눈높이가 반영된 사례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SW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SW개발자들은 현업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SW 임금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조현정)에 따르면 국내 SW개발자 임금은 경력 10년 이상인 기술자들의 임금이 몇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매년 3∼4% 가량 높아지는 물가인상분을 반영하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얘기다.
협회가 조사한 `2013년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를 보면 국내 SW기술자들의 임금은 일 급여 기준으로 5.9% 증가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초급과 중급 인력들의 임금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높였으며, 고급 인력들의 임금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SW 개발자 중 최고 임금 단계인 기술사 경우의 1.6%(6646원 증가), 그 아래 특급기술자(7892원 증가)는 2.2% 오르는 데 그쳤다. 특급기술사가 되려면 기술자격기준으로 기사 10년 이상, 학력기준으로는 학사 12년 이상, 석사 9년 이상이 돼야 한다. 11∼15년 이상의 경력을 인정받아야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현재의 단가를 기준으로는 비슷한 연차의 다른 분야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 증가율이 낮다.
기술사와 특급기술자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는 매년 5∼10% 수준으로 임금이 증가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건설과 광전자, 학술연구, 측량 부문의 최상위 노임단가 계층이 8∼10%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또 대부분 개발 프로젝트가 노임단가에 맞춰서 개발자를 맞추는 수준으로 진행되는 현장 상황으로 볼 때 경력이 많은 개발자일수록 오히려 차별을 받고 있는 셈이다. 경력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를 우대하기 때문에 고급 개발자수를 최소한으로 맞추고, 중급 개발자를 늘리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경력 12년 차인 한 개발자는 "정부가 SW개발자를 키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속하지만, 현업의 상황을 보면 이 분야에 들어온다는 사람은 말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젊은 SW개발자들이 프리랜서로 전향을 하거나, 잦은 이직을 하는 것도 현 상황이 미래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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