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오바마의 거부권, 혁신만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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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8-0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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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오바마의 거부권, 혁신만이 살길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일 자국 특허 심판 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애플 일부 제품(AT&T용 아이폰 3/3GS/4, 아이패드/아이패드 2 3G)에 대해 삼성전자 특허 침해를 인정하여 미국내 수입금지한 결정에 대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자유무역과 지적재산권 존중을 내세우는 미국이 보호무역에 나선 이율배반적 결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으며, 향후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ITC가 침해를 인정한 특허는 표준필수특허로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FRAND)' 사용을 조건으로 표준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고, 이를 악용해서 시장 참여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그럼에도 ITC가 수입금지를 내린 근거는 애플의 불성실한 협상태도다. 삼성전자는 타사와 비슷한 수준의 특허료를 요구했지만, 애플이 이를 거부하고 훨씬 낮은 가격을 주장했다고 한다. 아무리 표준특허라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지, 무단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수입금지 결정을 뒤집은 명분은 표준특허는 회피할 수 없는 특허로서 로열티를 따질 문제지, 수입금지는 과하다는 논리다. USTR 프로만 대표는 "미국 경제의 경쟁여건에 미칠 영향과 미국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 등 다양한 정책적 고려에 대한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캘리포니아 산호세 북부지방법원은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비슷한 이유로 삼성 제품의 미국내 판매금지 요구는 기각한 판결에서 보듯 `자국 기업 감싸기'로만 매도하기는 어렵다. 9일 ITC 최종판정에서 삼성 제품의 수입금지가 결정될지, 그리고 그 후 경쟁여건과 소비자에 미칠 영향을 공정하게 고려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까지 보면 이 특허전쟁의 수혜자는 삼성전자다. 지난 2011년 4월 15일 애플이 개시한 특허전쟁은 삼성의 맞대응으로 세계 9개국으로 확전되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패자가 되어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각인되었다.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0.4%로 13.1%의 애플을 크게 상회하고, 마침내 북미 시장에서도 애플을 추월했다.

하지만, 현재가 삼성 스마트폰의 최대 황금기가 아닐까. 우리나라 휴대폰의 2/3가 스마트폰이 되었듯 조만간 포화될 것이다. 레노보ㆍ화훼이ㆍZTE 등 중국 토종 브랜드는 저가 스마트폰으로 2010년 1%에서 올 2분기 23.8%까지 점유율을 높이면서,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시장 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은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 후 음성명령 등 소프트웨어 혁신에 중점을 스마트폰 `모토X'를 공개하며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잡스가 완전히 새로운 폰을 만들었듯이 삼성도 세계가 놀랄만한 창의적인 제품을 내 놓을 때가 됐다. 모방꾼(카피캣) 이미지에서 얼른 벗어나야 특허소송으로 발목 잡힐 일이 없을 것이다. 언제 제2의 노키아가 될지 모르니 기기에서 플랫폼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견실한 생태계를 갖춰야 대응할 수 있다. 자체 소프트웨어 인력양성도 좋지만,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고, 기술력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M&A를 추진, 중소ㆍ벤처기업에서 일하면서도 꿈을 실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 인재풀이 국내에 형성될 것이며, 이런 젊은이들에게서 혁신이 탄생될 것이다.

홍진표 한국외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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