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융합(融合, Fusion)'이라는 단어를 너무나도 자주 접하게 된다.
융합산업, 의료-ICT 융합, 융합서비스 등 등, `융합'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새로운', `멋있는', `창조적인'이라는 의미의 접두사로 `남용'되는 것 아닌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융합'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다른 종류의 대상을 합치는 "구성(構成, Construction)에는 다양한 형태와 단계가 존재한다.
첫째, 혼합(混合, Mix or Blend)이다.
두 가지 이상의 존재가 단순히 각각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함께 섞여 있는 상태이다.
블렌디드 위스키가 대표적인 예이다.
동일 특성을 가진 몰트 위스키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하여 가장 맛있게 느끼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조합(組合, Combination)이다.
분명 다른 특성의 두 가지 이상이 특정한 `모양과 규칙'에 의해 합쳐진 상태로 대표적인 예는 섬유원단(Fabric)이다.
다양한 색과 종류의 날실과 씨실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얽혀져서 무늬와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 번째가 우리가 "융합"과 가장 혼동하는 결합(結合, Bond or Coupling)이다.
결합은 화학적 반응을 통해 다른 종류의 물질을 연결하는 것이다.
ICT 기술의 주 분야인 연결(Connecting)과 밀접한 분야이다.
대표적인 예가 콘크리트와 강철 등의 합금(合金)이다.
모래, 자갈 같은 골재와 석회석 성분인 경화제를 물과 반응시켜 골재와는 전혀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른 성질의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는 너무 다양하다.
최근 통신의 결합상품, 다양한 신용카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결합 산업이다.
매출을 유발하는 부분과 지불 수단을 묶음으로서 각 분야의 파생가치를 강화하는 사업 모델이다.
결합단계를 넘어서면 통합(統合, Integration)이라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결합 작업을 통해 얻어진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결고리를 잇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상승효과(Synergy)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통합'이다.
통합의 주요 관점은 바로 `시스템'이다.
실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결합과는 달리 분리된 객체들을 순서와 시스템이라는 지식기반 기술을 가지고 구성하여 보다 강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구성의 최종진화단계인 `융합(融合, Convergence or Fusion)'은 말 그대로 녹여서 합치는 것이다.
즉 기존의 재료를 가지고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바로 `창조'를 위한 구성과정이며 최종 단계이다.
융합에 의한 창조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맨 처음에는 그냥 섞어 보는 혼합에서 시작해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조합을 거쳐, 탄소와 철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강철을 만들고 강철로 만든 부품을 유지적으로 조립하는 통합과정을 통해 만들어 진 기계를 전혀 다른 성격인 인간의 서비스를 연구 융합하여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논의되는 상당수 의료-ICT 융합 산업은 대부분이 `결합' 아니면 `통합'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아직 의료서비스라는 아날로그 산업의 디지털화도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의 디지털화 과정도 중요한 산업 분야이지만 아직 창조적이지는 않다.
그렇다면진정한 융합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혼합부터 융합까지의 과정을 단축하기 위한 지식기반 시스템의 구축이며 이를 위한 통합적인 의료관련 빅데이터의 구축이다.
빅데이터의 구축 과정 역시 앞에서 기술한 구성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
맨 처음 다양한 정보를 모두 수집해서 모으는 `혼합'과정과 정제를 거쳐 X-Y 축으로 구성되는 `조합'형 데이터(스프래드시트)를 작성해 나가고 다양한 스프래드 시트 데이터를 유기적인 쿼리로 `결합'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다양한 데이터 베이스를 `통합'적으로 구성하여 만들어진 빅데이터 기반 지식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융합'해내는 `창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기존의 의료 데이터베이스만을 가지고 빅데이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진정한 융합-창조 프로세스를 위해서라면 한번쯤 이질적인 데이터와의 혼합 과정을 반복할 필요성을 느낀다.
의료 데이터에 포함되는 진료기록, 영상자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 및 노무 자료, 학술 연구 결과물, 교육용 콘텐츠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금융 데이터, 통신 패턴, 그리고 관련 사회 경제적 데이터가 혼합부터 통합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유기적으로 분석된다면 의료와는 전혀 관계없는 다양한 요구를 의료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창조"적인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정보를 가공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기존의 상식과 다른 결과가 창조적 융합 산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창조적인 "융합산업"은 천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과정(Think Different)이 필요하다.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 아이팟, 인터넷 내비게이터를 결합한 아이폰을 시장에 소개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단순한 결합상품이 아니었다.
이 결합상품에 의한 창조적인 생태계인 `앱스토어'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 `융합'의 최종 결과물이었다.
단순한 `결합-통합'보다 진정한 `융합-창조'에 대해 보다 고민해야 하는 2013년 여름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
융합산업, 의료-ICT 융합, 융합서비스 등 등, `융합'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새로운', `멋있는', `창조적인'이라는 의미의 접두사로 `남용'되는 것 아닌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융합'의 의미는 단순하지 않다.
다른 종류의 대상을 합치는 "구성(構成, Construction)에는 다양한 형태와 단계가 존재한다.
첫째, 혼합(混合, Mix or Blend)이다.
두 가지 이상의 존재가 단순히 각각의 특성을 그대로 가지고 함께 섞여 있는 상태이다.
블렌디드 위스키가 대표적인 예이다.
동일 특성을 가진 몰트 위스키를 다양한 비율로 혼합하여 가장 맛있게 느끼는 상품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두 번째는 조합(組合, Combination)이다.
분명 다른 특성의 두 가지 이상이 특정한 `모양과 규칙'에 의해 합쳐진 상태로 대표적인 예는 섬유원단(Fabric)이다.
다양한 색과 종류의 날실과 씨실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얽혀져서 무늬와 형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 번째가 우리가 "융합"과 가장 혼동하는 결합(結合, Bond or Coupling)이다.
결합은 화학적 반응을 통해 다른 종류의 물질을 연결하는 것이다.
ICT 기술의 주 분야인 연결(Connecting)과 밀접한 분야이다.
대표적인 예가 콘크리트와 강철 등의 합금(合金)이다.
모래, 자갈 같은 골재와 석회석 성분인 경화제를 물과 반응시켜 골재와는 전혀 다른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다른 성질의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는 너무 다양하다.
최근 통신의 결합상품, 다양한 신용카드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결합 산업이다.
매출을 유발하는 부분과 지불 수단을 묶음으로서 각 분야의 파생가치를 강화하는 사업 모델이다.
결합단계를 넘어서면 통합(統合, Integration)이라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결합 작업을 통해 얻어진 시스템을 활용하여 다양한 연결고리를 잇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상승효과(Synergy)를 추구하는 것이 바로 `통합'이다.
통합의 주요 관점은 바로 `시스템'이다.
실제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결합과는 달리 분리된 객체들을 순서와 시스템이라는 지식기반 기술을 가지고 구성하여 보다 강화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구성의 최종진화단계인 `융합(融合, Convergence or Fusion)'은 말 그대로 녹여서 합치는 것이다.
즉 기존의 재료를 가지고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바로 `창조'를 위한 구성과정이며 최종 단계이다.
융합에 의한 창조는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맨 처음에는 그냥 섞어 보는 혼합에서 시작해서 모양을 만들어내는 조합을 거쳐, 탄소와 철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강철을 만들고 강철로 만든 부품을 유지적으로 조립하는 통합과정을 통해 만들어 진 기계를 전혀 다른 성격인 인간의 서비스를 연구 융합하여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논의되는 상당수 의료-ICT 융합 산업은 대부분이 `결합' 아니면 `통합'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아직 의료서비스라는 아날로그 산업의 디지털화도 완성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날로그의 디지털화 과정도 중요한 산업 분야이지만 아직 창조적이지는 않다.
그렇다면진정한 융합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혼합부터 융합까지의 과정을 단축하기 위한 지식기반 시스템의 구축이며 이를 위한 통합적인 의료관련 빅데이터의 구축이다.
빅데이터의 구축 과정 역시 앞에서 기술한 구성과정과 전혀 다르지 않다.
맨 처음 다양한 정보를 모두 수집해서 모으는 `혼합'과정과 정제를 거쳐 X-Y 축으로 구성되는 `조합'형 데이터(스프래드시트)를 작성해 나가고 다양한 스프래드 시트 데이터를 유기적인 쿼리로 `결합'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다양한 데이터 베이스를 `통합'적으로 구성하여 만들어진 빅데이터 기반 지식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결과물을 `융합'해내는 `창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기존의 의료 데이터베이스만을 가지고 빅데이터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진정한 융합-창조 프로세스를 위해서라면 한번쯤 이질적인 데이터와의 혼합 과정을 반복할 필요성을 느낀다.
의료 데이터에 포함되는 진료기록, 영상자료뿐 아니라 병원 경영 및 노무 자료, 학술 연구 결과물, 교육용 콘텐츠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금융 데이터, 통신 패턴, 그리고 관련 사회 경제적 데이터가 혼합부터 통합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유기적으로 분석된다면 의료와는 전혀 관계없는 다양한 요구를 의료서비스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창조"적인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정보를 가공 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얻어진 기존의 상식과 다른 결과가 창조적 융합 산업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창조적인 "융합산업"은 천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과정(Think Different)이 필요하다.
2007년 1월 9일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 아이팟, 인터넷 내비게이터를 결합한 아이폰을 시장에 소개했다.
하지만 아이폰은 단순한 결합상품이 아니었다.
이 결합상품에 의한 창조적인 생태계인 `앱스토어'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 `융합'의 최종 결과물이었다.
단순한 `결합-통합'보다 진정한 `융합-창조'에 대해 보다 고민해야 하는 2013년 여름이다.
김성수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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